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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시

책소개

목차

I
복원
봄Ⅰ
산수유 마을
수수밭
물을 깎다
필경사(筆耕士)
수저 한 벌
목련, 色을 쓰다
골목길
순장(殉葬)
고인돌
용궁반점
루파나레라
친절氏의 하루
꽃Ⅱ

II
옹관묘
묵정밭 기록
4月, 전문가
낙타
안개
대추리 Ⅰ
대추리 Ⅱ
숲에 들다
거리에서
삼거리 정비소
우화
비단길

옛집


III
장미와 배나무
라이터
동굴기행
5월
바람의 문장
항해 Ⅰ
등나무 Ⅰ
등나무 Ⅱ
출근
물 위의 열차
손금
국수
새들의 저녁
장롱
北向

IV
벚나무를 읽다
언니의 봄
갈대

4월
고래
나이테
항아리
치어
6월을 지나며
天登을 오르다
식당에서
붉은 혀
꽃 Ⅲ
다시, 봄

[해설]색(色), 계(計/季) | 양윤의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62g | 128*210*20mm
ISBN13
9788960211193

출판사 리뷰

색(色), 계(計/季)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수혜 받은 최재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생의 환희와 절정을 뚜렷하고 화려한 색(色)으로 분산하는 언어의 프리즘


최재영의 시는 근래 등단한 신예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뚜렷한 목소리를 가진다. 많은 시인이 생의 환희와 절정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녀만큼, 내면의 목소리를 뚜렷한 색(色)의 시(詩)로 분산시켜 발하는 시인은 흔치 않다.
『루파나레라』는 폼페이 홍등가 골목 입구의 바닥 표지판을 의미한다. 제목만큼이나 최재영의 시는 에로틱하다. 흥미롭게도 그의 시에서 가장 에로틱한 지점은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죽음은 생의 가장 내밀함을 열어 보이는 ‘사건’이다. 죽음을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생명의 가장 아름다운 ‘숨소리’를 듣게 된다. 그것은 봄이 쏟아내는 “마지막 들숨”(「옹관묘」)이기도 하고, 생의 마지막을 위해 온몸으로 노래하는 우주의 마지막 날숨이기도 할 것이다.
마지막 숨소리는 생과 사의 ‘사이’에서 발생한다. 시인은 조문객의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보고, 세계의 소리를 듣는다. 죽어가는 것들과 속절없이 사라지는 것들, 붙잡아 둘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기다림이 시 속에 가득하다. 세계가 누군가의 “불면을 기록하고 있”(「숲에 들다」)다면, 잠 못 든 시인은 세계의 틈으로 사라지는 것들의 이름을 기록하는 셈이다.
이렇게 시인은 곧 사라지는 것들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시로 꽃을 피운다. 그러니 봄은 색(色)이 넘치는 계절이겠다. “꽃은, 피(彼)와 차(此)의 반목이다/제 속을 모두 드러내지 않고서는/어느 것 하나 제대로 피워낼 수 없는 법”(「꽃 Ⅱ」)이기 때문이다. 최재영의 시는 “정인이라도 보았”(「정인」)을 듯한 에로틱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의 시는 “오지 않은 시간들”(「시인의 말」)에도 여전히 제 속을 드러내고 있을 것이다.

추천평

그녀의 목소리는 나직하지만 단호하고 따뜻하지만 날카롭다. 사유의 궤적은 현실의 통점을 지나 시간의 가혹한 형벌 위에서 고통스러우나 겸손함과 순명으로 이를 견딘다. 그녀가 계절을 이루고 떠나는 모든 시간들을 ‘온몸으로 받는다면 경이 아닌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예감은 ‘낱낱이 밝혀지는 모순과 오류’ 그 ‘뼈아픈 기록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그녀의 손금 혹은 시세계에서 분명해진다.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봄은 ‘만화방창 이 향기를 다 읽지 못하는’ 계절이어서 ‘구릉 위에 펼쳐 놓은 형형의 글자들’을 읽을 수 없는 불온한 밀서이다. 아픈 계절을 지나 그녀의 인식이 다다른 곳은 세상의 낮과 밤이 닫히는 지하의 성채여서 ‘죽음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행운의 부장품’임을 증거한다. 그녀의 시가 ‘숱한 충돌이 피고 지는 격한 흔적들’인 생명과 ‘몇 천 번의 바람을 잠재우고 깨어진 폐허를 수습’하는 죽음의 대척점 위에 놓여 황홀한 것은 치열한 시정신의 소산이다.
김윤배(시인)
최재영 시인은 치열하게 봄을 앓고 있다. 목련꽃 만발한 그녀의 봄은 끊임없이 흐르며 변모하는 상황의 봄인 동시에 시인 자신의 내면이 정체불명의 사내, 세상과 은밀하게 부딪치는 표면이기도 하다. 하여 그녀의 시는 온갖 풍문들이 새어나오는 열쇠구멍처럼 격렬하게 아프고, 불온한 밀서를 손에 쥔 필경사의 깨알 같은 글씨처럼 뜨겁고 비밀스럽다. 그녀는 그 속에서 일관되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천하를 버리는 대신 자신만의 요새를 얻고 싶어 한다. 그러니 누구든 그녀의 시집을 읽으려면 신중하게 미끼를 던져야 한다. 그녀는 늘 민첩한 지느러미와 확실한 독성을 준비해 남은 계절까지 싹쓸이하는, 形과 色의 음역이 뛰어난 전문가, 수천 년 순장된 바람의 문장에 겹겹이 밑줄을 긋는 시인, 늙지 않는 그리움이기 때문이다.
김상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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