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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사이, 봄날 넙죽넙죽 뉴튼에게 경의를 표함 그림책이 그려진 그림책 저기, 시커먼 외눈이지옥사촌나비 눈만 뜨면 일곱 번째 그림책 도레미송 엘리베이터 끝이 휘어진 기억 그 짐승 링 위의 돼지 노란 상자를 든 아이 돌무덤 모래의 여자 간장 속에는 벌레가 있어 다찌와 꼬지 궁금한 식탁 가시복과 놀다 플래시 몹·4 죽은 고양이 사용설명서 퀴즈 악수를 조심하라고? 그러게 말씀입니다 치통을 앓는 그림엽서 한 발의 총성과 네 개의 각주 사이 소요유 카운셀러 변비 7월은 태평양 병코돌고래 코르크마개 자장면은 왜 들숨의 힘으로 먹는가? 즐거운 외출 저 벽이 이쪽으로 아마도 너는 죽순은 불안하지 태양을 삼킨 새 벨로드롬 내가 광야를 달릴 때 소수점 아래를 정리하면 레고 아침 참 좋은 저녁이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별주부전 손목터널증후군 동생이 지나가네 복숭아꽃 진로소주병이 버려져 있는 해질녘 다리뿐인 사내가 다다익선 다크 나이트 오후 네 시의 미술관 거기 그라운드 제로 기억의 고집 몽유도원도 [해설] 삶과 죽음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여태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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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관한 오해와 진실
2005년 『시작』으로 등단한 김남호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결핍의 형식으로서의 텍스트, 결핍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몸 밖으로 돌출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생하고 내밀한 증언. 김남호의 시는 진실과 거짓―유사의 차이와 의미를 애써 밝히지 않고 진실과 거짓―유사가 바로 삶과 죽음의 문제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거짓―유사의 진실을 발견하는 일. 김남호의 시는 여기에서 출발하고 마무리된다. 우리의 삶 속에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숨겨져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살아간다. 하지만 언젠가 죽음은 어김없이 찾아와 삶의 본질이 죽음에 있음을 알려준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실 삶 자체가 점진적인 죽음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죽음에 가까이 가고 있다. 죽음은 기휘(忌諱)하기 어려운 억압의 다른 이름이다. “백일장” 심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 시인은 문득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은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오지만 “제가 쓴 유서를 이해할 수가 없”는 우리는 삶과 죽음이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 “평생 유서만 쓰다 죽는 자벌레”가 바로 우리이다. 그러나 우리는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삶과 죽음을 “종일 들여다보고” 무섭도록 허무한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진실과 거짓―유사의 차이와 의미를 알았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아니 결코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백일장에서 아이들이 쓴 유서”에 삶과 죽음에 관한 오해를 무력화하는 말들이 진실하게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무섭도록 처연하게 옮겨놓은 김남호의 첫 시집이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