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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
봄비 내리는 날/봄 꿈/성암산 참꽃/운 좋은 날/꽃밭에서/ 늙은 시인의 시를 읽는 밤/청솔/그곳/변방에서 하룻밤/개구리/ 허공 속의 그림/그냥 왔다 그냥 가다/나 이제 돌아가리/첫사랑/ 정답/내 고향/그냥 그렇게/ 2 길 길/무지개/마음의 주인/어떤 기도/메아리/기다림/기다림 2/새가 되리/ 소릉재의 봄/덩굴장미/하루/들풀 1/들풀 2/가을밤/가을 여행/파도와 바다/ 너를 만난 후/ 3 강 너는 蓮이다/가을비 내리는 날/이유 없이/바람/가을날 저녁/땜질/11월에는/ 취하지 마/젖은 베개/강물 1/강물 2/10월/욱수천, 해 질 무렵/금호강가에 가면/ 시월의 마지막 밤/가을비 내리는 날/가을바람이 불면/ 4 돌 돌 1/돌 2/돌 3/돌 4/돌 5/돌 6/돌 7/돌 8/ 근황/관성의 법칙/등산길/노을/끗발/똥파리/낚시/ 가을밤에 비는 내리고/헛꿈/ 해설-길 위의 시, 시 속의 길_문무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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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강, 돌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은 시집이다. 그래서 이 시집은 부제목을 유난히 많은 단어들 중에서 한 단어씩 뽑은 것으로 보인다. 『익은 봄날』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문차숙 시집은 시인 자신과 꼭 빼닮은 책이다. 솔직하고 거침없고 그이 생각이 길 위에, 강물 위에 때로는 널브러지기도 흘러가기도, 굳어지기도 하며 자신의 방황이 어디에 가서 충돌하고 정착하는지를 솔직하게 그리고 거침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익은 봄날은 삶의 과정을 소제목으로 엮고 그 과정에서 시인의 생각을 물고 늘어진 것들이 이 시집에 담긴 시들이다. 봄날이 상징하는 것은 청춘이 익은 것이며, 젊음이 성숙한 것이며, 희망이 굳은 것이다. 문학 평론가인 문무학 시인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각 부마다 다양하게 해석해하고 있다. 어디 멀리 적막한 곳으로 숨어 버리고 싶다 한시도 떨치지 못하는 그를 천천히 단념하면서 무지몽매한 나를 담금질하여 그를 놓아주리니 설움도 눈 먼 시간도 조금씩 잊어가면서 어디 무심한 곳 그곳으로 숨고 싶다 - 「그곳」 전문 시가 사람을 이렇게 철저하게 반성하게만 한다면 시의 기능이 지나치게 효용론에 치우치지만, 자신의 일을 돌아보면서 반성하는 것은 효용론적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표현론과 객관론의 입장에서도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아름다움의 속성은 구체성만 가진 것이 아니라 구체적일 수 없는 추상 속에서도 피어나기 때문이다. 절대 크기로 비유될 수 없는 아름다움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 언제나 보이는 것 보다 더 크고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쳐가는 것들에 바치는 하루 싱거운 하루가 가는구나 야생마처럼 들길을 헤매다 돌아오면 남은 것은 헛것들의 눈알뿐 아무것도 없는 하루 뭇사람을 만나고 오는 날에는 허상만 남는데 다 부질없는 것 인연 한번 맺어 보겠다고 손짓하지만 그것, 애초에 바람인 것을 허공에다 대들어도 소용없는 것 스쳐가는 것들에 바치는 하루 이 저질의 하루 시인이 詩가 될 수 없는 온갖 것들과 막 살은 하루 -「하루」 전문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온 듯한 마지막 문장에서 시인의 재치가 보인다. ‘막’이라는 단어에서 시인의 후회와 시가 되지 않은 삶을 산 하루의 반성을 읽는다. 또한 삶을 돌아보는 화자의 심사를 짐작할 수 있다.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그 상처를 다독이며 사는 것 또한 순전히 저자 스스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저자의 고통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배려인 듯 하다. 그렇지만 앞에서 늘 말한 것처럼 스스로 그 고통의 산물을 익혀 주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