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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강한 힘 벽시계 끝없는·끝있는 먼지의 스토킹 사립문 옆 꽃나무 시클라멘 길 아지랑이 끈 낡은 TV수상기 찐빵을 쪼갰을 때 과수원 가는 길 예쁜 독재 반반 기본 하늘 과녁 민들레 저 어린 것이 유화(油畵)의 붓칠 고향이 별안간 어머니 II 방문객 정을 퍼붓다 역행 한월(寒月) 너희는 한 번만 기차에 꿈을 싣고 호야 화분 도화지 속 장작불은 길지 않았다 커다란 공 화분 울타리 점 하나 아기 모자 웃음의 수정알들이 가을꽃 무궁화 읽기 시간 묶음 고양이한테도 있다 나도 나무인데 거꾸로 매달려 철쭉꽃 III 과묵 세상은 없었는데 눈이 검게 되니 누가 나인가? 행(行) 삼중주 셋이서 키가 크는 세상 미끄럼틀 석양 물 안 먹어도 산다 눈을 뜨다 사랑 어린 남매 뒤에서 성악설 생각 냉동고 속에서 타래 제일 먼 거리 요술쟁이 마음 영원히 살다 IV 작약 꽃 아침 해가 크게 웃듯이 너는 몸 둘 다 그림 속 썩이는 한 아들 까치 자매들 한 곳 기운을 내라 화 그래도 같이 이 세상 꽃배 참새 추모시 행로 주인이라고 그림 말 노래의 파도 모자이크 인생은 의무 한풀이 새벽별 하나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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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한 시간 앞에 선 노경의 허허한 반추
강원대 법대학장, 경영·행정대학원장, 하버드·옥스퍼드大 교수 출신 학자가 詩로 노래하는 생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 임성한의 첫 시집 한 생에 두 길을 개척하기란 예로부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임성한 선생의 시를 읽다보면, 학자의 길과 시인의 길, 의론의 길과 정념의 길이 근본에 있어 둘이 아니었음을 알려주는 너른 마음과 통합의 정신을 만나게 된다. 선생의 노작에는 세상의 불우, 비참을 쓸어주는 연민과 근심이 스며 있고, 자연과 청춘의 원형이 있어야 할 그대로의 아름다움으로 되살아나는가 하면, 무상한 시간 앞에 선 노경의 허허한 반추가 먼 우주를 더듬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마음의 움직임이 꾸밈없되 헝클어지지 않은 어린아이의 시선에 얹혀 사람과 짐승, 초목과 사념을 차별 없이 물들일 때가 나에겐 아름답다. 확실히, 이 시집에는 시를 쓰기 전에 이미 시인이었을 인간의 풍모와 시를 쓰고 나서야 비로소 자기를 들켜버린 가객의 목청이 함께 들어 있다. 이 둘이 겯고틀면서 뜻밖에도 처음 듣는 젊은 목소리를 낸다는 사실이 놀랍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