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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시

책소개

목차

I
아버지 목장갑
흑비둘기
조팝꽃
안면도 할머니
봄, 선운사
채마밭
처방전
산마을
외할머니
골다공증
그가 서있던 자리
고향
꽃병
아침 밥상에 옥잠화 심다
석양

II
무덤새
비 맞으며 쓰다
계곡
처방전 2
새벽
앞집
지옥나비
박꽃
쪽방
영흥도
무너진 약국집
오후 두시
여름 방학
베어진 대추나무
서해바다

III
아침
사람에 빠지다
너는

분갈이
문밖에
똥타령 6
똥타령 7
가을이 진다
그리움
밥알이 울컥
자판기 쿡쿡 짹짹
독감
그림일기
약쑥

IV
장대비
한강
감자꽃 지다
노숙
떨어진 동백꽃
손톱을 찾아
빈집
도도새
서울 촌놈
발톱자국
자반고등어
둥지
처방전 3
간이역
중독

[발문] 절벽에 둥지를 틀다 | 유영금(시인)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00쪽 | 142g | 128*188*15mm
ISBN13
9788960210851

출판사 리뷰

100만 독자를 감동시켰던 ‘산골소녀 옥진이’를 기억하는가?

장애를 딛고 시의 힘으로 일어서 백만 독자에게 감동을 주었던 시인 김옥진이 무덤 같은 육체로부터 새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날려 보낸다.

100만 독자의 가슴에 詩로 눈물을 찍었던 ‘산골소녀 옥진이’의 새로운 시집이 발간되었다. 첫 시집이 나온 지 벌써 20년이 넘었고 ‘산골소녀’라는 말이 이제는 많이 어색할지 모르지만 그녀의 감성은 여전히 20여 년 전 소녀의 감성 그대로이다.
당시 많은 독자들은 시인 이전에 그녀의 상황에 주목했을지 모른다. 한창 꽃다운 여고 2학년 시절, 고창읍의 행사였던 성벽밟기를 하다가 성에서 떨어져 5,6번 척추를 크게 다친 후, 전신마비가 된 김옥진 시인을 독자들이 주목했던 것은 장애를 가진 소녀라는 것에 대한 동정과 그러한 그녀가 시를 쓴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8권의 시집 발간과 백만 부 이상의 판매량이라는 저력은 그녀의 시가 독자들에게서 호기심과 동정심 이상의 어떤 시적 매력을 느끼게 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하루 중 대부분을 누워서 지내는 시인이지만 그 상황에서도 다른 장애문인들에게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시인으로 꼽히고 ‘사랑 가꾸기’라는 모임을 꾸리며 다른 불우이웃들을 돕고 지내는 그녀의 순수하고 곧은 마음을 담은 시편들은 독자들이 그녀에게서 ‘장애인’ 이전에 ‘시인’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녀는 20여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마저 부자유스러워 볼펜 대신 사인펜을 사용하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땐 검지에 원통모양 골무를 끼워서 독수리 타법으로 글을 써야만 하는 시인은 사람들의 기억 뒤편에서 여전히 ‘몸부림 같은 영혼’으로 시를 쓰고 있다. 그녀는 다른 많은 장애문인들과 장애인들에게 생의 지표를 보여 왔다. 하지만 그녀의 시는 ‘장애를 가진 시인의 시’라는 범주에서 자유롭다. 지난 세월 그녀의 시에 감동했던 100만 독자들이 그녀의 시에서 주목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의 시를 읽고 또 읽게 만들었을까?

장애인 300만의 사회, 그들이 가지는 고통과 고독은 이제는 그들만의 짐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모두 함께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될 아픔인 것이다. 한 명의 장애인과의 마주침이 부대낌이 아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지금 시대가 더 빨리 오게 만든 장본인이 ‘산골소녀 옥진이’였던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 이슈가 되고 드라마로도 보여줬던 그녀의 생은 장애인을 다른 부류로 지켜만 봤던 사람들의 또 다른 마음의 ‘장애’를 깨뜨린 것이다.
그녀의 시는 비단 ‘장애인으로서 느끼는 고통과 고독’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기계적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라도 적막한 회색빛 삶에 지독한 염증과 회의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팔다리 쓰는 것에 제약이 없을 뿐, 그들도 현대사회라는 시대의 틀에서 꼼짝 못하는 또 다른 ‘옥진이’였던 것이다. 이 시대가 강요하는 심적 장애라는 벽을 넘어 훨훨 날아오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김옥진 시인의 새 시집, 『무덤새』의 첫 장을 펼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살아 있다고
손톱발톱이 자란다

여자라고
달거리가 달마다 온다

종일 엎드려만 있어도
때 되면 배가 고프다

일주일 분 창자가 찼다고
어머니 손가락은 똥구멍을 후벼판다

살에 박힌 삽날을 뽑아
훨훨 34도에 묻는다
-「무덤새」 전문

무덤새는 1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흙이나 낙엽을 긁어모아 그곳에 알을 낳는다. 무덤새의 둥지는 흡사 커다란 봉분과도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 무덤 한가운데에서 알은 풀과 낙엽이 썩어서 생기는 발효열로 부화한다. 알을 부화시키기 위한 무덤 속 온도가 34도다. 그러니까 무덤새의 새끼는 무덤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이미 무덤 속에서 깃털을 제대로 갖추었기 때문에 무덤 밖으로 나오면서 숲 덤불을 날아오른다. 무덤 같은 육체를 뚫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날아오르는 새! 그 새가 산골소녀 김옥진이다.

추천평

김옥진은 ‘무덤새’다. 새는 경추 5번과 6번 사이에 갇혀 있다. 새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는 죽음뿐이다. 그러나 한 번 죽은 사람은 죽음에 대하여 그다지 욕심이 없다. 삶에 대해서도 그다지 욕심내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든 타인이든 더 이상 춥지 않기를,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기를, 더 이상 비참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옥진의 시는 김옥진의 손이고 발이다. 밥이고 자가용이다. 버림받은 것, 허물어진 것, 부서진 것들의 눈썹에 발라주는 물파스다. ‘네 맘 다 알아, 그냥 다 알아, 그래도 살아 있으니까 살아보는 거야, 까짓것.’
유지소(시인)
그녀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나’의 살아 있음을 느꼈다.
추녀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작지만 강한 힘.
한 편 한 편마다 땅에 손우물만 한 둠벙꽃을 만들어
작은 미물들이,
그리고 스스로 먹을 물을 고이게 하는 생명력.
그 생명력으로 그녀의 손톱 발톱은 죽어서도 자라나리라.
생의 강한 화염 속에 온몸이 녹아 잿가루로 뿌려진다 해도
그녀의 톱만은 우리의 뇌 속에 조반월로 박혀,
바닥에 대고 산 눈이
허공에 둔 우리의 눈을 내려다보는 그 섬뜩함을
우리는 또 보게 될 것이다.
내 혀가 짧아 감히 일흔 두 마디로 엎디어 산
그녀의 30운(運) 한 생을 가늠하기 부족하지만,
나는 그녀의 휘어진 곡조를 읊으며 둠벙꽃 속에
나와 그녀가 ‘나’가 되어 태어난 산을 본다.

김형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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