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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형식을 통한 존재론적 자아 찾기
1999년 『문학세계』로 등단한 최장락 시인이 무채색의 일상을 프리즘 같은 詩心으로 투과하여 다양한 색의 세계로 펼치는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최장락 시인의 시적 스펙트럼은 다양한 색깔로 구성되어 있다. 그 색깔만큼이나 시를 읽으면서 느끼는 맛도 다양하다. 그 맛을 과일로 비유하자면 단맛도 아니고 쓴맛도 아닌 듯하다. 달지도 않으면서 뒷맛은 달고, 쓰지도 않으면서 뒷맛은 쓴 매우 독특한 맛이다. 단맛이나 쓴맛은 자극적이기에 우리의 입맛을 금방 단일한 맛으로 길들이기 쉽다. 그래서 그 맛에 동화되면 다른 맛을 향유하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달지도 않으면서 단맛이 나고, 쓰지도 않으면서 쓴 맛을 동시에 지닌 것은 우리의 입맛을 쉽게 길들이지 못한다. 그로 인해 그 맛을 오래도록 음미 향유하도록 만든다. 이처럼 그의 시는 뒷맛의 여운을 오래도록 향유하게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산문시는 이야기 형식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 형식은 서사적인 내용을 담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 형식은 서사적인 내용보다는 어떤 사건과 상황이 환기하는 정서나 분위기를 더 중시한다. 부연하면 사건과 상황 그 자체보다는 그것에 대한 자아의 의식을 드러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사건과 상황을 장황하게 서술하기보다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처리하여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그의 시가 재미와 긴장을 주면서 여운의 맛까지 주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