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글
5년을 넘게 연재했던 《만화 임꺽정》이 책으로 나오고, 재발간 되고 지금 또 개정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네 삶이 임꺽정을 계속 원해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임꺽정을 따라다니던 부조리한 현실과 부패한 사회…그런 현실은 지금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듯합니다. 저는 임꺽정을 위인이나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으로 그리려고 했습니다. 그가 부조리와 부패 속에서 정의를 찾고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추천사 깔끔하고 세련되지 않은 선, 거친 붓 터치만으로 이두호 선생님의 작품을 한국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랬을 것만 같은 인물들의 등신(等身), 소리가 들리는 듯 당시가 느껴지는 대사, 무엇보다 그 공간에 내가 놓인 것 같은 공간감이 떡을 치대듯 짓이겨져 한국적인, 이두호 선생님만의 만화가 만들어진다. _윤태호(《미생》 《오리진》 만화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이두호 선생님의 《만화 임꺽정》이 복간됐다는 소식에 아련하고도 반갑다. 선생님의 인품과 작품에 마음의 빚을 진 오랜 세월 탓일 것이다. 나는 지금 유명하고 오래된 한 질의 역사만화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거장의 60여 년에 걸친 일상이 한국만화의 가장 벅차고 소중한 역사가 된 놀라운 현장을 추천하는 것이다. _주완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독자로서의 시작과 작가로서의 시작, 대부분의 작가들은 아마도 이 두 가지 시작점을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작점은 대부분 ‘특정한 작품’을 접하는 순간이다. 내가 만화에 빠지게 된 작품은 많지만 작가로서의 인생을 진지하게 시작하도록 이끌어준 작품은 이두호 선생님의 《만화 임꺽정》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작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경로를 만들어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방향을 잃는 경험은 일상적인 고통이다. 그럴 때마다 등대 혹은 나침반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시작점이 되어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있어서 이두호 선생님은 “작가는 엉덩이로 그린다”는 말과 함께 당신의 작품들로 언제나 방향을 제시해주신 분이다. 《만화 임꺽정》의 재발간은 나의 시작점이 다시 눈앞에 살아나는 가슴 벅찬 순간이자 또 다른 작가들을 탄생시킬 수 있는 멋진 지점이 될 것이다. _이종범(《닥터 프로스트》 만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