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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민낯 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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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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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황영조는 왜 은퇴를 해야만 했을까?
- 우리의 마라톤 왕 (김원재)
- 황영조는 왜 은퇴를 해야만 했을까? (이지영)

(2) 12월 32일
-12월 32일에 도달하는 방법 (조성진)
-12월 84일 (김원재)
-느리게 진화하는 세상을 희망합니다 (이지영)

(3) 죽은 농담들이 사는 섬
- 서기 5000년 싸이월드 발굴의 의미에 대한 조사 (이지영)
- from 털 (박민지)
- 소리 없는 웃음들 (조성진)
- 신종인류 (정다영)

(4) 서울화 (도시남녀)
- 마리오 오디세이(조성진)
- 육개장(이지영)
- 해방촌, 일주일 (정다영)
- 운명으로 진화되지 못한 우연에 대하여 (박민지)

(5) 그 애
- 오월의 코타키나바루, 시월의 홍콩 (이지영)
- 성혁이 (김원재)
- 그 애 (정다영)

(6) 장마
- 장마 (조성진)
- 대균우 (마조 진조)
- 하우아유 (김원재)

(7) 채식주의자
- 스테파니 메이어에 대한 서한(김원재)
- 송곳니 (이지영)

(8) K는 조심스레 술집 문을 열고 나왔다
- 무연고자 (박민지)
- K는 조심스레 술집 문을 열었다 (조성진)

(9) 헤밍웨이의 6단어 (for sale: babe shoes. never worn.)
- 아기 신발 팝니다. 한번도 신은 적 없음 (박민지)
- for sale: babe shoes. never worn (조성진)

(10) 여자들
- 멧돼지(이지영)
- 나쁜 여자 이름:승규 (정다영)

저자 소개1

6년차 직장인 글쓰기 모임이다. 매주 토요일 홍대 인근 카페에 모여 글을 쓴다. 첫 책 『민낯 첫 번째 이야기』를 독립출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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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110*188*20mm
ISBN13
9791196936204

책 속으로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교한다. 인생이라는 달리기는 언제나 1등을 가리는 싸움처럼 보인다. 가장 좋은 대학, 가장 좋은 집을 가장 빨리 얻는 싸움. 하지만 영웅의 자리는 언제나 소수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휘황찬란한 목표 앞에 공황 장애를 앓는다.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럴 때 나는 이봉주의 달리기를 생각한다. 달리는 것 자체로 너무 기쁜, 달리는 나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달리기.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멋진 서사를 갖지 못해도. 그 누구도 내 이름을 기억하지 않아도. 누가 어떻게 놀려도, 뛰는 것 자체가 좋아서 그냥 웃으면서 계속하는 달리기. ‘달리는 자신’이 온 인생의 목적이 되는 것.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달리기 아닐까.
--- 본문 중에서

황영조가 1991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아빠는 강원은행 대리가 됐다. 그 이듬해 몬주익의 영웅이 된 황영조가 도쿄 아시아 올림픽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거머쥐었을 때 아빠는 특급 승진으로 국제부 팀장이 됐다. 강원도를 벗어나 전국을 주름잡는 강원은행과 함께 아빠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다음 해 아빠는 강원은행의 미래를 걸고 홍콩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일년이 채 못돼 강제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IMF로 대한민국의 상황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강원은행은 사라지고 조흥은행이 되었고 아빠는 그 뒤로 은행 이름이 한 번 더 바뀔 때까지 회사원의 생명을 존속하고 있다가 곧 명예로운 은퇴를 했다. 몬주익의 영웅이 된 황영조가 발목부상을 이유로 명예롭게 은퇴를 한 뒤 십 년 동안의 일이다.
--- 「1장 황영조는 왜 은퇴를 해야만 했을까?」 중에서

그래, 가자. 답변을 하고 나는 서둘러 복도로 나왔다. 그 애는 내 메세지를 본 걸까. 복도엔 아무도 없다. 조용한 복도를 가로지르며 그 애의 방을 지나쳤다. 노크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좀 싱거운 사람 같잖아.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와가는데 뒤편에서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애가 나왔다. 우리는 폭풍우를 맞으러 간다. 우산도 없이. 둘이서. 우린 지금 너와 나 단 둘이 비를 맞으러 가는데. 넌 어째서 아무 말이 없는 걸까?
--- 「5장 그 애」 중에서

3학년 겨울방학도 신도시로 전학 가지 못하고 끝났다. 개학하니, 남자애 하나가 전학을 왔다. 서울에서 전학 온 성혁이야. 모두들 새 친구에게 박수. 성혁이는 특별히 좋은 샤프를 쓰거나 브랜드 옷을 입진 않았다. 그러나 기품이 있었다고 할까. 몸가짐이나 말투 같은 것들이 달랐다. …우리 반에서 서울 아이와 대화가 될 정도로 똑똑한 애는 나 하나였으니까. 우리는 둘밖에 없는 도서실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인디언의 야구, 개미들의 생태, 단풍나무 씨의 회전,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
--- 「5장 그 애」 중에서

그때까지만 해도 그 애가 내게 우주만큼의 사랑과 우주만큼의 슬픔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단순한 사실만으로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이 기억을 우리의 마지막 기억으로 정했다. 그 애의 마지막 모습은 “저기요”라는 말 1초 뒤의 사랑스럽고 맑은 웃음과 함께 내게 악수를 청하며 “봐요. 우리 알아보잖아요.” 했던 목소리이다. 그 애는 끝까지 그 애 다웠다.

--- 「5장 그 애」 중에서

출판사 리뷰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의 재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잘 쓰고 싶어서, 이제는 나를 보여주는 게 즐거워서 쓰게 됩니다. 잘하는 것보다 나다워지는 시간. 민낯을 버티게 해준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과 다르지 않은 우리의 민낯을 읽고 당신의 민낯을 마주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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