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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폭염주의보 같이 밥 먹을 사람 눈사람 봄날의 카네이션 사탕 촌스런 바다 봄날의 카네이션 2 귀퉁이 휴지 꼭 스물아홉 뭉뚱그리다 구슬 종이 위에 울다 선을 긋다 혹 포클레인 러브레터 시 모리 팔찌 변심 싱숭생숭 오해와 진실 바퀴벌레 우리가 만난 계절 악수 이름표 안녕이란 말은 2부 봄바람 밤이되면 어린이대공원 추천사 군인 시의 완성 이별하는 날 눈 감아 인연 동화 취하기 전 진담 집 그런 사랑 아름다운 이별 애칭 다행이다 서서 생일 축하해 사진 배려 배려 2 아직 거기까지 거울 누구세요 남과 달라 무사 3부 시절 어긋난 계절 고새 반대로 풍덩 잔소리 폭우와 몸살 느리게 도는 별 홀로 바운더리 우표 무게 무제 시집 장충동 갑자기란 말은 이럴 때 써 가을에 젖은 눈물 데자뷰 눈꽃 4부 지각 다음 이야기 기억 작약 네 이름 가끔 기다립니다 아날로그 한 줄 덧칠 여름에 서서 창피해 해가 지고 재개발 가난한 당신 하품 너의 카네이션 그렇고 그런 사람 봄 작가 제주 선셋 편지가 없었다면 촌스러운 사람 미세먼지 오늘의 일기 다시 이별 에필로그 P.S. |
박혜숙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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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낼 때마다 한 권씩 따로 챙겨놓는다
언젠가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언젠가 찾아봐 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 언젠가 내가 까먹진 않을까 하는 불안 더 이상 서점 서가에서는 내 시집을 찾을 수 없다 찾을 수 없는 게 시집뿐은 아닐 거고 찾고 싶었던 게 시집뿐은 아닐 거라서 시집을 낼 때마다 습관처럼 따로 떼어 챙겨놓는 내 마음이다 -「혹」 --- p.29 나는 받은 선물보다 사랑한 기억을 쓰고 싶지만 두 번째 만난 날 인사동 길을 걷다 내가 좀 눈여겨보던 수첩과 연필을 언젠가 사 들고 와 수줍게 내밀던 그때 그 선물은 오래 기억하고 있다 꼭 원하는 글 쓰는 사람 되길 바란다, 카드에 어쩌면 그때부터 나는 너를 적어두어야 했는지도 너의 바람이었을까 아직도 불어오면 그때로 가있다 -「시」 --- p.32 언젠가 우연히 읽은 책이 읽다가 다 읽고도 울렸던 그가 돌아왔다 다시 갖고 싶었지만 다시 읽고 싶었지만 다시 만났으면 하지만 아무 일 없이 사는 게 그의 뜻이라면 나는 그대로 받아 적는다 언젠가 우연히 만나도 우리가 무사히 넘어가게 접어두지도 않았다 -「무사」 --- p.80 내가 바란 건 너의 웃음 그게 전부였는데 네가 나를 견뎌내는 그 얼굴이 전부라서 내 전부가 사라졌어 그래서 떠나는 거야 -「반대로」 --- p.87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 나를 찍는 걸 좋아했는데 그 좋아한 카메라를 팔았다고 추억도 다 팔고 일만 하며 산다고 이제 뭘 좋아하는지도 뭘 위해 오늘을 쓰는지도 모른다고 그저 지난 사진들 몇 장 들춰 보다 내 생각이 나더라고 아직도 기다리는가 묻고 싶었다면 다 팔고 남은 마음 없는 당신에게 갈 내 마음 같은 거 나도 다 쓰고 팔아서 남은 게 책 몇 권이라고 우린 안부 뒤로 숨겼다 마음이 갚아야 할 빚도 아닌데 모른 척 살아도 된다고 마음이 더 가고 덜 가고 마음이 꼭 같아야 할 이유 없지 뭘 아끼고 뭘 팔았든 나이 먹고 먹고사느라고 그런데 어쩐지 좀 슬펐다 어떤지 좀 묻고 따지고 싶은 오늘 내 생각이 나더라고 나는 너무 늦었다는 말 대신 내일은 좋아하는 일을 해보라고 나를 찾는 일은 아닐 거라고 했다 내가 나를 위해 쓰고 있는 이 글처럼 당신 위해서 살아, 아끼지 말고 -「가난한 당신」 --- p.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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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자꾸 숨기게 되는 마음이다. 감정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쿨하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 그 말이 모욕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누군가를 어떻게,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은 촌스럽고 구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박혜숙은 진심을 드러내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교를 사용하거나 잘 가다듬어진 언어로 진심을 세련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단지 순간의 마음을 가장 진솔한 언어로 생생하게 붙잡아내는 데 치중할 뿐이다. 그래서 박혜숙의 시집 『촌스러운 사람』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시를 읽는다는 느낌을 넘어 누군가의 마음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런 애틋한 마음이 내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헤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그리워하는 사람, 마음속에서 끝없이 되풀이되는 시간. 일부러 지어내지 않은 시인의 진심은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단순히 활자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깊이 묻어두었던 자신의 진심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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