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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을 내면서
책을 내면서 1부_전후 현실과 소설의 존재방식 전후 현실과 행동주의 문학 전후의 풍속과 소설의 존재 방식 주체의 신념과 절망의 변주곡 주체 정립 과정과 서사적 거리감각 추상적 민족주의와 간도 문학 월남민의 향수와 서정의 세계 민중의 근원적 힘과 '유머' 2부_근대 사회를 보는 주체와 타자의 시선 전후 사회의 재편과 근대화의 명암 공복사회의실상과 원칙주의자의 신념 재일 한인들의 수난사 근대화의 부정성과 인간 본연의 삶 주체의 낙관적 의지와 배타적 신념 과거를 성찰하는 '타자'의 시선 3부_분단 현실과 소설사의 지평 1970년대 분단소설의 성과와 의미 반공주의와 자전소설의 형식 '국어'교과서와 분단문학 '아비 부재'시대의 아비 찾기 분단문학의 전개와 전망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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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을 낸 지 벌써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증보의 형식으로 다시 책을 내게 된 시점에 이르고 보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5년 전 이 책을 낼 당시에 미진한 내용이 많았기에 다시 고치고 보완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보완의 과정을 거치면서 난감함에 사로잡혀야 했다. 과감히 첨삭하고 보태야 할 부분들이 너무도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미 낡은 시각이 되어버린 항목도 보였다. 그래서 다듬고 고치는 시간이 결코 유쾌하거나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한편으로 문학이 처한 현실은 한층 나의 가슴을 무겁게 압박하며 다가왔다. 오랜 관록의 문예 월간지들이 언제부턴가 서점의 가판대에서 사라지고 있고, 계간지들도 정부의 지원금으로 가냘픈 명줄을 이어가는 상황, 가까운 대형서점에 가보면 문학의 현주소를 상징하듯이 모퉁이로 밀려난 문학 코너를 쉽게 목도할 수 있다. 더불어 연구자들의 상황도 활기와 흥을 잃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에서 두꺼운 책을 다시 만들어 낸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질지 자못 두렵기까지 하다. 처음 책을 낼 당시에 이제 주변에는 근대성(modernity)의 광포한 격랑만이 요동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반세기를 지나 두꺼운 벽으로 굳어진 분단 현실, 산업화의 격랑 속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적 불평등, 사회 곳곳에 산재해 있는 전근대적인 질곡 등은 현대문학 연구자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현안이며, 전후 현대문학의 역사란 이 시대적 질곡에 맞선 문학적 고투의 역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최근의 현실은 그런 부정성이 한층 극대화된 형국으로 느껴진다. 세계적인 불황과 보수화의 격랑은 이전까지 누렸던 자유와 평등의 공간마저 뒤흔들어 허물고 있다. 주체의 독선적 행보만이 폭군처럼 거리를 활보하는 형국. 이 책에서 문제 삼은 ‘주체’와 ‘타자’의 문제는 그런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주체는 더욱 각박해진다.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주체는 타자를 고려하지 못한다. 원고를 다시 살피고 보완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다. 현실이 고통스러울수록 행복과 화해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 열망과 꿈이 존재하는 곳에서 살아 숨쉬는 식물처럼 문학은 발아한다. 문학은 현실문제에 직접적인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문학을 통해 현실 너머의 다른 세계를 꿈꿀 수 있으며 인간의 삶과 꿈을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할 수 있다. 문학의 존재 근거는 인간의 삶과 꿈 그 자체에 놓여 있고 어쩌면 그것이 문학의 생명력이 아닐까 한다. 원고를 다시 읽으면서 나는 다시 한번 가슴 속에서 겨울잠에 빠진 생명체의 체온 같은 그 느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1부와 2부는 이전과 동일하며, 3부에서 다소 조정을 보았다. 첫 글이었던 「반공주의의 소설·사회학적 기능」을 빼고, 대신 「아비 부재 시대의 아비 찾기」와 「분단문학의 전개와 전망」을 추가하였다. 물론 전체적으로 미흡했던 부분을 조금씩 보완했고 또 잘못 서술된 내용을 바로잡기도 하였다. 「반공주의의 소설·사회학적 기능」은 후일 다른 책으로 묶을 생각이다. 이 책을 다시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여러 분들께 감사한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통해 암울한 세상에 생기를 부여해주는 학생들과 동학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증보판 출간을 즐겁게 받아준 박성모 사장님과 실무 일정을 총괄한 공홍 편집장께 감사드린다. 2009년 2월, 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