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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여 강물이 몹시도 퍼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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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퍼렇게 출렁이는 강물
검정비둘기 / 11
무상 / 12
내 무덤에 오려거든 / 13
길 / 16
우리 좋은 길동무로 / 17
이 목숨 끊어 / 19
그 길 아이 못막으리 / 20
산에 오릅니다 / 21
삶 / 23
시조 / 24
…생략…

제2부 현구 시 세계와 문학사적 가치
비애와 무상의 시학 / 115
김현구 시에 나타난 공간 표상의 변모와 그 의미 / 144
김현구 시의 문학사적 의의에 대하여 / 178
시문학파와 김현구의 시세계 / 201

김현구 연보 / 221

저자 소개 1

시인 김현구는 서정성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인생에서 느낀 감정을 부드러운 가락에 실은 시를 남겼다. 호는 현구(玄鳩)이다. 전라남도 강진군 서성리 179번지에서 몰락하는 관료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배재고등보통학교(培材高等普通學校)를 중퇴한 후, 김영랑(金永郞)과 더불어 강진에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하면서 ‘청구’라는 문학 모임을 결성하고 동인지를 발간하였다. 1930년 10월에 발간된 『시문학(詩文學)』 2호에 「임이여 강물이 몹시도 퍼렇습니다」, 「물에 뜬 갈매기」, 「거룩한 봄과 슬픈 봄」, 「적멸(寂滅)」 등 4편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하였다. 그 뒤
시인 김현구는 서정성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인생에서 느낀 감정을 부드러운 가락에 실은 시를 남겼다.
호는 현구(玄鳩)이다. 전라남도 강진군 서성리 179번지에서 몰락하는 관료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배재고등보통학교(培材高等普通學校)를 중퇴한 후, 김영랑(金永郞)과 더불어 강진에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하면서 ‘청구’라는 문학 모임을 결성하고 동인지를 발간하였다.
1930년 10월에 발간된 『시문학(詩文學)』 2호에 「임이여 강물이 몹시도 퍼렇습니다」, 「물에 뜬 갈매기」, 「거룩한 봄과 슬픈 봄」, 「적멸(寂滅)」 등 4편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하였다. 그 뒤 「풀 우에 누워」(『문예월간』 1931.11), 「내마음 사는 곳」(『문학』, 1933. 12), 「길」(『문학』 3호), 「산비달기 같은」 등 『문예월간』과 『문학』지를 통해 1934년 4월까지 8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서정성(抒情性)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인생에서 느낀 감정을 부드러운 가락에 담고 있어 시문학파 시인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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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53*224*20mm
ISBN13
9788968494451

책 속으로

제1부 퍼렇게 출렁이는 강물

검정비둘기

뉘 눈살에 시달리어 그 맵시 쓸쓸히
외로운 넋 물고 오는 검정 비둘기
해늙은 느릅나무 가지에 앉아
구구꾸 목놓아 슬피 우노나

깨우면 꺼져버릴 꿈 같은 세상
사랑도 미움도 물 위의 거품
그 설움 향화처럼 피워지련만
날마다 못잊어 우는 비둘기

웰트슈매-쓰 니힐의 속 아픈 울음
알 이 없고 둘곳 없는 저 혼자 설움
귀 먹은 지옥거리 가에 앉아서
허공에 울어대는 외론 비둘기

높고 푸른 하늘은 끝없이 멀리 개어
태고연한 햇빛만 헛되이 흐르는 날
오늘도 혼자 앉아 슬피 울다가
어디론지 간 곳 모를 검정 비둘기


무상

시들은 꽃잎이 날은다 날은다
재운 봄 언덕에
오오 벗아 그 잔 들으시라
보는 체 말자

무심한 세월은 흐른다 흐른다
아끼는 맘 비웃고
오오 젊은이여 어둔 한숨 거두어라
근심을 잊자

죽엄길의 상여 소리 들린다 들린다
어제도 오늘도
오오 그대여 설운 귀 가리우라
들은 체 말자

때 오면 무덤에 돌아갈 이 몸도 이 몸도
외로운 나그네
오오 임아 나를 껴안아 다오
슬픔을 잊자


내 무덤에 오려거든

내 무덤에 오려거든
조용히 혼자 오소

날 새면 찾아와서
나와 둘이 노는 산새

여러 사람 지껄이면
행여 놀라 날아가리

내 무덤에 오시거든
눈물일랑 짓지마소

쓸쓸한 산골 속에
혼자 누워 한가한 몸

한세상 슬픈 생각
마음도 지긋하이

내 무덤에 오실 때는
아무것도 들지 말고

빈손 쥐고 오신 길에
볼 이 없이 외롭게 핀

꽃 한송이 옮아다가
무덤 위에 심어주소

나는 살고 싶소

위대한 가지 끝에
거꾸로 달아 매오

꽃 한 포기 웃지 않고
새 한 마리 날지 않는
천애의 절도에 가두어 두오

끝없는 고역과 잔학한 매질 쉬지 않는데도
나는 살고 싶소

계절과 계절이 입맞추고
바람과 구름이 오고가고

해가 궁창을 밝히다 간 다음
달이 은광면사에 별을 달고 오는 동안

하늘 가에 혼자 남아도
나는 살고 싶소




파란 안개 자욱히 덮여 고요한 길
나뭇잎 소복 쌓여 사람 기척 없는 길
아렴풋한 달빛 아래 호젓이 조으는 길
아아 마음속 그윽히 뻗은 길 숨어 있는 길

날마다 밤마다 때 없이 그 길 위에 노닐며
슬퍼하고 기뻐하며 또 눈을 감노니
기쁨과 설움에 때로 맑고 흐리우는
넋만이 다니는 길 마음 속 빛나는 길


우리 좋은 길동무로

당신을 왜 나를 보고 외면하십니까
그 피로한 얼굴을 요리 좀 돌리시오
고해풍파에 거칠어진 손목이나 만져 봅시다

그대 뜰 앞에 넘쳐 흐르는 샘물 한모금 원치않는 내게
문을 굳이 닫고 돌아섬은 어인 일이십니까
그대가 아끼고 탐내시는 보화야
나에게는 길 차비에 고달픈 짐이 될 뿐이외다

허공에 뜬 무지개 같은 그대 조그만 업적이야
에베레스트 상상봉 꼭대기 풀잎 하나와
대양의 깊고 어둔 물밑에 놓인 조약돌 한 알보다도
더 부러워 여기지는 않습니다

내 구태여 바라는 마음이 있다하면
그대 지난 날 위에 곱곱이 쌓인 슬픈 여행담과
눈썹에 고인 한 방울 구슬 같은 회한의 눈물만이
내 삶에 기름진 자양과 값진 노자가 될 것입니다

풀 끝에 이슬같이 이 목숨 사라지는 날
우리들 이 세상 지나가던 자리에 남기고 가는 것
오오 참으로 그 자리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이 목숨 끊어

이 세상 버리고 살으렸던가
한평생 꿈 속에만 잠기렸던가
온 세상 어둔 죄악 밝혀준다면
예수같이 이 목숨 끊어 드리지

사랑으로 흐린 세상 맑히고 싶다
눈물로 더러운 세상 쓸고도 싶다
구박을 피하여 세상 버림이
한평생 꿈속에만 살으렴인가


그 길 아이 못막으리

죽음의 길 싫어 마소 부르거든 고이 가소
해와 달이 생길 적에 삶과 죽음 마련하심
누리의 크신 뜻을 싫다 한들 어이하리

가을 바람에 우수수 나는 잎의 길을 따라
억만의 옛 사람들 설움 안고 가셨나니
아니 갈래야 아니 보내랴 그 길 아이 못막으리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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