품목정보
발행일 | 2009년 01월 0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67g | 규격외 |
ISBN13 | 9788970128337 |
ISBN10 | 8970128336 |
발행일 | 2009년 01월 0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67g | 규격외 |
ISBN13 | 9788970128337 |
ISBN10 | 8970128336 |
서문│선택 사항으로서의 고통 제1장│2005년 8월 5일 하와이 주 카우아이 섬 누가 믹 재거를 비웃을 수 있겠는가? 제2장│2005년 8월 14일 하와이 주 카우아이 섬 사람은 어떻게 해서 달리는 소설가가 되는가 제3장│2005년 9월 1일 하와이 주 카우아이 섬 한여름의 아테네에서 최초로 42킬로를 달리다 제4장│2005년 9월 19일 도쿄 나는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제5장│2005년 10월 3일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만약 그 무렵 내가 긴 포니테일을 갖고 있었다 해도 제6장│1996년 6월 23일 홋카이도 사로마 호수에서 이제 아무도 테이블을 두드리지 않고 아무도 컵을 던지지 않았다 제7장│2005년 10월 30일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뉴욕의 가을 제8장│2006년 8월 26일 가나가와 현에 있는 어느 곳 죽는 날까지 열 여덟 살 제9장│2006년 10월 1일 니가타 현 무라카미 시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는 않았다 후기│세상의 길 위에서 역자 후기│하루키의 문학과 마라톤 그리고 삶 |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마라톤이 쉬울까, 소설 쓰기가 쉬울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었다. 33세에 달리기를 시작하여 마라톤, 울트라 마라톤, 트라이애슬론에 참여하며 2007년 8월 이 책의 원고를 탈고한 시점에 25회의 풀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비교적 젊은 시절의 하루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원래 사적인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하루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회고록 성격의 글이라고 해서 더욱 의미 있는 이야기였다. 그의 달리기 인생과 문학 이야기가 진솔하고도 유쾌한 필치로 펼쳐진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많은 공부법이나 글쓰기 책에서 하루키의 달리기 이야기를 접하고 기억에 새겼는데 우연히 이 제목을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그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정도이려니 생각했는데 이토록 스포츠 마니아인 줄은 몰랐다. 그래서 맨 처음 말한 것처럼 마라톤과 소설 쓰기 중 어느 것이 쉬울까, 생각이 든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결론은 둘 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에겐.
하루키가 참여했던 각종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대회 장면의 분위기는 물론, 그의 심리적 변화나 부담감 등이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어 경기를 가까이서 관전하는 느낌이다. 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했는데 숨이 안 쉬어져서 수영을 못하고 기권하게 된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 힘든 운동을 왜 하게 되었을까. 달리기를 좋아해서도 그렇지만, ‘소설을 착실하게 쓰기 위해서 신체 능력을 가다듬어 향상시킨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고 했다. 올림픽에 참여한 메달리스트들도 몇 번의 완주에 그쳤다는 사례를 보면 얼마나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엿볼 수 있다. 바로 소설 쓰기와 달리기를 동급으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좋아하는 것이라면 어떤 고통이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누군가로부터 까닭 없이 비난을 받았을 때, 또는 당연히 받아들일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나는 언제나 여느 때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리기로 작정하고 있다. (중략) 그리고 여느 때보다 긴 거리를 달린 만큼, 결과적으로는 나 자신의 육체를 아주 근소하게나마 강화한 결과를 낳는다. 화가 나면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분풀이를 하면 된다. 분한 일을 당하면 그만큼 자기 자신을 단련하면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P41)
동양인 최초의 세계적인 작가 하루키라도 때때로 비난을 받는 일도 있었겠지. 누구에게나 마음에 들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럴 때마다 하루키는 달리기로 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뛰는 동안에 받은 마음의 상처도 분한 마음도 차차 완화되고 그의 몸은 더욱 단단해졌을 것이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걷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가.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나도 한번 뛰어보고 싶다.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P115~116)
하루키에게 달린다는 건 바로 ‘생명선’이었다. 소설 쓰기란 육체노동 못지않은 고도의 정신노동이라고 한다. 체력이 받쳐주어야 글쓰기의 기나긴 고통을 견딜 수 있다는 건 많은 책으로 접했다. 조금밖에 없는 달려야 하는 이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단련하는 것, 그것이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날 수 있는 원천이었을 것이다. 무언가 야심 찬 계획으로 도전하고도 머지않아 그 의욕이 사라지는 보통 사람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 이 문장을 발견하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음악을 좋아하는 하루키답게 열다섯 살 때부터 마니아적으로 모았다는 LP 이야기나 홋카이도 사로마 호수에서 열린 울트라마라톤에서 고통의 과정을 벗어나 몰입에 이르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을 읽으면서 대 소설가 하루키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된 것 같다. 무언가에 열정을 갖고 몰입한다는 건 참 아름답다는 것도. 앞서 호흡 문제로 수영을 못하고 중단한 적이 있던 하루키는 무라카미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4년 만에 재도전하여 완주의 기쁨을 얻는다. 한번 실패한 일을 뼈에 사무칠 만큼 기억하고 있다가 잘 될 때까지 확실하게 복수를 하는 집요한 성격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작가는 그렇게 되었구나. 작년에 이 책을 구매 했는데 공교롭게도 새해에 읽게 되었다. 진작 읽을 걸 그랬다. 새해에 어떤 계획을 세우고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겠다.
아, 또 하나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얼마나 예찬하던지. 별 감흥 없이 읽었던 내 독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한번 꼭 읽어봐야지, 결심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하루키 특유의 유머가 친근하게 느껴져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그의 문학과 삶이 풍기는 열정적인 여운은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타박타박 나만의 걸음으로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이따금 고개를 숙여 나의 발을 바라볼때면,
문득 뭉클한 감동이 내 안에 자리한다.
그것은 나의 발로 내가 느끼는대로 나 스스로의 힘으로,
어딘가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감각은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수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언제나 중요한 결단을 내릴때는 우리 모두는 오롯이 혼자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 정한 방향을 나의 힘으로,걷고 또 걷는다.
이따금씩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태어날때부터 해택받은 사람들이 부러워질때면
스스로의 발을 보곤한다.
나는 그러나 언제나 스스로의 힘으로 이 모든것들을 생각하고,결정하고,얻어왔다.
그리고 고민하는 사이에 그것들은 정말로 완전한 나의 것이 되었다.
발아래 느껴지는 감촉
뜨거운 태양의 온도
살랑이며 부는 바람-
스스로의 힘으로 걷지 않고서는,알수 없는 것들도 많지 않을까?
편안하게 어딘가에 실려서 떠나는 여행보다
스스로를 믿고 걷는 느긋한 이 여정에서 나는 더욱 많은 깨달음을 얻지 않을까?
느린 성취
나만의 걸음을 소중히 여기기를,나는 소망했다.
항상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그 감각이 어느새 나를,
꿈꾸던 장소로 안내해줄거라는,그런 믿음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을 가지게 해준 한권의 책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 달리기를 할때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 "이라는 책이다.
한창 이 책을 볼때 쯤 나는 세상에 대한 많은 질투심을 지니고 있었다.
세상에는 이미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많고,나는 그 축복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어째서 그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고서도 행복해질수 있는데,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이렇게나 반복해서 노력을 거듭해야만 할까.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스스로의 그런 생각이
다만 작은 아집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만의 꿈을 갖고,그 꿈을 성취하기 위해
나의 발로 직접 뛰며 노력하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하루키라는 한 사람이 달리기를 하며 느낀 순간순간의 감성들을
엮어낸 에세이집이다.
다른 어느 작가보다도 나는 그에게 매우 깊이 공감한다.
그것은 그의 에세이집을 볼때마다,그가 느끼는 감성적인 부분에서
내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매순간순간의 문장들이 너무나도 뜻깊어
다 말로는 설명할수 없는 감흥들이-왔다.
그중 마지막 문장에서 나는 그동안 내가 찾고 있던 답을 발견할수 있었다.
+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참을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거기에 있는 실패나 기쁨에서,구체적인-어떠한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되도록 구체적으로 교훈을 배워나가는 것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근접하는 것이다.
+
그리고 깨닫게 되었다.
중요한것은 삶은 장거리 마라톤의 일종이라는 것
하나의 달리기가 끝났다고 생각할 즈음 그것이 단지 기나긴 마라톤 코스중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쉼없이 또다른 고지로의 달리기가 시작된다
예컨데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조급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며
언제 자신이 최선을 다해 온 기력을 쏟아부어야 할지 그 때를 알고
우선은 천천히 주위의 경관을 즐기며 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1등을 최대 목표로 삼지 않고
다만 스스로 정한 목표점을 느긋이 달성해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나라는 인간에 걸맞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 비하면 나의 시작은 미비하여,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장거리 마라톤을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런 노력의 순간들 속에서 생겨나는 반짝이는 깨달음들과,나만의 느릿한 여유.
그리하여 생에서 오는 삶의 성찰과
느릿느릿하고 투박하게 빚어진
아날로그적 삶의 여유로움-이 조화롭게 나의 삶을 구성하고
나의 마라톤을 완성시킬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열등감에 눌려 미처 시도해보려 하지 않았던
나의 열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현재는 완전하진 않아도 언젠가 완전해질 "나만의 것"을 위해
느긋이,여유롭게.그러나 꾸준히-
그 열망들을 실천해나가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말을 인용하며 나의 인생의 책 소개를 끝내고자 한다.
+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
인생이라는 기나긴 장거리 경주를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읽어 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