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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했던 기억들이 때로는
전해윤
작은숲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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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쓸쓸했던 날들
표준전과
물오징어 두 마리 - 아버지와의 추억
누나의 우등상장
재수하러 상경하던 날
지게는 업어주지 마라
쓸쓸했던 날들
숨은 그림 찾기

2부 기억 저편의 추억들
고래 선생님
한여름 밤의 추억
여울진 만남
부모 신고식
오래된 기쁨
두 번의 운명

3부 내 안의 별이 된 아이들
너무 반듯해서 슬펐던 아이
듬직한 가출 소녀
제자의 눈물
조금은 엉뚱했던 아이
제자의 한 말씀
선생보다 당당했던 아이들
졸업여행

4부 갈등의 세월을 넘어
아이들을 사랑했지, 그것만은 진실이었어
교육감 선거
‘벼룩의 간’ 도둑
대한민국의 방송들
아, 나의 조국
아름다운 권력
화려한 착각
염치없는 사회
우리들의 풍경 : 행복한가?

5부 지구별의 나그네 되어
작은 소망
낭만적으로 산다는 것
요셉으로 살아가기
라파엘의 집
연도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지구별 나그네
아름다운 마무리

저자 소개 1

충남 금산에서 출생하여 공주사범대학과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공주,온양, 천안, 당진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수료한 후 한국작가회의 충남지회 회원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동행』 『염치, 없다』, 자전에세이 『쓸쓸했던 기억들이 때로는』를 출간했다. 충남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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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38g | 148*210*20mm
ISBN13
9791160350302

책 속으로

운동회가 끝나고 가을 해가 뉘엿뉘엿 질 때 학교를 나왔다. 상품으로 받은 노트와 연필 몇 자루를 들고 신작로를 따라 걸었다. 다른 아이들은 제 부모들과 이미 집으로 돌아갔는지 긴 신작로에는 나 혼자였다. 먼지가 풀썩대고 코스모스가 피어 있던 길, 나는 신작로에 깔려 있던 애꿎은 자갈들만 걷어차며 걸었다. 지금은 그 길이 아스팔트로 포장이 돼서 멀끔하지만, 아직도 그 길을 지나칠 때면 그 가을의 쓸쓸했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쓸쓸했던 날들」중에서

오열하는 Y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예로부터 가난은 죄가 아니다 했지만, 겪어 본 사람은 안다. 가난이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고, 비참하게 만드는지를. 오뉴월 더위에 수박을 팔다 온 아이,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이는 Y를 가만히 안아 줄 수밖에. 세상은 다 그런 거란다,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내라, 하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가난하여 꿈을 포기한 자의 심정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제자의 눈물」중에서

사실 그동안 기본도 돼 먹지 않은 인간들을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국민들에 대해 실망을 넘어 원망을 하고 있었다. (중략) 그런데 그날 아침, 그렇게 국민들을 원망하며 조급하게 굴었던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마음 깊이 사죄했다. 민중은 속이 깊구나. 겉으로 보기에는 우매해 보이지만 기실은 신중하고 강단지구나. 민중은 오래 참고 견디며 최후의 순간을 기다릴 줄 아는구나. 그들은 지혜롭고 아름다운 선택을 할 줄 아는구나. 미안하고 고마웠다. ---「아름다운 권력」중에서

정직, 근면, 성실 등 인간됨에 있어서 중요한 덕목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염치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염치는 우리들과 이 사회를 썩지 않게 해 주는 방부제라고 생각한다. 염치마저 잃게 되면 우리들과 이 사회는 끝없이 망가지고 썩어문드러질 것이다. 염치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다움을 잃지 않게 해 주는 최후의 보루가 아닐까.
---「염치없는 사회」중에서

지구별의 아름다운 방랑자가 되고 싶다. 거침없이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진정한 나그네가 되고 싶다. (중략) 진정한 나그네는 자신이 머물던 곳에 대해 추억을 가질 뿐 집착이나 미련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동안 가능한 한 지구별의 많은 곳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들의 삶을 느껴보고 싶다. 지구별의 진정한 나그네가 되어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싶다.
---「작은 소망」중에서

알 수 없는 삶이라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죽음의 길이라고 그 앞에서 통곡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낭만적이지 않으면 이 난감한 상황을 어찌 버틸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나는 쭉 ‘낭만적’으로 살고 싶다. 이승의 삶이 끝나는 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여행지를 향하여 떠나고 싶다. 내가 너무 낭만적인가?

---「낭만적으로 산다는 것」중에서

추천평

수시로 던지는 질문, 과연 글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감동의 첫걸음은 늘 진솔함과 마음의 진정성에서 오느니. 눈이 편찮으신 아버지와 그 가난의 짐을 고스란히 짊어진 어머니, 그리고 동생을 위해 무한 희생하는 형들과 누나가 그려내는 저 아득하고 아린 풍경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저 고통과 서러움의 갈대밭을 헤치고 나와, 마침내 아름다운 생의 고갯마루에 걸터앉아 지나온 슬픔의 고샅길 뒤돌아보며 눈물짓는 옛 소년의 이야기들을 읽는 동안, 자꾸만 울컥거리며 솟아나는 눈물 자르느라 눈꺼풀이 고생을 많이 했다. 비록 자신이 원치 않았던 선생이 되었지만, 어린 날의 자신과 꼭 닮은 눈 맑은 아이들의 꿈과 그 꿈을 지켜주려고 목숨을 거는 벗들을 외면할수 없어, 끝내 시대와 맞서 싸워 나가야 했던 한 가슴 따순 교사의 강물 같은 이야기라니. 늦깎이로 시 공부를 시작해 어느 날 문득 시집 한 채 어깨에 떡하니 메고 나타났을 때 심상찮은 시대의 낭만 검객인 줄 진즉에 눈치 채긴 하였으되, 이젠 스물다섯 개의 꿈 깃발을 앞세우며 이 허망한 세상 진짜 멋지게 건너가는 낭만 고수의 길을 보여줄 터이니, 당신과 더불어 함께 가자며 저 언덕 억새꽃처럼 훠이훠이 흩날리고 있는 대책 없는 지구별 나그네를 대체 어찌할 수 있으랴. 나 원 참.

류지남(시인, 충남작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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