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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탈진한 병사처럼 들어서는 엄마 변재란. 이것저것 집안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전업주부(?) 반쪽이 최정현,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 하예린이 바라본 엄마 아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반쪽이의 육아일기로 유명한 최정현이 이번에는 어여쁜 딸 하예린과 함께 따뜻한 한 권의 책을 엮어냈다.
반쪽이가 하루를 거르지 않고 써내려가던 '육아일기'의 주인공 하예린이 어느새 친구들로부터 하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씩씩한 소녀가 됐다. 중학교 1학년이 된 딸, 제1회 평등부부상을 수상할 정도로 매사에 평등한 가족관계를 주장해온 아빠 반쪽이는 이렇게 훌쩍 커버린 딸을 친구라고 부른다. 이처럼 독특한 부녀지간을 작가 김혜성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로마로 가는 아피아 구가도에서 포석 위를 걷는 아빠와 딸의 모습은 얼마나 감동적입니까? 파리 로댕 미술관에서 '조각은 돌을 깎아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돌 속에 있는 사람을 끄집어내는 거야'라고 딸에게 이르는 반쪽이의 말은 얼마나 자기 삶의 잠언처럼 들립니까?" 『하예린은 내 친구』의 소재는 그의 관심사만큼이나 폭넓고 다양하다. 쓰레기를 재활용 봉투에 담지 않고 버렸다는 이유로 동사무소의 호출을 받게 된 반쪽이의 누명 탈출기에서 파리와 로마에서 하예린과 함께 했던 박물관 여행기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주는 잔잔한 감동의 밑바탕은 여전히 자잘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간의 사랑이다. 반쪽이 최정현은 이처럼 작은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해 남성 중심적인 우리 사회에서 극복해야할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반쪽이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살림살이를 만들어가는 재주꾼답게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자잘한 부딪침과 갈등조차 신뢰와 믿음이라는 집을 만드는 훌륭한 재료로 삼고 있다. 그래서 그의 만화의 가족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끝으로 이 책은 여성신문에 2년 간 실린 것을 바탕으로 모아 엮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