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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책머리에
패션 시학 11_ 너는 어디에서 오는가 16_ 다시 두보杜甫를 읽으며 20_ 패션 시학 24_ 우리詩의 정체성 28_ 이 시대의 마지막 풍류객 임보의 삶과 문학 보물찾기 46_ 숨어 있는 보물찾기 남대희의 「클로버꽃」, 우정연의 「흥수아이」, 임보의 「빼뿌쟁이」 56_ 숨어 있는 보물찾기 · 2 조재형의 「찬물」, 권정순의 「화포 소행성」, 김완의 「발자국」, 나병춘의 「언어」 68_ 이 사람이 사는 법 마선숙, 시 「저녁, 십 분 전 여덟 시」 와 소설 「저녁의 시」 82_ 자벌레論 임보·홍해리, 「자벌레」 92_ 건강한 삶의 회복을 위하여 정병성, 「눈 내린 식사」 외 103_ 기억은 어떻게 시가 되나 강동수, 「두 시에는 데이트를」 외 114_ 시가 태어나는 자리 유진, 「아득한 거리」 외 123_ 추억은 힘이 세다 남유정, 「모운동」 외 사마리아 여인의 노래 134_ 가치 전도價値顚倒의 상상력 임보, 『구름 위의 다락마을』 161_ 매화와 낙타의 이중창 홍해리, 『매화에 이르는 길』 173_ 촉도난蜀道難 홍해리,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185_ 내장사 혹은 내장탕 전선용, 『뭔 말인지 알제』 197_ 존재의 무거움, 그 유동성에 대하여 전선용, 『지금, 환승 중입니다』 216_ 사마리아 여인의 노래 박원혜,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232_ 냉정과 열정 사이 여연, 『ㅇ의 색』 246_ 상록마녀, 황진이, 고양이 신단향, 『상록객잔』 259_ 큰 것은 작게 작은 것은 크게 오명현, 『알몸으로 내리는 비』 278_ 기억과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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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문학 평론에 발을 딛게 된 것은 뒤늦게 시작한 시 공부와 관련이 깊 다. 시란 무엇인지,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썼는 지, 시 감상은 어떻게 하는지, 좋은 시란 무엇인지, 그 이론적 배경은 무엇 인지 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작詩作과 겸하였다. 시평詩評은 평론가만 이 아니라 시인도 쓸 수 있다 하여 되지도 않은 설익은, 감상이나 해설을 남 발한 듯하다. 주위의 반응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말에 힘입어 내가 활동 하는 시회에서 평자를 구하지 못해 고민하는 시인들이 부탁하면 대개는 물 리치지 않고 대학 시절 리포트를 쓰듯 한 편 한 편 재미있게 썼다. 일천한 나의 지적, 감성적 토대 위에 세워진 초라하고 엉성한 집이라 부끄럽기 짝 이 없다. 자신의 소중한 작품에 제값을 매기지 못하는 엉터리 거간꾼을 용 서해 주신 시인들께 죄송하고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다가 2018년 상 반기 [우리詩신인상] 평론 부문에 임보 시인의 시집 『구름 위의 다락마을』 을 해설한 「가치 전도價値顚倒의 상상력」으로 등단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문학 평론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월간 [우리詩]를 중심으로 시평과 해설, 심사평과 추천의 글 등을 써대고 있다. 나는 나의 글들이 비평 축에도 끼지 못하는, 이 분야의 말석 가운데 극히 작은 부분이라 생각한다. 문학의 원론적인 비평이며, 개별 작품의 가치를 꿰뚫는 뛰어난 안목, 우리 문학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진단하고 비전까지 제시하는 선배들 의 찬란한 작업을 보며, 현장 비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시 읽기에 급급한 나의 한계를 절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의 보잘것없는 작업이나마 누군가 하지 않으면 어느 한쪽에선 그만큼 문학적 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서 전혀 불만이 없다. 역할은, 그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면, 크고 작음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 즉 성실성의 문제라는 것이 나이가 가르쳐준 지혜다.
이 책에 수록된 나의 시 읽기와 시에 관한 견해는, 지난 2017년에 발간한 산문집 『시가 말을 걸었다』 이후 근 2년 동안 월간 [우리詩]에 게재했거나 회원들의 시집 말미에 자리했던 것들이다. 다시 읽어 보니 부끄럽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으나, 한 편 한 편 힘들여 썼고, 쓰고 나서 후회와 기쁨으로 점철된 것들이라 크게 고치지 않고 그대로 수록하였다. 좀 더 성실한 읽기 와 정확한 언어로 가다듬지 못한 것이 나의 능력의 한계라고 생각하며 제 현의 따끔한 질책을 겁내지 않겠다.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원래 이것은 당나라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한시 제목이다. 나는 이것을 홍해리 시인의 시집 『봄이 오면 눈 은 녹는다』의 발문 제목으로 썼다. 혹자는 비평서의 제목이 무슨 무슨 시 학쯤은 되어야 무게가 있다며 책의 제목으로 적당치 않다는 지적이 있었는 데, 물론 이치에 맞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 제목을 고집한 이유가 있다. 비 평 작업은 텍스트 앞에 객관적 자세를 견지해야 하나, 시인의 작품을 읽으 며 나의 개인사와 겹쳐지면서 아슬아슬하던 긴장의 끈이 툭 끊어지며 무너 지고 말았다. 내 여린 감성의 탓이겠지만, 시인의 삶이 너무나도 가슴 아프고, 인간의 실상에 먹먹하여 어느 한순간 그만 자제력을 잃어버린 듯하다. 나는 이를 부끄럽게 생각지 않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발을 벗고 발목 을 걷어붙이고 건너야 하는 자기만의 생의 여울이 있는 법이다. 결국 문학 도 이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 상징성이 너무 커 못내 떨치지 못하고 이를 제목으로 삼았다. 이 책과 상관없이 언제나 묵묵히 올곧은 시인의 길이 무엇인지 무언으로 보여 주시는 우리詩의 존경하는 임보 교수님, 홍해리 이사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전선용 주간, 방수영 편집 국장, 원고를 읽어 주신 여연 시인께 감사를 드린다. 나의 모자람을 항상 넉 넉하게 감싸 주시는 우리詩 회원과 후원회원께 이 자리를 빌려 무한 감사 의 말씀을 전한다. 끝으로 우리 집안의 영적 기둥이신 어머니께서 올해가 미수이시고, 나의 사랑하는 아내는 회갑이고,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막내 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짝을 만나 새 가족으로 맞이하여 기쁘기 그지없다. 이 모두가 어머니의 기도 덕분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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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임채우의 첫 비평집이다. 그는 교사로 30여 년 동안 교단을 지키다가 퇴직 이후 시로 등단하여 시집 『새가 날아간 자리』, 『오이도』, 『토끼의 뽀얀 연분홍 발뒤꿈치』, 『소아과에서 차례 기다리기』와 산문집 『시가 말을 걸었다』 등을 발간하였다. 2018년 「가치 전도價値顚倒의 상상력」으로 [우리詩신인상] 평론 부문을 수상하여 주로 월간 《우리詩》의 주요 필진으로 활약하며 썼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다섯 꼭지로 문학적인 내용의 에세이 네 꼭지와 시인론 한 꼭지가 실려 있다. 제2부는 모두 여덟 꼭지로 시인들의 개별 시와 시집으로 묶이기 전의 소시집에 대한 감상과 해설 모음이다. 제3부는 총 열 꼭지로 가장 분량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시인들이 발간한 시집 해설과 발문을 모아놓은 것이다. 이 책의 비평집 제목 ‘촉도난蜀道難’은 중국 당나라 시선 이백의 한시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그가 ‘책머리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홍해리 시인의 시집 『봄이 오면 눈이 녹는다』의 발문 제목을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저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발을 벗고 발목을 걷어붙이고 건너야 하는 자기만의 생의 여울이 있는 법이다. 결국 문학도 그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 상징성이 너무 커 못내 떨치지 못하고 이를 제목으로 삼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문학평론의 거대 담론인 원론 비평이나 우리 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고 그 비전까지 제시하는 큰 틀의 비평집은 아니지만, 한 시단에서 창작되고 발간되는 시나 시집을 현장 비평 차원에서 충실하게 읽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가노라면 시란 무엇이고, 어떤 시가 좋은 시이며, 시나 시집을 어떻게 읽고 해설하는가를 헤아릴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비평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