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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총서의 21세기판, 오서오경독본五書五經讀本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에서는 1990년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비롯한 동양문화의 근간이자 한문교육의 기본원전 번역 사업인 동양고전국역총서 발간에 착수하여 1998년 ≪서경집전≫과 ≪주역전의≫를 끝으로 근 10년 동안의 노력에 마침내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내외 연구 성과가 쌓임은 물론이고 동양학 열풍으로 높아진 독자의 지적호기심을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 21세기판 동양고전번역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총서를 기획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서오경독본’ 시리즈다. 오서는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소학小學≫을, 오경은 ≪시경詩經≫, ≪서경書經≫, ≪주역周易≫, ≪예기禮記≫, ≪춘추春秋≫를 가리킨다. 오서오경은 유학儒學과 동아시아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고전古典이다. 본회에서는 치밀한 준비와 연구로 장장 10년 만에 드디어 첫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오서오경독본은 2019년까지 10종 22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주자학의 처음과 끝, ≪대학大學≫과 ≪중용中庸≫ ≪대학≫과 ≪중용≫은 본래 ≪예기禮記≫에 들어 있었다. ≪중용≫은 일찌감치 독립하여 단행본으로 유통되었으나, ≪대학≫은 북송 때 와서야 비로소 독립한다. 특히 이정二程으로 병칭되는 정호程顥와 정이程? 형제는 ≪대학≫을 ‘공자孔子가 남긴 글로서 초학자가 덕德에 들어가는 문’이라 하고, ≪중용≫을 ‘공문孔門의 심법心法을 전수한 글’이라고 하여 중시하였다. 주자는 이정의 이 견해를 받아들여 ≪대학≫·≪중용≫을 ≪논어≫·≪맹자≫와 함께 ‘사서四書’라고 부르며 중시하였다. 주자朱子(이름은 희熹, 호는 회암晦庵)는 북송北宋 오자五子로 불리는 주돈이周敦?·소옹邵雍·장재張載·정호程顥·정이程?의 학문을 집대성하여 이학理學을 완성한 도학자道學者다. 이를 주자학朱子學·정주학程朱學 등으로 부른다. 주자 이전까지는 학문이 오경五經 훈고학訓?學(자구의 해석과 주석 등을 주로 하는 학문)과 치인治人(국가통치술을 익히는 것)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주자가 ≪대학장구大學章句≫, ≪중용장구中庸章句≫, ≪논어집주論語集註≫, ≪맹자집주孟子集註≫를 지어 합각合刻하고, ≪대학≫→≪논어≫→≪맹자≫→≪중용≫의 학문순서를 정하여 성인聖人의 도道를 밝히려고 노력한 이후로, 학문의 중심이 오경에서 사서四書 의리학義理學(의리를 탐구하는 학문)과 수기修己(자신을 수양하기 위한 것)로 바뀌었다. ≪대학≫은 학문의 강령綱領과 조목條目으로서 학문의 대체大體를 세우기 위한 책이며, 팔조목八條目을 통해 수기와 치인을 포괄한다. ≪중용≫은 학문의 완성으로서 자기완성과 성誠의 실현을 이루기 위한 책이며, 구경九經을 통해 수기와 치인을 설명한다. 또한 ≪대학≫은 인간의 마음을 가리키는 명덕明德으로 시작하고 ≪중용≫은 ‘하늘이 명령한 것을 성性이라고 한다.’고 하여 인간의 본성으로 시작한다. 명덕과 본성은 표현은 다르나 가리키는 내용은 동일하다. 그러므로 ≪대학≫과 ≪중용≫은 상호보완적인 책으로 사서의 처음과 끝이자 주자학의 처음과 끝이다. ≪대학장구≫와 ≪중용장구≫는 수신서修身書로서 학자의 필독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학서政治學書로서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대학≫은 주자가 죽기 3일전까지도 수정할 정도로 애정을 쏟은 책이다. 이를 제왕학帝王學으로 확대하여 경연經筵의 주요 교재가 된 진덕수眞德秀의 ≪대학연의大學衍義≫, 구준丘濬의 ≪대학연의보大學衍義補≫를 비롯하여 조선에서 ≪대학연의집략大學衍義輯略≫, ≪대학류의大學類義≫, ≪국조대학연의國朝大學衍義≫ 등이 편찬되었다. 이 책의 특징 이 책은 주자의 ≪대학장구大學章句≫와 ≪중용장구中庸章句≫를 ≪대학·중용집주≫라는 제목으로 합본合本한 것이다. ≪대학≫과 ≪중용≫에 대한 주자의 생각과 사상을 온전히 풀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우리의 전통 한문독법漢文讀法을 계승하면서도 번역의 현대성을 구현하기 위해 번역문만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였으며 한문원문에는 토吐를 달았다. 정확한 교감校勘과 전거典據 확인, 글자의 쓰임 하나하나를 점검하여 관습적으로 반복해온 오역誤譯과 표현의 문제를 바로잡았으며, 판본에 따라 장구章句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교감과 함께 번역을 실어 주자의 생각이 변화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장구章句에 대한 해설서라 할 수 있는 주자의 ≪대학혹문大學或問≫·≪중용혹문中庸或問≫과 한중일韓中日 역대 학자의 연구 성과를 선별, 주석으로 반영하여 ≪대학≫과 ≪중용≫의 정확한 이해는 물론 ≪대학≫과 ≪중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풍부한 주석은, 학술연구뿐 아니라 수준 높은 지식을 바라는 독자의 눈높이도 충분히 맞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번역한 이광호李光虎 교수는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 유학儒學을 연구한 한국을 대표하는 유학의 대가大家며, 전병수田炳秀 연구원은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유도회儒道會, 태동고전연구소 등에서 한학을 공부한 젊은 학자다. 사제師弟 관계로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전에도 ≪역주 예기정의-중용·대학≫을 함께 연구번역하였다. 이번에 발간한 주자의 ≪대학·중용집주≫와 ≪역주 예기정의-중용·대학≫을 함께 비교하며 읽어보면 집주集註의 연원淵源과 사상思想의 차이 등을 쉽게 살펴볼 수 있어 ≪대학≫과 ≪중용≫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