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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을 심은 남자
우리, 그리고 동물 _숀 탠 우편함을 심은 남자 _다비드 칼리 치릅! _마르틴 발트샤이트 손님 _톤 텔레헨 마법의 힘 _뱅상 퀴벨리에 나의 여섯 번째 감각 _타미-토브 태양은 여전히 거기 있다 와이키키 - 달콤한 동화 _마리스 푸트닌스 보일레와 자연 법칙 _이바 프로하스코바 분노의 땅 로버트 _폴 웨스턴 태양은 여전히 거기 있다 _제니 롭슨 나의 벚나무 _로세 라게르크란츠 켑의 열매 _이네스 갈란드 폐쇄된 문 _페터 헤르틀링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_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 나, 운이 좋지 않아? 회색 씨와 파랑 부인 _미리암 프레슬러 나, 운이 좋지 않아? _키르스텐 보이에 파르동 봉봉 _마르야레나 렘브케 너는 나의 모든 것 _바르트 무야르트 한때 난 구두 상자에서 살았다 _유타 리히터 백 살 _수잔 크렐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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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60주년 기념 작품집. 역대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작과 후보작의 작가들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아울러 쓴 스무 개의 단편들을 모으고,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화가 알료샤 블라우의 그림을 넣은 아름다운 단편집이다. 한국에서도 독자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은 저명한 문학가들의 작품을 한 권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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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칼리, 숀 탠, 미리암 프레슬러… 한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거장들의 새로운 면모
다비드 칼리는 미디어셀러인 그림책 『나는 기다립니다』의 글 작가로 큰 사랑을 받았고, 한국에 주로 그림책이 소개되어 있다.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에 수록된 단편 「우편함을 심은 남자」는 그의 문학적 성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낯선 나라 핀란드를 여행하던 화자 ‘나’는 깊은 숲속에서 나무마다 매달린 우편함들을 발견한다. 수십 개의 우편함에는 저마다 책이 한가득 들어 있다. 화자는 책들의 주인을 찾아나서지만, 그 책들의 주인인 ‘밀라 라코넨’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상심한다. 화자는 마지막으로 찾아간 숲에서, 우편함을 매단 장본인 알바르를 만난다. 알바르는 밀라의 남동생이다. 글자를 읽지 못하는 그에게 늘 책을 읽어 주던 밀라가 세상을 떠나자, 알바르는 자신에게 필요 없어진 책들을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 우편함’을 걸게 된 것이다. 「우편함을 심은 남자」의 본문 삽화가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의 표지 그림에 쓰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주인공인 화자는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책표지만으로 ‘어릴 적 내가 읽었던 책’임을 알아보고 반가움을 느낀다. 알바르는 비록 글자를 읽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그 기쁨을 타인과 나누기 위해 숲속에 자신만의 ‘도서관’을 만들었다. 내가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어떤 숲에 들어가 책이 가득 든 우편함들을 발견하는 일이 생길 수 있었겠는가? (중략) 어느 날 나는 곧바로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직접 우편함을 만들 수 없기에 돈을 주고 샀다. 우편함에 옛날 책들을 채웠다. 오래전에 좋아했던 책들 가운데서 골랐다. 한편으로는 책과 헤어지기가 힘들었지만, 그 보답으로 사람들이 책을 발견하고 지을 표정을 상상했다. 책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집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책들도 세상으로 나가 여행을 해야 한다. 바람에 흩어지는 낟알들처럼. (본문 29쪽) 여행에서 돌아온 화자는 알바르가 그랬듯, 자신의 책들을 누군가 읽을 수 있도록 우편함을 심는다. 그 책들은 여행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읽는 기쁨’을 전해 줄 것이다. 다비드 칼리가 프랑스어로 쓴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토비아스 셰펠이 독일어로 옮기고, 김경연 번역가가 한국어로 옮긴 뒤 우리 독자들에게 전해진 것처럼 말이다. 「우편함을 심은 남자」는 어떤 언어로 쓰였든, 어떤 틀에 담겼든 인간에게 문학이 주는 기쁨, 책이 주는 감동을 짧지만 신비한 이야기 속에 휼륭히 담았다. 그런가 하면 『빨간 나무』, 『도착』 등 직접 쓰고 그린 이야기로 한국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숀 탠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작품도 있다. 그의 단편 「우리, 그리고 동물」은 앵무새와 돼지에 대한 짧은 이야기다. 세상을 ‘앵무새와 함께 사는 사람’과 그러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며 풀어내는, 앵무새라는 놀라운 생명체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읽다 보면 그의 위트에 미소 짓게 된다. 이어지는 이야기 ‘돼지’에서는 주방에 매달려 조금씩 얇게 썰리는 ‘햄’을,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한때는 발도, 꼬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증발하듯 사라지고 있는 돼지’로 표현했다. 돼지가 고통스럽고, 슬프지 않을지 고민하는 어린 화자에게 아빠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화자는 믿지 않는다. 모두가 잠든 밤, 어린 화자가 수레에 돼지를 싣고 공원으로 가 자유롭게 해 주는 마지막 장면은 비장미마저 느껴진다. 「우리, 그리고 동물」은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에 대한 숀 탠만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새 단편집에 실려 있다고 한다.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는 그의 신작을 미리 만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뿐 아니라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의 미리암 프레슬러, 『크뤽케』의 페터 헤르틀링 등 한국에 청소년소설 작가로 잘 알려진 작가들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이의 마음에 남아 있는 동심의 힘 성인 독자에게 어린이문학은,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상상 세계, 잊지 말아야 할 보편적인 가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아직 남아 있음을 일깨우는 장르다. 어린이문학의 여운과 감동은 아주 오래 남는다. 1990년대의 독자들이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에게 폴 빌리어드가 있었다면, 2019년의 독자들에게는 「파르동 봉봉」의 마르야레나 렘브케가 있다. 사탕가게 ‘파르동 봉봉’의 주인 ‘호이 씨’는 태국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한 뒤 열심히 일해 자신만의 가게를 열었다. 모든 사람이 착하다고 믿는 호이 씨는 가게를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에게-비록 사탕을 사지 않아도-이 가게만의 상품인 ‘파르동 봉봉’ 사탕을 선물한다. 손님들은 사람을 너무 믿고, 특히 아이들에게 후한 호이 씨를 걱정하지만, 그는 늘 웃기만 한다. “호이 씨, 당신은 너무 사람을 잘 믿어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겁니다.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그게 진실입니다!” 호이 씨는 미소를 지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어쩌면 전 진실보다는 사탕을 더 잘 알지도 몰라요.” (중략) “마음이 텅 비어 있는데 금고가 가득 차 있다고 기뻐할 수 있을까요?” (본문 194쪽) 그런 호이 씨의 가게에 남자애 셋과 여자애 하나가 매일 들른다. 여자애가 호이 씨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는 사이 남자애들이 사탕을 훔치는 것이다. 그 사실을 다 알면서도, 호이 씨는 늘 아이들에게 공짜 사탕인 ‘파르동 봉봉’을 쥐여 준다. 어느 날, 호이 씨는 여자아이에게 평소보다 ‘파르동 봉봉’을 더 많이 가져가라고 한다. 어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파르동 봉봉’을 먹으면 갑자기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너희에게는 효과가 적은 것 같다면서 말이다. 아이들은 그날 이후 다시는 호이 씨의 가게에 오지 않았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호이 씨에게 ‘파르동(미안해요)’이라고 적힌 한 장의 그림 카드가 도착한다. 「파르동 봉봉」은 ‘한때는 당연했지만 이제는 동화 같아져 버린’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 어딘가에는 여전히 ‘사람’을 믿고 ‘아이가 자라기를 기다려 주는 어른’이 있지 않을까? 타미 솀-토브의 「나의 여섯 번째 감각」에서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는 감각을 갖게 된 어린 주인공의 시선으로 ‘어른들이 잃은 것’을 응시한다. 공원에 노숙자들이 늘어나자 동네 어른들이 주인공의 집에 모여 그들을 쫓아낼 효율적인 방법을 의논한다. 주인공의 눈에는 아주 오래전, 몸을 다쳐 아무리 소리쳐도 청각 장애를 가진 부모님이 와 주지 않아 눈물을 흘리던 엄마의 어린 시절이 보인다.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학창 시절 내내 따돌림당했던 윗집 아주머니의 어린 시절이 보인다. 그런 그들은 어쩌다 공원의 부랑자들이 쉴 곳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어른이 된 것일까? 어린 주인공은 어릴 때 어둠을 두려워하던 어느 노숙자에게 자신의 손전등을 건네면서, 어른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그 밖에도 2019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작가 바르트 무야르트가 쓴 「너는 나의 모든 것」, 수잔 크렐러의 「백 살」 등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품들은 어린이문학이 모든 연령의 독자들에게 유효한 장르임을 증명하는 수작들이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세계에 주목하는 시선들 오래전부터 소외된 이웃들, 어른이 만든 세계의 논리와 폭력에 희생되는 어린이들에 주목해 온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의 정신은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에도 생생히 살아 있다. 마리스 푸트닌스의 「와이키키-달콤한 동화」는 코코아 도넛인 볼렌과 분홍색 머랭의 사랑 이야기다. 언뜻 낭만적인 이야기지만 그들이 ‘사랑의 도피’를 벌이게 된 이유는 머랭의 친구들이 볼렌에게 흰 가루설탕을 입히려 하고, 볼렌의 가족들이 머랭에게 코코아 파우더를 뿌려 자신들과 같은 ‘색’으로 만들려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차별’을 비유적으로 그린 작품이 있는가 하면, 로버트 폴 웨스턴의 「분노의 땅」은 일명 ‘자유의 땅’이라 불리는 곳에 입국 허락을 받으려는 소년과 아버지의 사연을 그렸다. 먼저 입국한 동생과 어머니에게 돈과 옷을 보낸 뒤 따라온 소년과 아버지에게 ‘자유의 땅’은 입국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자 소년은 묻는다. “우리는 돈과 재산, 희망과 사랑을 엄마에게 보내도 되는데, 우리 자신은 오면 안 되잖아요. 그건 공정하지 않아요! (중략) 돈과 재산과 만질 수 없는 것들이 인간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면, 그것이 자유의 땅이라고 할 수 있나요?” ---p. 111 중에서 전쟁터가 된 고향을 떠나 ‘살아 있음’을 천진하게 기뻐하는 어린이들이 있는가 하면(「나, 운이 좋지 않아?」, 키르스텐 보이에), 같은 이유로 떠나 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아이들(「태양은 여전히 거기 있다」, 제니 롭슨)도 있다. 이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계속되는 전쟁과 폭력에 상처받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인상적인 단편들이 작품집의 큰 축을 맡고 있다. 이중번역의 위험을 감수하며 13개 국가에 뿌리를 둔 작가들이 일곱 개의 언어로 집필한 작품을 한데 모은 것부터가 문학 작품집으로는 하기 어려운 시도이다. 다수의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을 한국에 소개한 번역가이자 문학평론가인 김경연은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의 정신을 살려, 작품이 본래 쓰여진 언어권의 문화를 섬세하게 살피며 작품을 번역했다.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는 동시대에 이토록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지닌 사람들이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이 받고 있는 고통과 상처, 차별이 결코 ‘다른 세계의 일’이 아니라고 호소한다. 이 강렬한 문학적 호소는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