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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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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린은 뚫어져라 그를 올려다보았다. 눈깔사탕이 걸렸을 때처럼 숨 쉬기가 힘들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모습이 반쯤 비쳐 보였기 때문이다. 위층의 연회석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과 아래층의 촛불 불빛 덕분에 오늘 밤에는 계단의 나뭇결까지 잘 보인다. 나뭇결이 그의 얼굴 맞은편에 보인다. 하오리를 입은 어깨 언저리에 보인다. 하얀 버선 끝에서부터 상투 꼭대기까지, 그 너머에 계단이 몇 개나 있는지 셀 수 있을 정도다. 오린이 얼어붙은 듯이 우두커니 서 있자 그는 깍지낀 손가락을 풀었다. 오린은 얼른 펄쩍 뛰어 물러서니 그는 또 웃었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아무 짓도 안 할 테니까.” 밝고 좋은 목소리였다. 얼굴도 단정하고 잘생겼다. 나이는 스무 살 남짓. 눈썹은 짙고 눈은 맑고 뺨은 매끈한 것이 몹시 생기발랄하다. 설령 상대가 반쯤 투명하더라도 미남이면 그렇게 무섭지 않은 법이다. 그런 말을 하면 미남이 아닌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세상이란 그런 법이다. --- p.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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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오린과 인간미 넘치는 다섯 명의 귀신들이 한바탕 귀신 소동을 벌인다.
시대 소설+미스터리+판타지가 어우러진 최고의 엔터테이먼트 소설!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낸 『외딴집』, 으스스하고 야릇한 괴담집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와 『괴이』, 유쾌한 소녀 탐정과 무사 도령 콤비의 사건기록부 『흔들리는 바위』에 이어, 미야베 미유키가 이번에는 한바탕 귀신 소동을 벌였다. 에도 후카가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바람으로 요릿집 ‘후네야’는 문을 열었다. 그러나 후네야 사람들이 이사 오기 전부터 그 집에는 다섯 명의 귀신들이 살고 있었다. 만날 메롱만 하는 얄미운 오우메, 언제나 태평한 미남 무사 겐노스케, 상냥하고 아름다운 오미쓰. 후네야의 열두 살 난 외동딸 오린이 몹시 아팠을 때 솜씨를 발휘해 병을 치료해 준, 무뚝뚝하지만 실력 좋은 안마사 와라이보 영감. 그리고 후네야의 첫 손님 맞이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문제 귀신 덥수룩이. 유일하게 그들 모두를 볼 수 있는 오린에게 겐노스케는 30년 전 이 땅에서 일어난 처참한 살인 사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 또한 그 사건과 무관하지 않은데……. 귀신들을 이승에 떠돌게 하는 마음의 응어리는 무엇인가? 위기의 후네야를 다시 살릴 방도는 있을까? 열두 살 난 씩씩하고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후네야의 다섯 귀신들은 결코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다. 때로는 위험에서 구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며, 때로는 누이나 벗처럼 짓궂지만 상냥한 존재이고, 동시에 가슴의 응어리를 품은 채 이승을 떠돌아야 하는 측은한 존재이다. 물론 그런 오린의 주변에도 어두운 그림자는 있다. 누구보다 예리한 시선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을 포착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평범한 요릿집을 둘러싼 복잡하고 추악한 이해관계를 낱낱이 파헤친다. 많은 신도를 거느린 덕망 높은 스님이면서 뒤로는 사람을 산처럼 죽여 온 고간지 절의 주지. 자신을 독살하고 자신의 가게와 아내를 가로챈 동생에게 들러붙은 원령. 첩의 자식으로 태어난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려는 딸.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온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투기를 품은 여자. 그러나 작가는 인간의 더러움을 폭로하는 동시에 어린 오린의 시선과 입을 빌려, 그들 역시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극락정토란 평생 좋은 일만 하던 사람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후회를 남기지 않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고. 귀신을 볼 수 있는 것을 빼면 오린은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여자아이다. 때로는 거짓말도 하고, 심술도 부린다. 평범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건강함’이야말로 이 소설의 특별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