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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여는 글
변화하는 남북관계, DMZ는 전쟁 중? 한국전쟁, 그리고 DMZ 생명이 살아 숨 쉬는 DMZ, 그곳에 가고 싶다 DMZ 일원지역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DMZ, 오늘을 넘어 미래를 구상하다 _ 맺는 글 _ 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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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로 공을 차러 가는 길은 마냥 즐겁단다. 파주의 길목에서는 저어새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철원의 길목에서는 두루미의 고고한 날개짓을 감상하며, 양구로 들어가는 산 정상에서는 펀치볼을 보며 고대 외계인이 타고 온 UFO를 상상하는 거야. 두타연에서 잠시 쉬면서 1급수에 사는 어름치가 헤엄치는 시원한 물에 손을 담가보자. 인제에 있는 DMZ평화생명동산에 들러 전시관도 둘러보자. DMZ로 가는 어느 길에서도 전쟁과 파괴의 폐허에서 다시 되살아난 활기찬 생명을 느낄 수 있을 거야.”
“태평양 깊은 바다 속 용암이 분출하여 수백 도가 넘는 뜨거운 용광로 주변에서도 생명이 살고 있다. 추운 남극의 빙하 밑에서도, 산성도가 높고 염도가 높은 장소처럼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조건 속에서도 생명은 존재한다. 수십억 년 간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자연환경에 적응해 온 지구상의 생명은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위대하다.” “생태계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것은 우선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관리가 훨씬 편해. 환경을 보전한다는 것은 개개인이나 국가의 이해관계가 없는 문제니까 말야. 지구는 지구에서 살고 있는 사람과 생명들의 공동체이고, DMZ는 남과 북의 사람들과 생명 모두의 공동체잖아. 공동으로 조사하고 연구하고 학술토론을 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거야. 우선 이곳을 개방했다는 데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학자들이 찾아오겠지.” “그런데 전쟁은 개발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도 할 수 있어. 자연의 공간으로 확장해보면 개발은 곧 자연과의 전쟁이야. 개발은 저항할 수 없는 생명들을 무참히 살육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없애버리게 되지. 이런 면에서 보면 전쟁은 인류 간에 벌어지고 있는 개발이고, 개발은 자연에 대한 전쟁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더 이상 사람들의 욕심으로 생명을 짓밟고 자연을 황폐화시키지 않아야 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가까이 지켜보는 마음, 그 감수성이 지금 우리에게 더 어울릴 거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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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선 너머로 우리와 똑같은 생김새와 말을 쓰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서로에게 친근한 인사도 자유롭게 할 수 없다. 모든 생명을 포용하고 있는 이 넓은 자연의 공간에서 오직 사람들만이 철책을 마주한 채 이질적인 문화로 맞서고 있을 뿐이다. 요즘 들어 이 지역은 긴장감이 넘쳐난다.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도 잠시, 서해에서는 배가 침몰하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전쟁의 폐허로부터 60여 년이 지나 온갖 생명이 살아나 풍요로움으로 넘쳐나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총과 대포를 쏘며 격렬한 대립을 하고 있다. 또다시 무수한 생명을 죽이는 전쟁의 위험이 온다면…….
그래서인지 나는 이곳의 아름다움과 희귀함을 그대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간직하고, 또한 다음 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생명과 평화의 땅이 훼손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영속되는 희망을 발견하고 싶다. 그리고 희망의 불씨를 조금이나마 피워보고자 10여 년 동안 찾았던 이 지역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그 기억의 얘기를 시작하고 싶다. 이 책은 내가 아들과 손잡고 언제나 가고 싶은, 또 아들이 아들의 아들과 손잡고 언제나 가고 싶어 할 이 땅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들의 이야기이다. 생명과 평화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