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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미
누군가를 만날 줄 몰랐던 여름, 베를린
이동미
모비딕북스 2020.08.26.
베스트
연애/사랑 에세이 top20 1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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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PART1 틴더도 사랑이 되나요?
#1 몸이라도 굴려!
#2. 시작이 좋다
#3 유머 있는 틴더남
#4 Don’t give a shit
#5 아무튼 행운을 빌어
#6 그 남자의 접근법
#7 뻔한 대화

PART2 그 남자, 스벤
#1 네 번째 틴더남, 스벤
#2 우리 집에 갈래?
#3 진도 빼기
#4 그가 처음 울던 날
#5 번갯불에 콩!
#6 세일링, 패러글라이딩 그리고 커들링
#7 질투와 우정 사이
#8 그래서 나이가 얼마나 많은데?
#9 불안이 감기처럼 찾아온 것뿐이야
#10 베지테리언과 연애하기

PART 3_ 베를린의 여름
#1 한여름 밤, 영화 데이트
#2 일주일 기념 식사
#3 베를린 호숫가에서 먹는 비빔밥
#4 정아가 그린 큰 그림
#5 알몸은 둘만 봐야 하는 거 아이가?
#6 테겔 호수에서 세일링
#7 어둠이 내려준 은밀한 식사
#8 바에서 퇴짜 맞은 날
#9 빈 병 모아 돈 벌기
#10 콜베의 정원을 만끽하다
#11 우리들의 은밀한 작업실, 라이제 파크

PART 4_ 문득 이런 게 사랑이구나 싶었다
#1 그가 해준 저녁식사, 케이제 슈펫츨레
#2 프리다의 생일
#3 라이프치히 자전거 디투어
#4 난생처음 패러글라이딩
#5 밤새 입 맞추고 싶은 바렌 골목
#6 크리스마스에 다시 만나요
#7 바우하우스 시대의 조명
#8 도대체 알 수 없는 것들
#9 베를린에 오는 건 평생의 꿈이었어
#10 사랑한다는 말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여행작가. 『다시 베를린』 『이태원 프리덤』 『길 위의 내 집 게스트하우스』 『싱가포르 홀리데이』 등의 여행서로 로열티 높은 독자층과 소통해왔다. 여행 작가로서 첫사랑인 베를린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랑을 만나 다 늦게, 갑자기, 그 도시에서 살게 되었다. 작가의 글과 미디어 감각은 에디터 경험에서 나온다. 컬처 매거진 <The Bling>과 영국의 글로벌 시티 라이프 매거진 <TIME OUT SEOUL>, <프라이데이 콤마>의 편집장을 거쳤다. 독일의 크리에이티브 그룹 플래툰 쿤스트할레 홍보 디렉터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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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88g | 140*220*20mm
ISBN13
9791196601942

책 속으로

“여행을 많이 다녀서 이런 골목이 낯설진 않거든. 근데 출장으로 다닌 거라 가끔 연인이랑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하지만 상상만 했지 가능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지. 남자를 만나는 건 이번 생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거든. 근데 너랑 이렇게 아무도 없는 낯선 골목을 걷고 있으니, 갑자기 꿈만 같다. 남자친구와 처음 온 도시의 밤 골목을 걷고 있다니! 꿈이 이루어진 건가?!” 말을 하고 나니 감정이 더 벅차올랐다. 나는 스벤에게 뛰어오르듯 매달려 목을 감싸고 먼저 키스했다. 바렌에는 밤새 입맞추고 서 있어도 좋을 그런 골목이 있었다.
--- 「밤새 입 맞추고 싶은 바렌 골목」 중에서

그릇을 치우는 둥 마는 둥 놔두고 늦은 밤 마실을 나섰다. 캄캄한 공원을 가로지르고, 짧은 터널 밑을 지나고, 아무도 지나지 않는 나무 사이를 걷고 또 걸었다. 양파 냄새가 나는 입술로 잦은 입맞춤을 하고, 땀이 가득 찬 손바닥을 놓지 않고 오래오래 걸었다. 문득 이런 게 사랑인 건가 싶었다.
--- 「스벤이 해준 저녁식사, 케이제 슈페츨레」 중에서

우리는 돗자리를 깔고 엎드려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하고 간간히 키스를 했다. 가끔은 키스를 주로 하고 일도 간간히 했다. 스벤은 티셔츠를 훌렁 벗은 지 오래다. 엎드려 있는 그의 엉덩이에 누워 스테레오 랩(Stereo Lab)의 노래를 듣는다. 후두둑 갑자기 내리는 비는 높은 나뭇잎들이 막아준다. 일을 핑계 삼아 오늘도 멍하니 공원에 누워 있다 갈 것이다. 저녁 7시가 넘자 사위는 더욱 고요하다. 음악과 바람, 나무로 둘러싸인 공원.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군.”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들의 은밀한 작업실, 라이제 파크」 중에서

음식이 나올 때마다 순전히 냄새와 입 안에서 느껴지는 식감, 씹을 때 나는 소리와 살짝 만져본 촉감에 의지하며 먹었다. 무슨 맛인지 음미하며 서로 어떤 재료인지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먹기 전에 늘 음식 사진을 찍던 습관도 이곳에선 무의미했다. 그 어떤 불빛도 새어 나와선 안 되니까. 음식을 기다리는 중간 중간, 우리는 딥 키스도 하고 스벤이 내 가슴을 움켜잡는 등의 장난도 이어졌다. 아무도 볼 수 없으니 우리는 자유롭고 대담했다. 그러라고 만든 레스토랑 아니겠어?
--- 「어둠이 내려준 은밀한 식사」 중에서

멀리 점점이 떠 있는 불빛만 보이고, 시커먼 물 위에 떠 있을 요트를 상상해봤다. 신비로움보단 새까만 물빛과 어둠 때문에 무서울 것 같았다. 혹시라도 빠지면? 하지만 무서운 와중에 은밀한 생각도 들었다. ‘너 나랑 요트에서 딴 짓하고 싶은 거 아냐?’ 혼자 묻고 혼자 정색. 보름달 아래 나체로 요트 위에 누워있는 상상을 해본다. 무서운데 왠지 해보고 싶은 이 욕망은 뭘까.
--- 「테겔 호수의 세일링」 중에서

처음엔 그가 아프니 내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주, 그의 말에 내가 위로받고 울었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초반에 나는 자주 울음을 삼켰다. 감정을 숨겼다. 남자 앞에서 우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한참 사랑했을 땐 모든 걸 같이 공유한 것 같은데, 그게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했다. 연애 따위 사랑 따위 잊고 산 지 오래였다.
--- 「나의 불안이 감기처럼 찾아온 것뿐이야」 중에서

이젠 한국말로 아침 인사도 능청맞게 주고받는 그는 매일 아침 나를 꼭 껴안고 등을 아래위로 크게 쓰다듬어 준다. 그의 큰 손바닥이 등에 닿을 때마다 따뜻한 돌로 마사지를 받는 것처럼 따뜻하고 작은 신음이 난다. “으음. 아이구, 좋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는 ‘세븐 세컨즈 키스(7 seceonds kiss)’를 한다. 자기 전이나 자고 난 후, 아니면 매일 아침 저녁, 눈을 감고 입을 맞춘 채 7초 동안 가만히 있는 것이다.
--- 「세일링, 패러글라이딩 그리고 커들링」 중에서

어느새 옆에 앉은 그가 내 뺨으로 다가왔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키스했다. 한번 시작한 키스는 바에 앉은 내내 이어졌다. 처음엔 옆에 앉은 사람들이 쳐다볼까 너무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곧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이 되었다. 칵테일이 무척 셌는데 그걸 두 잔이나 마셔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에 갈래?” 그도 역시 물었다. 하지만 노. 그는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갔다.
--- 「우리 집에 갈래?」 중에서

내게는 3년 넘게 관계를 맺어온 ‘그’ 가 있었다. 친구 사이인지, 섹스 파트너인지, 아니면 섹스까지 하는 친구 사이인지 어떻게도 정의 내릴 수 없는 관계의 남자였다. 누가 들으면 꽤나 쿨한 사이라고 하겠지만(나도 그러려고 노력했지만), 그를 더 생각하던 나는, 나를 덜 생각하는 그에게서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았다.

--- 「몸이라도 굴려!」 중에서

출판사 리뷰

_‘잘 노는’ 여행작가와 ’잘 우는’ 독일 남자의 베를린 동거 이야기.
_’쿨한 회색빛 도시’ 베를린, 이 도시를 배경으로 깊어 가는 두 사람의 사랑.
_바싹 말라버린 일상에 결핍을 느끼는 30~40대 여성들, 이들이 공감하고 끌어안을 ‘동미’의 성장 서사.


“나는 다 늦게, 갑자기, 베를린에서 살게 됐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베를린에서 만난 남자의 집으로 옮겨와 살고 있다.” (본문 중에서)

자유로운 일과 삶을 사랑하던 ‘잘 노는’ 여행작가 이동미(48세, 여). 수년째 매거진을 만들고 여행작가로서 글을 쓰다가 이제 삶의 한 챕터를 끝냈다. 그의 다음 계획은 베를린이다. 베를린에서 한국식 치맥집 ‘꼬끼오’를 운영하는 친구 집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베를린으로 떠난다.

하지만 웬걸. 꼬끼오 사장 안정아는 동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베를린에 있는 동안 남자라도 만나려면 데이팅 앱 ‘틴더’를 깔아.”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시작한 틴더. 동미는 많은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그 중 몇몇과는 실제로 만나다가 스벤이라는 남자와 덜컥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다 늦게, 갑자기, 그것도 베를린에서 생각지도 못한 동거를 시작한다.

동미의 남자가 된 스벤은 ‘잘 노는’ 자신과 달리 ‘잘 우는’ 남자였다. 스벤은 종종 눈물을 흘리며 얘기한다. “불안은 감기처럼 찾아오는 거야.” 동미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스벤의 진심에 점차 마음을 연다. 자기 감정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스벤을 통해 오히려 자신의 불안감을 확인한다. 서로의 아픔을 끌어안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처음엔 그가 아프니 내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주, 그의 말에 내가 위로받고 울었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초반의 나는 자주 울음을 삼켰다. 감정을 숨겼다. 남자 앞에서 우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한참 사랑했을 땐 모든 걸 같이 공유한 것 같은데, 그게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했다. 연애 따위 사랑 따위 잊고 산 지 오래였다. (중략) 내가 울음을 삼킬 때마다 스벤은 귀신같이 알았다. 그리고 내 등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울고 싶으면 그냥 울면 돼.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 네가 다 울 때까지 내가 옆에 있을 거야.” 나는 그 말에 더 울었다. 울고 나면 진이 빠질 때도 많았다. 그럴 땐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었지만, 동시에 뻥하고 속이 뚫리는 느낌도 있었다.” (본문 중에서)

동미에게 베를린은 각별한 도시다. 여행작가로서 ‘첫사랑’인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벤과 함께 보낸 베를린의 여름은 완전히 달랐다. 대규모 혼욕 사우나 ‘바발리’,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에게 영감을 받은 칵테일 바 ‘베케츠 코프’, 어둠 속에서 식사하는 다크 레스토랑 ‘노치 바구스’ 등 ‘쿨한 회색빛 도시’ 베를린의 속살은 동미와 스벤의 사랑을 쓰다듬듯 어루만진다.

생각지도 못한 사랑, 꿈꿔본 적도 없는 동거, 스벤과 함께 한 베를린의 한여름. 동미는 사랑을 통해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새롭게 마주한다. 이전엔 몰랐던 인생의 순간들, 동미는 자신을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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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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