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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의 풍경들
신문수
지오북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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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 4

제1부 초록 숲 언저리에서 …… 10
자작나무 …… 12
동백은 처연히 피고 지고 …… 22
구천을 떠도는 꽃잎들 …… 32
어떤 여름날 …… 38
가을에 읽는 「가을에게」 …… 47
겨울 산사를 찾아서 …… 62
죽음의 생태적 의미 …… 70

제2부 삶의 여울목에서 …… 80
시작에 대하여 …… 82
이름에 대하여 …… 96
홀로 집을 지키며 …… 106
일탈의 욕망 …… 117
어머니의 마지막 날들 …… 124
골싹함의 미덕 …… 133
이 한 장의 사진 …… 139

제3부 어떤 길 위에서 …… 148
팔라우의 밤낚시 …… 150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 159
하이브리드 문화의 부침: 베트남에 대한 인상 …… 167
평화의 심연: 히로시마 단상 …… 179
하트포드의 ‘시인의 길’ …… 202
사랑과 권력: 비비하눔 모스크 …… 229

제4부 문학의 창가에서 …… 246
백지의 시학 …… 248
어두운 내면 심리의 탐구자: 에드거 앨런 포 탄생 200주년에 부쳐 …… 257
시대적 표현으로서의 삶: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시 돌아본 헤밍웨이의 문학 …… 265
『노상에서』의 두루마리 원고 …… 271
개인과 사회: 『주홍글자』에 대한 한 시각 …… 280
흑인문학의 새로운 이정표 …… 289
노아의 눈으로 …… 295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로 미국문학과 생태문학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특히 생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인문학, 생태학, 경관학, 건축학 등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로 구성된 생태문화연구회를 이끌면서 학제적 대화를 통해 생태문화연구의 정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및 동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석사, 하와이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회장(2011), 한국문학과환경학회 회장(2006), 한국영미문학교육학회 회장(2005~2007)을 역임했다. 저서로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로 미국문학과 생태문학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특히 생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인문학, 생태학, 경관학, 건축학 등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로 구성된 생태문화연구회를 이끌면서 학제적 대화를 통해 생태문화연구의 정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및 동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석사, 하와이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회장(2011), 한국문학과환경학회 회장(2006), 한국영미문학교육학회 회장(2005~2007)을 역임했다.
저서로 『풍경, 혹은 마음의 풍경』, 『타자의 초상: 인종주의와 문학』, 『시간의 노상에서』(1~2), 『‘모비딕’ 읽기의 즐거움』이 있고, 편서로는 『미국의 자연관 변천과 생태의식』, 『미국 흑인문학의 이해』, 역서로는 『프로이트 예술미학』, 『자연』, 『문학 속의 언어학』, 공역서로는 『빛을 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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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5*215*30mm
ISBN13
9788994242514

책 속으로

봄꽃의 개화가 찬란하다면 낙화는 애절하기 그지없다. 한꺼번에 핀 꽃들이 그 황홀경을 시샘하는 거친 돌풍이라도 만나면 덧없이 꺾여 군무를 추기에 바쁘다. 황홀한 에로티시즘의 세계도 잠깐인 것이다. 하나의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 저마다 춥고 긴 겨울의 시간을 인고하며 지내왔을 것을 생각하면 며칠도 되지 않아 떨어지고 마는 덧없는 꽃의 운명은 허망하기 짝이 없다. 더욱 애잔한 것은 떨어진 꽃잎들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사실이다.
---「구천을 떠도는 꽃잎들」중에서

인구 35만 명이 살고 있던 대도시를 초토화시켜버린 원폭 투하는 과학기술의 사회성 문제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기술의 발명과 탐구는 순수한 진리 탐구로 간주되어 흔히 가치중립적인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미지의 것을 밝히고자 하는 순수한 지적 호기심으로만 그치는 과학적 탐구란 거의 없다. 과학은 언제나 기술 응용화의 욕구와 접목되어 인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과학기술이 특히 정치, 군사, 경제적 목적과 접합될 때 종종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 수가 허다했다.
---「평화의 심연: 히로시마 단상」중에서

자신의 사랑에 대한 화답으로 사원의 마무리를 서두르다가 본의 아닌 일탈을 범한 비비하눔 왕비를 티무르가 가혹하게 처형한 것은 부정의 응징이면서 또한 변전되기 마련인 사랑의 원상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영원성을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출로도 읽을 수 있다. 지귀는 선덕여왕으로부터 금팔찌를 받고서 여왕에 대한 사모의 정이 절정에 이르는 순간 그 열화로 불타올라서 스스로를 소멸시키고 만다. 덕분에 그의 지순한 사랑은 금팔찌와 그 원형의 형상이 표상하는 불멸의 영원성, 시간을 초월한 그 영속적인 소용돌이 속에 설화로 남아 오늘날까지 전승되어온 것이다. 현실의 사랑은 덧없지만 그것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은 예술의 형식을 통해 그 덧없음을 이처럼 넘어서는 것이다.
---「사랑과 권력: 비비하눔 모스크」중에서

가득 찬 그릇은 더 이상 담을 수가 없다. 새로운 것을 담으려면 비워야 한다. 사설이 넘치는 시가 감동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암시와 여운이 풍부한 시일수록 마음을 울리고 새로운 통찰을 자극할 수 있다. 예술은 완벽을 추구한다. 그러나 아무리 빈틈없는 형식미를 갖추더라도 마음을 울리지 못한다면 예술은 의미 없는 제스처에 불과하다. 빈자리가 있어 여운이 느껴질 때 예술은 감동의 메아리를 불러올 수 있는 법이다. 이것이 어찌 예술에만 해당되는 것이랴. 우리 삶의 경우도 어떤 때는 단호한 결단과 거침없는 행동이 요구되지만 때로 물러서서 침잠하고 정관하는 여백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백지의 시학」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상의 삶에서 깨닫는 ‘존재의 순간’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의식 내면과 조응하여 삶을 새롭게 돌아보게 만드는 정경들이 있다. 신 교수는 그러한 정경을 응시하면서 느낀 인상과 소회를 차분하게 풀어나간다.

“나는 화사한 봄꽃나무들을 보아오던 눈으로 겨울꽃인 동백을 보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대부분의 나무가 고목처럼 잠자고 있는 한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은 봄이 아니라 바로 그때가 몇 송이가 피든지 절정기인 것이리라.”

선운사의 소담한 동백, 이렇듯 사소한 물상 안에서도 신 교수는 삶의 이치를 깨닫는다. 이는 버지니아 울프가 명명한 일상에 돌연 대면하는 “존재의 순간”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지난 경험들을 양분으로 하여 그 지평을 넓혀나간다. 일상의 사소한 물상에서도 이치를 깨닫고 자연을 음미하는 신 교수의 모습은 우리에게 경험이라는 양분을 쌓는 일, 그리고 여유를 갖고 일상을 돌아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게 한다.

문학을 통해 바라본 삶의 다양성

신 교수의 삶 속에서 만나는 경험에 대한 단상뿐 아니라 문학으로도 그 단상의 폭을 넓혀나간다. 에드거 앨런 포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리고 잭 케루악의 『노상에서』, 너대니얼 호손의 『주홍글자』, 조라 닐 허스턴의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등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문학작품이 등장한다.

『주홍글자』에서 청교도 사회와 헤스터에 대한 화자의 태도는 상반된다. 하지만 그 태도는 또 다른 주인공 딤즈데일의 등장으로 미묘하게 달라진다. 신 교수는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청교주의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태도를 세심하게 살펴보며, 독자들에게 호손의 양면성을 상기시킨다. 호손의 이런 양면성은 삶의 복잡다단함이 단선적인 시각으로는 결코 파악되지 않음을 드러낸다. 자칫 놓칠 수 있는 소설 속의 다양한 시각을 섬세하게 해석하고, 또한 각각의 시각을 다시 다양한 시각으로 파악하는 신 교수의 모습에서 우리는 남다른 그의 식견과 통찰을 발견할 수 있다.

새로운 여정에서 만난 문화의 기억

신 교수는 일상을 떠난 새로운 여정의 길목에서도 끊임없는 체험을 통해 삶의 예지를 깨우친다. 사마르칸트를 방문한 신 교수는 인문학자로서 비비하눔 모스크의 야사, 문화적 기억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비극으로 끝맺었으나, 비비하눔 모스크의 출발은 숭고한 에로스의 징표로 착수된 것이었음에 신 교수는 주목한다. 그리고 비비하눔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비비하눔 모스크를 축성시킨 왕의 그 정념의 역사를 돌아보며, 사랑의 정념이 예술의 원초적 비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신 교수는 그 기원과 개념에서 사랑의 유한성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의 심리를 찾아낸다. 단순히 비련의 이야기나 또는 문명의 야만성을 드러내는 건축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원초적인 심리까지도 고려하는 신 교수의 해석은 이면에 숨어있는 의미에 대해 더욱 궁금증을 갖게 한다. 또한 조제프 브누아 쉬베의 「그림의 기원」 등, 사랑의 정념을 그림으로 구현해낸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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