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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소설집 『납함』
자서(自序) 광인일기(狂人日記) 쿵이지(孔乙己) 약(藥) 내일(明天) 작은 사건(一件小事) 머리털 이야기(頭髮的故事) 풍파(風波) 고향(故鄕) 아큐정전(阿Q正傳) 단오절(端午節) 흰 빛(白光) 토끼와 고양이(兎和猫) 오리의 희극(鴨的喜劇) 마을 연극(社戱) 제2소설집 『방황(彷徨)』 복을 비는 제사(祝福) 술집에서(在酒樓上) 행복한 가정(幸福的家庭) 비누 장명등(長明燈) 조리 돌리기(示衆) 까오선생(高老夫子) 고독한 사람(孤獨者) 죽음을 슬퍼하며(傷逝) 형제(弟兄) 이혼(離婚) 제3소설집 『고사신편(故事新編)』 서언(序言) 하늘을 보수한 이야기(補天) 달로 달아난 상아(奔月) 치수(理水) 고사리를 캐는 사람(採薇) 도공의 복수(鑄劍) 출경(出關) 전쟁 반대(非攻) 죽은 자 살리기(起死) 주 해설: 중국 현대문학의 창시자, 루쉰 판본 소개 루쉰 연보 |
魯迅,본명 : 저우수런(周樹人), 자 : 위차이(豫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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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수 없네.
4천 년 동안 수시로 사람을 잡아먹던 곳, 나도 여러 해 동안 그 속에서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오늘에야 비로소 명백히 알았다. 큰형님이 바로 집안일을 관리하고 있을 때에 마침 누이동생이 죽었으니, 큰형님이 밥이나 반찬 속에 섞어 우리에게 몰래 먹였음에 틀림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이동생의 고기 몇 점을 먹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는 내 자신의 차례다……. 4천 년 동안 사람을 잡아먹는 이력을 가진 나, 처음에는 몰랐으나, 지금은 명백히 알고 있다. 참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구나! --- p.35 그때는 정말 자아내는 무명실까지도 한 치 한 치가 모두 의미가 있었고, 마디마디가 모두 살아 있는 것 같았어.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지금 한 일, 산쓰 아주머니로서는 사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 전에도 말했듯이, 그녀는 우매한 여인이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해낼 수 있겠는가? 그저 단순히 이 방이 너무 고요하고 너무 크고 너무 비었다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 p.69 자네. 머리털이란 것이 우리 중국인에게 보배도 되고 원수도 되며 옛날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전혀 가치 없는 고통을 받았는가를 알고 있겠지! 우리의 아득한 옛날 조상들은 머리털에 대해서 그래도 가볍게 보았던 듯하네. 형법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머리니까 참수가 최고로 무거운 벌이었지. 다음으로 소중한 것이 생식기이므로 궁형(宮刑)이었고, 유폐(幽閉)도 놀라운 형벌이었어. 머리털을 자르는 형벌 같은 것은 정말 가볍기 짝이 없는 형벌이었네. 하지만 그런데도 헤아려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까까머리를 했던 까닭에 사회로부터 일생 동안 멸시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네. --- p.78 아큐가 '옛날에는 잘살았고’, 견식도 높고, 게다가 ‘정말 일 잘하는 일꾼’이니, 원래는 거의 ‘완벽한 인간’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에겐 약간의 신체상의 결점이 있었다. 가장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그의 머리 위에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부스럼 자국이 몇 군데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비록 그의 몸에 생긴 것이기는 하나, 아큐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귀티가 난다고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곧 ‘부스럼’이나 또는 모든 ‘부스럼 자국’이라는 말과 비슷한 발음의 말조차 꺼려하였다. 후에는 그것이 점점 더 확대되어, ‘빛나다’라는 말도, ‘밝다’라는 말도 금기로 삼았고, 더 나아가 ‘등불’이라든가 ‘촛불’이라는 말까지도 금기시하는 것이었다. 그 금기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고의든 아니든 따질 것 없이, 아큐는 부스럼 자국까지 붉혀 가며 화를 냈다. 상대를 어림쳐 봐서 말이라도 어눌하면 그는 욕을 퍼부었고, 힘이 약하다 싶으면 두들겨 주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언제나 아큐가 당하는 때가 더 많았다. --- p.121 새로운 삶의 길은 아직 얼마든지 있다. 나는 반드시 들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나는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어떻게 해서 그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지를 모른다. 때로는 마치 그 삶의 길이 한 마리의 회색빛 뱀처럼 스스로 꿈틀거리며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기다리며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자 갑자기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 p.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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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부활한 정통 세계문학
을유세계문학전집 을유문화사가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내놓고 있다. 올해로 창립 63주년을 맞은 을유문화사가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기 시작한 지 50년 만이다. 1959년에 1권 『젊은 사자들』로부터 시작하여 1975년 100권 『독일민담설화집』을 끝으로 100권으로 완간된 을유세계문학전집은 다수의 출판상을 수상하며 한국 출판 역사의 이정표가 되었다. 새로운 을유세계문학전집은 기존의 을유세계문학전집에서 재수록한 것은 한 권도 없고 목록을 모두 새롭게 선정하고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매월 2~3권씩 출간되며, 올해 말까지 16권, 2020년까지 300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 제12권으로 출간되는 『루쉰소설전집』은 중국이 낳은 세계적 대문호 루쉰의 소설을 집대성한 책으로, 루쉰은 강렬한 민족의식에 기반을 둔 작품을 통해 후대의 문학사조나 형식 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노신이 이처럼 위대한 민족의 문학가로 평가받게 된 것은 그가 몸소 민족의 수난기를 살아가면서 민족의 고뇌를 방관자로서가 아니라 선각자로서 포용하는 의연함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나간 작가적 태도 때문이다. 이 책을 번역한 김시준 교수는 평생을 중국 현대문학 연구에 천착하여 유려한 문체로 루쉰 소설의 감동을 되살렸다. 이 책은 『魯迅全集(北京:人民文學出版社, 1961)을 대본으로 했다.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 문학의 결정판 중국 근대화의 선구자 천두슈는 근대화 과정의 필수요소를 ‘과학’과 ‘민주’라고 했다. 그는 서구의 민주주의와 과학주의의 도입을 근대화의 첫걸음으로 여겼다. 이에 호응하여 나온 것이 후스의 문학 혁명이다. 그의 문학 혁명은 ‘백화문’의 보급이다. 그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사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근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근대화의 필수 조건인 문학 혁명을 실천하고 성공으로 이끈 것이 루쉰이다. 이 책은 루쉰이 일생 동안 발표한 소설들을 엮은 소설집 『납함』, 『방황』, 『고사신편』 등 3권에 수록된 33편을 번역한 완역본으로, 중국의 유교적인 가족 제도가 지니는 병폐와, 예절이라는 이름의 굴레가 인간을 얼마나 속박하는지를 미친 사람〔狂人〕을 통해 들춰 보인 처녀작 「광인일기(狂人日記)」와 중국이 역사적으로 계승하여 온 중화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자기 만족으로 스스로를 기만하며 사는 정신 승리법과 우매성, 약점을 아큐에 집약하여 중국 국민적 성격의 전형을 풍자한 대표작 「아큐정전(阿Q正傳)」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소설은 중국이 봉건주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하던 과도기에 중국인들이 체험하였던 고통과 혼란과 방황을 주제로 하고 있다. 2천여 년간 쌓이고 쌓여 왔던 봉건주의 전통 사회의 거대한 탑이 붕괴되는 현상은 중국인들로서는 실로 상상하기 어려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루쉰은 봉건주의라는 전통 사회의 미망에 빠져 있는 국민들을 문학 작품을 통해 계몽하여 봉건 윤리라는 미신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앞장서서 중국의 근대화에 공헌했다. 그의 대표작 「아Q정전」이 신문에 연재되었을 당시 중국의 많은 지식인 독자들이 마치 자신들의 심장을 향해 비수가 날아오는 것을 보듯이 전율했다고 평한다. 루쉰은 문학의 위대함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주었으며 그의 문학사상의 위대함 또한 이것에 있다고 하겠다. * 을유세계문학전집 소개 새롭게 을유세계문학전집을 펴내며 을유문화사는 이미 지난 1959년부터 국내 최초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을 완전히 새롭게 마련하게 된 것은 우리가 직면한 문화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타자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안전과 행복에 직결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은 지구상의 다양한 문화들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인 힘을 길러 줍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을 통해 우리가 이런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5년간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문화적 성취가 살아 있는 작품들, 새로운 번역이 필요한 고전들과 새롭게 소개해야 할 우리 시대의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역자들이 이들 작품 속 한 문장 한 문장의 숨결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역자들은 단순히 번역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의 번역을 꼼꼼히 검토해 주었습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은 번역된 작품 하나하나가 정본(定本)으로 인정받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계문학이 여러 경계를 넘어 우리 사회 안에서 주어진 소임을 하게 되기를 바라며 을유세계문학전집을 내놓습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 편집위원단 신광현 (서울대 영문과 교수) 신정환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교수) 최윤영 (서울대 독문과 교수) 박종소 (서울대 노문과 교수) 김월회 (서울대 중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