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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7일 오전 7시 09분
건물 바깥을 돌며 사진을 찍으니, 이미 구본장 여관으로 들어가는 두군데 입구는 봉쇄되었다. 독립문 앞 고가도로 아래 크레인 두대가 사라졌다. “크레인이 올라간다!” 소리와 함께 공사장 안에서 크레인 소리가 들렸다. 반대편으로 숨도 안쉬고 달렸다. “철근 가져와!” 용역 한명이 크레인 위에 올랐다. 구본장 여관 1층엔 소화기가 분사되고, 뿌연 연기로 꽉차있다. 크레인이 올라간다.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용산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마음 속으로 바라고 또 바랐다. 크레인은 옥상이 아닌 3층으로 이동했고, 철근 막대기를 든 용역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창문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 다쳐! 거기, 사람 죽이지마!” 절규하는 소리가 들린다. 문을 다 부쉈는지, 아랫층에 있던 용역이 우르르 올라가, 옥상 꼭대기 방송 장비를 멈춘다. 용역은 뺏은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외쳤다. “아이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용역의 장난스런 말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동시에 크게 다친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맘속으로 되뇌였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심하게 다쳤다. 셔터만 눌렀던,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나도 가슴이 쿵쾅쿵쾅하고 떨렸는데 소화기를 맞으며, 용역들의 물리력에 내동댕이 쳐진, 그리고 그 현장을 바로 눈앞에서 본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마음을 다쳤을까? 여전히 용산은 진행중이다. 또다시 용산은 사람들의 마음에 박혔다. 서문 내용중 발췌 아파트 공화국 이 모든 비극은 아파트 개발에 모든 특권과 특혜를 준 국가와 법, 그리고 부동산 투기에 눈이 먼 사회의 욕망 때문이다. 아파트 재개발 사업은 도시정비법에 공공사업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공공성은 찾아 보기 힘들다. 서울시의 경우 원주민 재정착률은 재개발 10%, 뉴타운 8~15%('08년, 시정연)밖에 되지 않는다. 공공사업이라 하면 국가나 시가 주도해야 하지만 재개발 사업의 주체는 “재개발 조합” 이다. 즉 개인의 이익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추진하므로, 개발 사업이 역사, 문화, 생태를 위협한다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책임질 필요가 없다. 옥바라지 골목 재개발은 재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조합과 건설사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악 2구역의 경우 재개발 조합이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전면으로 부정하고 심지어 그런 주장을 하는 주민들을 인신 공격하였다. 그리고 서울시가 재개발 조합과 롯데건설에 남겨달라고 권고한 건물들부터 고의적으로 부수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한 그들은 아직 강제집행정지 항소중이었던 구본장 여관에 용역 깡패 100명을 임의로 고용하여, 연대 온 시민들을 폭력으로 위협하고 내쫓았다. 이들은 현재 경비업법 위반으로 검찰 조사중이지만 앞으로 이러한 폭력적 집행을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