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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 : 여담 - 문학의 노마드
서론 : 방향 잃은 메모들 1장 고대 수사학 : 체계 속의 과잉 기원과 안개 아레오파고스 재판소의 정리 아리스토텔레스의 강경한 태도 로마 수사학의 경우 1 : 키케로와 퀸틸리아누스 로마 수사학의 경우 2 : 천의 구석을 가진 별장 간주곡 1 이소크라테스의 <<판아테나이>> 2장 고전주의적 엄격성의 경계들 물 흐르듯 매끄러운 담화의 흐름 : 이음매의 위세 프로테우스 같은 여담, 또는 화불단행 항구성과 가변성 사이에서 여담의 최소 규모 간주곡 2 잊혀진 한 방법에 대하여 : 크립스 혹은 신중의 방법 3장 여담의 구실이 되는 수사학과 비평 뛰는 수사학자 위에 나는 수사학자 있다 소설 속 인물이 문학 이론에 참견할 때… 간주곡 3 "깡충깡충 뛰는 시적 걸음걸이…" 4장 직선의 소란 직선을 통한 우회 지연되는 시작 논지의 망각, 상기, 교란 휴지, 중단, 재개 끝없는 끝 간주곡 4 살롱으로의 소풍 5장 경계선과 영토들 곁텍스트적 직시소 여담, 곁텍스트성 수문 (당황) 여담, 혹은 장르들의 횡단 6장 펜의 전술과 놀이 순간의 포착 수정할 수 없다는 방침 물은 빠지되 강은 범람할 때 중첩들 : 원고, 텍스트, 책 독자의 텍스트 결론 옮긴이 주 참고 문헌 용어 해설 용어 대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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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수다가 있었다.
소설을 읽다 보며 갑자기 저자나 서술자의 목소리가 끼어들어 궁금하지도 않은 건물의 모습을 장황하게 묘사하거나 작품의 특정 부분에 대해 스스로 논평을 하며 심지어 심각한 어조로 거창한 주제에 대해 성찰을 하는 등 줄거리와 아무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경우가 있다.
대개의 경우 독자는 이런 부분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고 눈살을 찌푸리게 마련이며 이것을 저자의 주제넘은 간섭이나 수다 또는 문학적 무능력으로 간주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어지는 줄거리가 궁금해서(솔직히 말하면 지루해서) 그곳을 읽지 않고 건너뛰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행여나 스스로 나쁜 독자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렇게 주제에서 벗어난 삽화적 이야기들은 2천여 년의 서구 문학사 내내 '여담'이라는 이름으로 비난받고 단죄되어왔기 때문이다. 바르트의 지적처럼 "묘사, 설명, 고찰, 대화를 건너뛴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 누가 프루스트를, 발자크를, <<전쟁과 평화>>를 한자한자 다 읽었단 말인가?" 작품 속의 모든 요소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전체 주제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생각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호라티우스 이래 지배적인 것이었지만, 모든 작가들이 플롯의 통일성이라는 이 엄격한 계율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세르반테스, 디드로, 스위프트 등 소설 장르의 초창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에서 발자크, 위고, 스탕달, 졸라, 톨스토이, 프루스트, 토마스 만, 헨리 밀러, 샐린저, 쿤데라 등 근현대의 거장에 이르기까지 작품 속에서 여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이 책 <담화의 놀이들>은 문학사 속에 언제나 존재했지만 이론적으로는 결코 정당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주변부에 머물러야만 했던 '여담'이라는 천덕꾸러기에 관한 연구이다. 이 책은 수사학-시학-비평과 여담의 대결을 소피스트의 정신과 후기 구조주의의 언어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면서, 언어란 본질적으로 잡다한 것이며 진정한 한계를 실험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유희, 조롱, 역설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