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정가제 Free EPUB
eBook 크리스마스의 남자
EPUB
정경윤 저
가하 2012.07.11.
가격
4,000원
4,000
YES포인트?
2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최대 2,000원 즉시할인

소개

목차

Prologue
01.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02. 작은 진심
03. 열심히 뛰고 보니 원점
04. 저마다의 감(感)
05. 스물아홉의 겨울
06. 나비와 장자와 이 사람들
07. 신(神)이 버린 짝사랑
08. 낙엽 길 위에서
09. 장애물 달리기
10. 사심(私心)의 말로(末路)
11.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데이트
12. 점점
13. 눈 내리는 밤
14. 바보×바보
15. 마음, 그리고 몸
16. 꿈에서 깨다
17. 남자의 순정
18. 흰 눈 사이로
19.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 크리스마스의 남자
Epilogue
부록 : 크리스마스 편지

저자 소개

저자 : 정경윤
출생 : 1978년
필명 차향
로망띠끄와 ‘별이 보이는 다락방’에서 활동 중.

출간작
『천사에게 고하는 안녕』『붉은 종달새』『낮에 나온 반달』『크리스마스의 남자』

관련 분류

카테고리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11일
이용안내
  •  배송 없이 구매 후 바로 읽기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불가능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1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1.8만자, 약 7만 단어, A4 약 137쪽 ?
ISBN13
9788966473106

책 속으로

“듣고 계세요, 이지영 씨?”
“네? 아, 네. 그, 그럼요.”
월요일 아침, 매일 출근했던 대한 빌딩 1008호가 아닌 1012호로 출근하게 된 지영의 눈 밑엔 평소와 달리 어두운 그늘이 져 있었다.
그녀는 주말, 아니, 부서 이동 명령을 받은 이후로 내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대 흥분 상태였었다.
오늘은 혹시라도 알람시계 고장으로 지각을 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새벽 2시부터 알람시계 시침만 들여다보며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다 동틀 무렵 액상 우황청심원을 들이켜 숙자를 폭소케 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과묵하고 무심하신 분이라 컨디션이나 심기를 헤아리기가 꽤 까다롭지만,
그래도 일일이 스트레스를 주는 스타일은 아니세요.”
“네.”
윤승주의 전임 비서 최세라에게 인수인계를 받는 내내, 지영의 눈은 복도로 통하는 갈색 목재 출입문에 향해 있었다.
지금 시각 7시 40분. 곧 저 문을 통해 ‘그분’께서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시겠지.

“참, 상무님은 커피 안 드시니까 주의하세요.”
“뭐라고요?”
“커피는 일절 안 드신다고요. 올리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머, 왜요?”
“글쎄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어쨌든 참고하세요. 그리고 땅콩이 들어간 간식 종류도 안 돼요. 복숭아도 마찬가지고요.”
“알레르기 체질이신가 보네요.”
지영이 미소 지으며 덧붙이자, 최세라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도 전임 비서에게서 전해 들은 거예요.”
“다른 알레르기나 특별히 싫어하시는 음식 같은 건 없고요? 좋아하시는 음식은 뭐죠?”
“잘 모르겠는데요.”
“안 여쭤보셨어요?”
지영의 질문에 최세라는 이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한 번 훑어보더니 날카로운 어조로 되물었다.

“이지영 씨, 혹시 뭔가 착각하고 계신 거 아니에요?”
“네? 뭘요?”
“우린 업무상 임원을 보필하는 비서지 그분을 사적으로 모시는 몸종이 아니에요. 지시하시는 대로만 움직이면 되고요,
뭔가 사심(私心)이라도 있다면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지영의 업무 처리 능력이나 단정한 외모, 상대의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는 그동안 타 비서들의
귀감이 되어 왔었다. 하지만 그 덕분인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어째 내 편보다는 적(敵)이 더 많아졌다.
아무래도 그 적들 중에 여기 있는 최세라도 포함되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저 그런 대학교의 그저 그런 학과를 간신히 졸업한 후 계약직으로 일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지영과 달리,
서울 상위권 대학의 영문학과를 나와 여기서 단 1년 일한 후 더 큰 외국계 식품회사 CEO의 전문 비서로 정식 채용되어 옮겨 가는
최세라는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비해 대단히 콧대 높고 도도해보였다.
그러나 이런 일로 고개 숙일 지영이 아니었다.
그간 이 바닥에서, 그것도 성질 고약하기로 유명한 김 전무 밑에서 굴러온 세월이 있지 않나.

“최세라 씨. 지난 1년간 최세라 씨가 상무님의 비서로서 원칙을 가지고 일했던 것처럼, 저 역시 지난 5년간 제 원칙을 가지고
전무님을 보좌했던 비서입니다. 보스의 기본적인 프로필이나 성향을 체크해뒀다가 세심하게 보필하는 건 제 비서도(道)고요.
아무리 인수인계 중이지만 사심 운운하며 후배에게 충고를 듣게 되다니, 조금 불쾌하네요.”
최세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순하게 생긴 지영이 이렇게 강단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 했던 모양인지,
그녀는 이내 고개를 숙이더니 약간 분한 표정으로 우물거리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사심 운운한 건……, 실수였습니다. 결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지영은 훈훈한 엄마 미소를 지으며 너그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사심 만빵이거든! 벌써 3년째,
네가 말하는 ‘업무상 보필해야 할 그분’하고 크리스마스 때 마주 앉아 커피 한 잔 마셔 보는 게 소원이거든!
아, 커피는 안 마신다고 했으니 전통찻집으로 가야 하나? 크리스마스에 전통찻집이라니 뭔가 깨긴 하지만
그래도 마주 볼 수만 있다면 전통찻집 아니라 막걸리 포차라고 해도 오케이라고오오오!’
지영의 훈훈한 엄마 미소 뒤에서 시커먼 본심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그 순간.
드디어 복도로 통하는 문이 달칵, 하고 열리며 누군가가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 경쾌하고 그 단정한 구둣발 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알고도 남음’이었다.

“안녕하세요, 상무님.”
“네.”
정 떨어질 정도로 삭막하고 짧은 윤승주의 대답에, 지영도 번개같이 뒤로 돌아 깊숙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상무님, 처음 뵙겠습니다. 이지영입니다.”
“반갑습니다.”
하지만 아아, 야속하게도, 전혀 반가운 표정도 목소리도 아닌 그분, 비싸게도 이쪽을 그대로 지나쳐 집무실로 쏙 들어가 버리셨다.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다신 지영은 자신보다 훨씬 더 똥 씹은 표정으로 집무실 문을 쳐다보고 있는 최세라를 뒤늦게 발견하고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쪽도 실은 사심 만빵이셨구나.

“좀……, 많이 무뚝뚝하세요.”
“네. 말씀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럼, 들어가서 정식으로 인사드리죠.”
아침을 거르고 나오는 일이 많다는 윤승주가 매일 이 시간 마신다는 영양선식을 타 들고 집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막 회전의자에 앉은 그가 고개를 들고 지영을 똑바로 바라봤다.
심하게 잘생긴 얼굴도, 이쪽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는 그 눈길도 어찌나 부담스럽던지,
그녀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그가 뜬금없는 말을 꺼낸 것은 바로 그때였다.

“화장을 거의 안 한 것 같군요. 늘 그렇게 다닙니까?”
승주는 지영의 화장이 ‘맨얼굴처럼 보이게 하는 위장술’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지은 죄 때문이었을까,
제 발이 저렸던 그녀는 화장 얘기를 듣자마자 눈을 질끈 감아 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그는 그날 일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보통은……, 그렇습니다.”
지영이 진땀을 흘리며 가까스로 대답하자 윤승주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 정도면 됐습니다.”
“……?”
무슨 일인지, 그는 날카로운 눈으로 최세라를 한번 노려본 후 책상 위에 놓인 선식을 신경질적인 태도로 휘휘 저었다.
주눅이 잔뜩 든 세라가 귀엣말로 지영에게 소곤거렸다.

“지난주에 실수로 제 화장이 상무님 재킷에 묻었거든요.”
“……!”
“도대체 어디서 묻었는지 저는 전혀 기억도 안 나는데, 어쨌든 그 상태에서 모르고 외국 바이어들 접객하신 후로 심기가 많이 불편하신 것 같아요.”
“아……, 으음……, 그, 그래요……?”
지영의 얼굴이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물론 오해받은 세라에겐 죽어라 미안하긴 하지만, 어차피 헤어지는 마당 아니던가. 가는 사람 잘 가라고 손이라도 열심히 흔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부탁했던 서류가 이겁니까?”
선식을 다 마신 윤승주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내려다보며 묻자, 세라가 냉큼 대답했다.

“네, 방금 기획실에서 올라온 서류입니다.”
고개를 끄덕인 승주는 시계를 보고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퉁명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지금 나갈 테니 차량 대기시켜요.”
“네. 상무님.”
지영이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눈을 깜박이자 세라가 소곤소곤 귀띔했다.

“오늘부터 열흘간 미국 출장이세요.”
“네……?”
“해외 출장이 굉장히 잦으시거든요. 앞으로 3개월간 출장 스케줄 확정된 것만 벌써 7건이에요.
솔직히 지난 1년간 제가 모신 일이 별로 없었을 정도죠.”
“헉, 그, 그런……!”
지영은 귀를 의심했다. 열심히 한 번 모셔 보면서 적극적으로 어필해보겠다고 맘먹었더니만, 뭐가 어쩌고 어째?

“아, 그리고 최 비서.”
아찔할 정도로 매력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뚜벅뚜벅 출입문을 향해 걸어가던 윤승주가 뒤를 돌아보더니 세라를 향해 말했다.

“나투어푸드 한국 지사장 비서로 간다고 했지요? 건승하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상무님.”
나가려던 승주가 머뭇거리더니 다시 뒤돌아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런데 최 비서.”
“네, 상무님.”
“이름이…… 뭐였죠?”
한동안 황당한 표정으로 쭈뼛거리던 세라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최세라입니다.”
승주는 약간, 아주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한마디를 덧붙인 후 바로 방을 나가 버렸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최세라 씨.”
정적이 내려앉은 방 안, 지난 1년간 자기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상사를 열과 성을 다해보필했던 비서와
앞으로 같은 신세가 될지 모르는 비서가 남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서운해하지 말아요, 세라 씨.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요, 뭐.”
“…….”
크리스마스까지는 앞으로 두 달도 남지 않았는데. 과연 지영 씨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인가.

--- 본문 중에서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총점 8.0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

사락 별점0

혜택 및 유의사항

첫번째 별점을 남겨주세요.

첫번째 밑줄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