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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문제의 핵심 2장 정체성은 모자가 아니다 3장. 세속적 유대 문화라니 4장 고통과 인내 5장 이주와 유대 혐오 6장 하나의 오리엔트에서 또 다른 오리엔트로 7장 빈 수레와 가득 찬 수레 8장 모든 희생자들을 기억하라 9장 터키인을 죽인 후의 휴식 10장 이스라엘의 유대인은 누구인가? 11장 디아스포라의 유대인은 누구인가? 12장 배타적인 당파를 탈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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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비로운 특성이 있는 ‘혈족’으로 유대인을 바라보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해 있다. 어떻게 대대로 전해지는지 알 수 없는 이 특성은 과거에는 단순히 생리학적 특질, 혈통, 얼굴 형태 등을 의미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혈족 특질이 DNA나, 아니면 보다 미묘하고 희미해진 대체 요소, 즉 세대의 고리를 따라 직계로 내려오는 어떤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의 문제가 되었다.
--- p.22-23 역사학자이자 역사 교수로서 나는 유대인들이 모든 곳에서 항상 박해를 받았던 것은 아니라는 점, 박해가 있었던 곳에서도 그 정도와 빈도가 같지 않았던 사실을 알고 있다. 페르시아와 헬레니즘 시대에 바빌론에 있었던 유대인들, 위대한 개종 왕국의 유대인들, 무슬림 안달루시아와 다른 사회들 속에서의 유대인의 생활상은 역사 내내 서로 달랐다. 그래서 그들의 공통된 운명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유대인들이 통치했던 기원전 2세기의 하스모네 왕국이나 5세기 아라비아 반도의 힘야라 왕국에서,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그 이후 다른 곳에서 겪게 된 것과 정확히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종족들을 대했다. --- p.60-61 시오니즘은 다양한 유대 공동체들의 과거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서 유대교로 개종한 혼합 집단들의 밀도 있고 다양한 프레스코가 아닌, 고향 땅에서 쫓겨나 떠돌아다니면서 2천 년 동안 그 땅에 돌아올 염원을 했다고 하는 어떤 한 인종의 직선적인 역사로서 그리기 시작했다. 세속적 시오니즘은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종교적 신화와 죄로 인해 추방당한 저주받은 떠돌이 민족이라는 기독교 전설 두 가지 모두를 깊이 내재화했다. --- p.99-100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 자신을 ‘유대 국가’, 즉 ‘유대 민족의 국가’로 규정하지만, 이 나라는 누가 유대인인지조차 규정하지 못한다. 1950년대에 지문을 바탕으로 유대인을 식별하려던 시도는, 유대 DNA를 구분해 내려던 더 최근의 시도와 마찬가지로 전부 실패했다. (···) 또한, 그 후손들이 공통의 언어나 문화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떤 유용한 문화적 또는 언어적 기준도 유대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 p.153 유대인들은 가상적 정체성이 확고해지자 적극적으로 침략의 대상을 선택했으며 홀로코스트 이후 채 십 년도 지나지 않아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종 청소했다. 전형적인 제국주의 방식으로 말이다. 게다가 다시 한 번 유대 국가 정체성을 입법화한 이스라엘의 행보에서는 오히려 비판적 지지라는 기만을 버리고 침략과 점령을 통해서라도 자민족의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노골적인 민족중심주의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현재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법적, 비인도적인 점령은 점령자의 공감을 기반으로 이해를 요구할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을 바탕으로 한 당위성에 따라 당장 종식되어야 하는 일이다. --- p.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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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관련 담론들은 대개가 유대인이 우수한 민족이라는 것을 전제로 시작되며, 어떤 이야기를 늘어놓더라도 그 전제를 다시 반복하며 끝낸다. “그렇다. 유대인은 우수한 민족이다.” 하지만 이 속에 감추어진 하나의 질문이 있다. “그럼, 유대인이란 누구인가?”
1947년 팔레스타인에서 인종청소를 한 후 1948년 유대국가임을 선언한 이스라엘이 발명된 이후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각국의 시민들로 살고 있던 유대인을 ‘난민’이라고 부르며 이스라엘로의 귀환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들은 누구인가? 유대교를 믿지 않는 세속인이면서도 스스로를 유대인으로 분류하고 종교적이지 않으면서도 종교를 내세운 정치적 민족 정의에 기꺼이 속하는 이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 책은 이스라엘의 인종주의 핵심에 놓인 ‘유대인’ 특히 ‘세속적 유대인’이라는 환상을 분석해내고, 이스라엘의 현재가 조작해 낸 과거의 유대 기억들을 파헤쳤다. 과연 우리가 열광하는 유대인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현재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는가? 슐로모의 결론이자 깨달음은 다음과 같다. ‘세속적 유대인’이란 없다. 이스라엘은 ‘유대 국가’가 아닌 현대적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그 길만이 세계에서 가장 지독한 인종주의 국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