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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락 사진집
최원락
류가헌 201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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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최원락
부산의과대학을 졸업, 내과전문의,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의사회 회장, 부산광역시 사하문화원 이사,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개인전 아버지의 자리(1) 공간루(서울) (2010) 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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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15쪽 | 210*297*20mm
ISBN13
9788996706748

책 속으로

오늘 아버지가 죽었다.
병실에서 영안실로 옮긴다는 전화를 받았다. 잠시 허탈했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화 받느라 중단 되었던 진료를 마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몇 사람의 진료도 마무리 하고 영안실로 가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했다. 카메라를 들었다가 도로 내려놓았다.

90을 훌쩍 넘긴 아버지가 어느 날“산에 가자”고 하셨다. “산에 뭐하려고요?”
“별일은 없고 그냥 네 사진 찍으려가자”고 하여 가족묘지인 뒷산에 올랐었다.
“여기에 나를 묻고 저기에 네 어미를 묻어라”하신다.
그 뒤로도 “사진 찍으려 산에 가자”고 하시고선 “무덤의 방향은 저 앞산이다.”
“여기에 나를 묻고 저기에 네 어미를 묻어라”를 갈 때 마다 반복하며 지팡이로 여기저기를 가리켰다.
아버지의 자리 조금 아래가 나의 자리일 것이란 생각에 아버지의 죽음 뒤에 다가올 나의 죽음이 렌즈를 통해 보이기 시작하였다.
“나도 90살 까지 살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죽게 될까?”

다가오는 이별이 안타까워 사진을 찍고 또 찍었지만 막상 고통스러운 죽음의 문턱에서는 의사로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자식으로서 곁에 있어 주는 것 뿐 이었다. 그동안 많은 타자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사망진단서를 적어 주었다. 내 아버지의 죽음 또한 내가 대신 할 수 없는 타자의 죽음이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불확실하지만 우리가 죽는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고 한다. 다른 생명체의 죽음과 인간의 죽음이 다른 점은 인간은 죽음을 이해하고 죽을 수 있다는 것과 인간은 죽음 이후에도 배려의 대상이 되고 유족과 공동 존재함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죽음을 하이데거는 사망이라고 표현 하였다.

인간에게는 항상 "죽음에 대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 죽음을 우리는 대개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존재가 세상에 내던져져 있지만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존재를 가능성을 향해 스스로 내던지며 살아가는 것이 실존적인 삶이다고 했다. 인간이 아니라 내가 죽는 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도망가지 말고, 죽음과 마주하여 죽음은 언제든 나에게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이 견디기 힘들어 자살을 하지만 자살은 실존적인 삶이 아니라고 했다.
메멘토모리! 실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시간은 유한하고 실존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시간은 무한하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딱 한번 오기 때문에 공평하지만 그 한번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실존적인 삶을 살아야한다.
메멘토모리! 출생과 죽음 사이의 나!

---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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