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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즐거움
이윤옥
학고재 201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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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의 말 - 숨은 얼굴들

서용선
우리는 우리[牢]가 아니다 - 서용선에 대한 소묘
허공에 길을 내는 ‘새’라면 - 서용선의 〈청령포〉
빨간 눈 - 서용선에 대한 시론

정종미
역사 속의 종이부인
오색 꽃향기에 젖어 - 정종미의 〈허난설헌〉

박성태
자기 실종의 황홀한 욕망
늘 푸른 욕망 - 박성태의 〈푸른 방〉
〈푸른 방〉에서 한 걸음 더
나는 나의 그림자
그림자를 걸친 사람들

서용
꽃[花]으로 꽃[畵]을 빚다

김선두
‘너’를 찾아서
철묵화의 가능성 - 김선두의 〈풀나라〉


작가 약력 & 그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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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문학평론가.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비상학, 부활하는 새, 다시 태어나는 말―이청준 소설 읽기』 『시를 읽는 즐거움』 『옛날이야기』 『그림을 보는 즐거움』 등이 있고, 열화당판 『별을 보여 드립니다』(이청준 5주기 기념출판)를 엮고, 문학과지성사판 〈이청준 전집〉(전 34권)의 텍스트 서지 비평을 맡아 쓰고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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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06g | 148*210*30mm
ISBN13
9788956252230

책 속으로

예술은 ‘나’의 개인적인 욕망에서 시작된 개인의 창작이다. 그래서 예술의 절대 조건은 ‘나’인데 그런 예술은 점차 우리에게로, 다시 말해 사회 개혁으로 나아가는 것을 궁극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은밀하고 간접적이며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예술은 사회를 근본적으로 전복시켜 한 시대, 한 집단, 한 운명 공동체의 정신 지형까지 달라지게 하는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p.21

예술은 자기 치유 행위다. 모든 예술은 예술가 개인에게서 출발한다. 예술가가 처음부터 거대 담론 속에 거창한 목표를 갖고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예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계와 나 사이에 간극을 느낀 개인, 문제적 개인에게서 출발해 차츰 너에게로, 우리에게로 나아가는 것이다.--- p.110

작은 소동이 끝나고 박성태는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마셨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심드렁하게 뱉은 말. 나를 어떻게 알아봤지? 나는 웃으며 말했다. 모습이 독특하잖아요. 우리는 그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방의 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서명까지 부탁하는 이국인들에게 그는 감동하지 않았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감동하는 자신이 쑥스러워서, 그렇지만 조금 자랑스럽기도 해서 짐짓 무심한 체했을 것이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비로소 내 가슴에도 미묘한 물결이 일었다. 무릇 예술가란.--- p.201

사랑에는 여러 모습이 있지만 우선 떠오르는 것이 남녀의 사랑이다. 예술의 변하지 않는 주제가 사랑과 전쟁이라고 하는데, 남녀의 사랑은 그 자체가 전쟁을 속 모습으로 갖고 있다. 쫓고 쫓기고, 포로를 잡고 포로가 되고, 친구가 적이 되고, 적이 친구가 되는 잘못된 동맹도 맺고, 휴전, 냉전, 종전과 이후 지루하지만 안정된 평화까지, 남녀의 사랑에는 전쟁의 모든 속성이 들어 있다.--- p.243

걸작은 우리의 미적 체험을 세계 변혁의 의지로 끌어올리는 작품이다. 예술가들의 출발점인 ‘나’에 대한 질문은, ‘지금 나는 내 본질, 내 본 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져 사회적인 것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 p.282

출판사 리뷰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화가 5인의 작품과 전시, 개인적 일화를 문학평론가 이윤옥의 개성적 시선으로 담아낸 신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학고재에서 출간됐다. 저자 이윤옥은 2003년 『현대문학』에 「넋의 문학―우리 마음속에 아기장수 기르기」를 발표하며 평론 활동을 시작한 문학평론가로, 문학과 미술 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활발한 미술 평론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 여기’의 작가 서용선

저자는 서용선 주제 의식의 핵을 ‘지금, 여기’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한다. 지금, 여기에 대한 고민은 곧 나와 우리에 대한 질문이다. 나와 우리에 대한 질문은 지금 나를 있게 한 과거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지고 과거는 역사로, 또 민담과 신화로 나아간다. 따라서 서용선의 역사화와 도시인 연작은 모두 자화상의 변형이다. 역사화와 도시인 그림 속의 인물들은 지금, 여기의 나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설명대로 “예술은 가장 개인적인 행위와 욕망을 따라가는 그 여정을 통해서만 만인의 보편적인 행위와 욕망으로, 더 나아가 만인의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 - p.24

예술가의 장인정신, 정종미

정종미의 작업은 인고의 과정이다. 그림은 “다듬이 위에서 도침을 하고 담채의 수간 안료를 아교와 수없이 바르기. 콩을 여러 날 불려 갈아서 콩즙을 짠 후 수없이 올리고 닦고 지우고 훔쳐내기. 그런 후에 다시 찢고 붙이고 뜯어내기(본문 106쪽)”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저자는 ‘삶이 허무해서’ 그림 작업에 매달린다는 정종미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곧 그림이라고 평한다.

자기 실종의 황홀한 욕망, 박성태

사람에 대한 박성태의 관심은 다각도로 표출된다. 육체와 정신과 영혼으로 이루어진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는 그것을 표현할 재료의 물성으로 이어진다. 철망이라는 표면 그림과 작품의 그림자인 이면 그림 사이에서 저자는 ‘소통’을 본다.
“상처의 미학을 아는가. 상처는 살의 표면과 이면이 뚫려 소통했던 흔적이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영역, 우리 삶의 근본을 이루는 영역을 엿본 흔적이다. 우리가 피 흐르는 혈관과 신경을 줄곧 응시할 수는 없다. 그곳은 금기의 영역이다. 하지만 우리는 상처를 통해 이면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표면이 이면으로 흘러들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 p.172

꽃[花]으로 꽃[畵]을 빚다, 서용

서용은 오랜 시간 돈황 벽화의 재현에 힘쓴 화가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부분과 전체의 끝없는 대화(본문 224쪽)”로 탄생한 임모 작품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회화에서 표현 매체가 지니는 물리적 차원에 관심을 기울인다. 문학평론가의 시선으로 ‘문학의 베끼기(전사)’와 회화의 모사, 서용의 임모 작업을 비교한다.
“서용의 돈황 벽화 임모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문학의 표현 수단은 회화와 달리 물리적 차원이 없는 언어라는 추상 기호다. 텍스트만 놓고 본다면 언어를 사용하는 문학에서는 전사작과 원작이 일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용이 임모한 돈황 벽화는 본래의 돈황 벽화와 완전히 다르다. 회화에서는 표현 매체의 물리적 차원 덕분에 임모작과 원작은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 - p.222

시적인 화가, 김선두

저자는 ‘그림으로 소설을 읽는다’는 취지로 기획된 ‘소설화전’을 통해서 화가 김선두를 처음 만났다. 김선두의 그림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청준 소설에서 뜻깊은 부분을 뽑는 일을 맡은 것이다. 언어로 된 문학 이미지는 선과 색으로 된 회화 이미지로 나타나며 물리적 차원을 갖게 된다. 문학과 미술이 만나 생성된 이미지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문학과 미술이 잘 만났을 때 나-독자-관상자는 새롭고 황홀한 미적 체험을 하게 된다. 이미지의 가장 강력한 정신적 차원에서 가장 강력한 물리적 차원까지 모든 단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하면서 내부에 하나의 세계가 탄생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진정 존재의 전환이자 존재의 생성이라 할 만한 것이다.” - p.277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화가는 세상을 이중으로 보고, 본 것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예술가들의 출발점인 ‘나’에 대한 질문은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로 이어진다. 예술의 큰 의미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자동적인 일상을 낯설게 하는 데 있다. 일상이 낯설어졌을 때 우리는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예술 작품은 우리들이 그냥 지나치는 이 질문들에 대한 성찰이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일상을 반성하고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보기에서 시작된다. 한 기표 안에 숨은 다양한 기의를 느끼는 즐거움과 다양한 기표 안에 숨은 한 기의를 느끼는 즐거움, 서로 표리를 이루는 작가와 작품이 『그림을 보는 즐거움』에 들어 있다. 예술의 생생한 현장 속에서 꺼낸 저자의 특별한 이야기가 작가와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추천평

그것은 더할 수 없는 향연이다. 그림의 빛과 소리의 숨결, 문학의 향기와 인문적 지성이, 예술적 기氣와 지성적 이理가, 서로 스미고 짜이며 격조 높은 오케스트라를 연출한다. 화가의 붓끝에서 용이 생명을 얻어 승천하고, 시인의 붓끝에서 금시조가 날아오르는 순간, 그 절대 감각이 현현하는 순간을 기민하게 즐기는 이, 그 누구인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통섭적 문화인의 향연에 초대받은 우리는 더불어 행복하다.
― 우찬제 (문학비평가, 서강대 교수)

몸과 마음과 넋이 삼위일체가 되어 한 편의 예술 작품을 온전히 경험해낸다는 것은 얼마나 지난한 여정인가. 그러나 그 고단한 과정 끝에만 얻어질 수 있는 황홀한 예술적 체험의 기적은 종교적으로 표현하자면 소중한 예술적 은혜다. 이 책은 예술 작품을 통해 그러한 기적에 도달하려는 저자의 필사적인 순례기다. 자신의 상상력과 지성을 치열하게 불사르며 모든 감각의 더듬이를 동원하여 작품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 마침내 저자는 ‘빨강’ 그 자체가 된다.
이광모 (영화감독, 백두대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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