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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나만이 느끼는 온도이자 볼 수 있는 빛의 경계를 인체를 통해 그대로 재현한다
Part 2 나는 확산되고 산란하는 광선들을 좋아한다. 나는 평면에서 평면으로 간다 Part 3 순간적으로 꽂힌 것, 어쨌든 그 자체로 흥분되고 좋은 것에 굴복한다 Part 4 직접적이고 즉물적인, 소위 말해 상식적인 스트레이트 사진도 찍는다 Part 5 정말 아름답게 보고 싶다 Interview 사진하는 놈은 그냥 사진하는 거야_김민정 Critique 민병헌의 누드는 벌거벗은 몸이지만 거리를 둔 누드다_이브 미쇼 Recommendation 신수진 이광호 장석남 이원 Outro Profile |
MIN BYONG HEON,閔丙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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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풍경이면 풍경, 사람이면 사람, 작업을 그렇게 해보시니까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민병헌 │사람을 찍으면 그 대상이 직접 나를 도와줘야 하잖아. 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찍을 수가 없잖아. 누드를 찍을 때 내가 정한 나름의 원칙이 있어. 만약에 나를 도와줄 사람을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면 나는 이 작업을 안 한다! 또 하나는 어떤 부분을 찍고 싶은데 그 부분을 쑥스러워한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되고 또 어떤 부분은 안 된다, 한다면 나는 이 작업을 안 한다! 나는 누드를 찍을 때 그때그때 찍은 것을 모델에게 다 보여줘. 샘플 사진을 보고 나면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처음에 나는 풍경이 이와는 굉장히 다른 작업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사람을 찍어보면서 안 건데, 자연 역시 자연이 도와줘서 찍을 수 있었던 거더라. 내가 맑은 날은 카메라를 안 들고 나가지. 그게 어차피, 연출일 수밖에 없었던 거야. 처음에는 그 생각을 못했어. 스튜디오에서 사람을 찍는 것은 연출이고,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이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내가 정해놓은 뭔가가 있었고, 그 자연이 나를 도와준 그때 내가 작업을 한 거더라고. 그때 알았어. 아, 똑같은 거구나! --- INTERVIEW,「사진하는 놈은 그냥 사진하는 거야」 중에서 유럽인으로서 한국 사진작가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민병헌이 여러 전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작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현대 사진의 전통, 즉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서구 사진의 전통이 존재한다. 특히 에드워드 웨스턴(Edward Weston)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민병헌의 누드는 벌거벗은 몸이지만 거리를 둔 누드이기 때문이다. 또한 풍경사진의 그 보드라움은 에두아르 부바(Edouard Boubat)의 보드라움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보드라움이란 단어는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다소곳함이라는 말이 적절하다. 또한 무엇보다도 민병헌의 풍경사진은 그 고요함, 잔잔함, 안개와 구름의 효과로 동양적 산수화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의 사진에는 모든 예술가들의 풍경사진에 존재하는 일종의 수수께끼 같은 것이 도사리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인간은 오래전부터 거주하는 환경과 매우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기에, 우리의 재현 속에는 강력한 그 지역의 음색들이 항상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유럽의 작가는 언제나 유럽적인 풍경을, 미국 작가는 콘트라스트가 강한 광활한 대지의 풍경을, 그리고 동양의 작가는 동양적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것은 무슨 까닭일까? 필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이 질문을 제기하는 바, 그것은 환경과 공간의 원초적 경험에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심층의‘실존적’문제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도 기이하고 개인적인 민병헌의 작업을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 CRITIQUE, 「민병헌의 누드는 벌거벗은 몸이지만 거리를 둔 누드다」(이브 미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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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운명과 기어이 마주하고 싶다면, 민병헌의 누드를 보라!
『민병헌 사진집 누드(BOOK OF NUDES)』 고요 속의 고요 같은, 물속의 물 같은, 어둠 속의 어둠 같은, 사랑 속의 사랑 같은, 민병헌의 누드…… 설렘이 전부인, 뜨거움밖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랑의 몸이 여기 있다…… 우리 사진계의 숨은 거장, 민병헌의 사진집을 펴낸다. 국내보다 유럽 전역과 미국 등지에 그 명성이 더한 민병헌의 이번 사진집은 그가 아끼고 숨겨왔던 몸 연작들로 ‘누드’라는 제목 하에 모두 133점을 수록했다. 삼십 년 넘게 사진을 해오며 여러 풍경 시리즈는 단행본으로 소개한 바 있으나 몸을 엮긴 처음이다. 그만큼 고심했고 그만큼 애정의 폭이 컸다는 얘기인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아름다움에 탄복하게 되느니…… 책도 돈으로 셈하기 바쁜 이 시대에 ‘미’에 대한 숭고함에 온전히 바쳐지기 위해 이 사진집은 태어났다 감히 말하고 싶다. 『민병헌의 누드』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누드’ 사진과는 꽤 큰 차이를 보인다. 적나라한 듯싶으나 흐릿하고, 흐릿해서 깊이 들여다볼라치면 벗은 몸을 생경스럽게 구분하는 일 자체를 참으로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아무런 고정관념 없이 그저 본다는 일로만 얘기할 때 야기되는 시선의 떨림…… 자연에 경탄하고 자연을 경배하게 될 때처럼 우리 몸을 봄에 있어서도 그러하지 않을까. 민병헌이 만들어내는 자유자재로의 자연, 그 몸이란 곡선들은 우주를 동선으로 하는 큰 비유 속에 진자처럼 흔들리며 사람이라는 물음표에 여지없이 느낌표를 찍게 한다. 그러므로 보다 느리게 몹시도 천천히 이 속살의 사정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어제의 음모가 오늘의 수풀로, 어제의 가슴이 오늘의 산등성이로, 어제의 주름이 오늘의 계곡으로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이번 사진집은 총 5부로 꾸려져 있다. 절대로 직업적인 모델은 고용하지 않는다는 민병헌의 고집이 주효했던 것인지 모든 인물들의 포즈도 감정도 몹시 자연스러운 발로로 운동함을 알 수 있다. 인위적인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 성격답게 한 데 어울려 있는 몸의 경우 실제로 섹스를 하기 전이나 하고 있거나 한 뒤의 풍경들이 꽤 많은데 그 뒤에 오는 슬픔이라는 감정이 어찌 보면 그의 사진 전체를 뒤덮고 있는 묘한 한의 정서랄까, 비릿함을 동반하기에 이른다. 바로 이 느낌이 인간이 인간에게 품을 수 있는 가장 큰 껴안음이 아닐까. 민병헌은 디지털이 미친 듯이 속도를 내고 있는 이 광의 시대에서 카메라의 기원, 그 시작에 여전히 붙들려 사는 자다. 모두가 디지털을 따라갈 때 홀로 아날로그를 지키는 자, 그 뚝심으로 여전히 암실에서 현기증을 일으키는 자. 편하고 손쉬운 요령을 따를 법도 한데 그는 카메라가 빚어내는 변화무쌍함을 외면한 채 오롯이 제 눈과 제 손을 믿을 뿐이다. 사진을 찍고 프린트로 완성하기까지의 온 과정을 직접 해내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는 그는, 그래서 지금껏 흑백의 스트레이트 사진만을 고집해왔던 그는, 덕분에 ‘회색의 달인’이라는 수사를 얻기에 이르렀다. 온통 부드럽고 은근한 잿빛의 변주로 채워진 흑백의 사진들로 그는 채우기보다 비우기에 힘씀으로 담담하면서도 깊은 여운의 뒷맛을 남기느라 바빴다. 욕심 없이 문득 가슴에 와 닿는 어떤 대상을 순간의 직관으로 낚아채는 재미 속에 사진을 곧 자신의 눈으로 알고 사는 그, 『민병헌의 누드』로 훔쳐보는 건 결국 너의 몸이 아니라 나의 몸이 아닐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