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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1부 음식 문화 찌는 문화, 굽는 문화 건데기는 없고 맨 말국뿐이네 ‘웅구락짓국’과 ‘추어탕’ 저 혼차서 짓국부텀 마시고 있네 배추 끌텅은 쪄서 묵어도 괜찬해 머심둘레가 약이 된담성? 낙자는 콱콱 조사서 묵어야 맛있어 밀지울을 바시르허니 모까 갖고는 막 비베 망치로 구멍 뚫고 톱으로 썰고 - 대사리와 밥칙 쫄굿쫄굿, 찐덕찐덕 2부 주거 문화 땅이름 마을 안길 마리, 물리 정제, 정지, 정게 시렁가래, 살강 바가치시얌, 두룸박시얌, 짝두시얌 칭칭다리, 뽕뽕다리 3부 민속 문화 당골, 당골네 외약사내키 들독, 학독 고뿔차리, 개짐머리 하루거리에 걸리먼 소망을 할타야 되야 깐치동저구리 4부 놀이 문화 일은 안 허고 뺀나 모실만 댕이냐? 나가서는 말 한 자리도 못 헌 것이 바꿈살이, 삼바꿈질, 동깨살이 도롱테, 궁글테 들깡달깡, 방애야방애야 산다이 5부 생활 문화 부지땅, 비땅, 부작때기 ‘박’과 ‘바가치’ 더운디 냇같에 가서 메나 깜제 그냐? 미영 짜서 옷 맹글고 행감치고 에헴허고 점잔빼고 앙거 있기만 허먼 다가니? 너도나도 헐 것 없이 우허니 했제 솔가리로 불 때먼 징허니 잘 타 언능 기영 치고 가자 눈애피, 가심애피 떼롸서 빨래를 하니 징하게 힘들었소 써까리, 가랑니, 뚝니 6부 장례 문화 시상 베렜다 다리, 밤다리, 숭에놀이 초분, 독다물 하나부지 산소에 뙤를 써야 허겄습디다 7부 관계 문화 장개가 갖고 금방 제금내 노먼 쓰가니? 아이를 부르는 말 택호(宅號) ‘-실이’와 ‘-손’ 동숭에지섬 아재비, 아잡씨, 아잠 덜거리총각 아짐씨 대사 치니라고 자네가 질 욕봤네 애기가 아시를 탕께 차꼬 몰라져 8부 농경 문화 나락 나락 모가지, 나락 모개 올기쌀, 올기심니 홀태 도사리, 호무줄, 만도리 곰배, 곰배팔이 저릅대 9부 동물 문화 쪼놈의 달구새끼, 넘새밭 다 쪼사 묵네 되야지막, 외양간, 마구 부지땅 맞은 소 도래도래 불붙이다, 수붙이다, 갓붙이다 호랭이 장개가네 와가리 울고 개똥불 날던 날의 추억 거시 때까우 불소, 불암소, 이레소, 이레쟁이, 이리돗 쥐나개나 무스탕이시 10부 언어 문화 예씨요 여보씨요 내가 안, 말 안, 했냐 안? 쩌그 쪼께 갔다 오요 어른한테 달랑달랑허먼 못 써 11부 외래 문화 포도와 석류 고려말과 러시아말 빵떡, 떡이 꼬꼽쟁이, 따꼽쟁이 ‘돈’의 뿌리를 찾아서 사투리와 일본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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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말에는 ‘설거지’라는 말도 있지만, ‘기영 치다’, ‘기영 설겆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여기서 ‘기영’은 ‘기명’(器皿)이다. ‘기명’은 〈살림살이에 쓰는 온갖 그릇〉을 가리키는 한자말인데, 전라도 사람들은 식기류에 이 말을 사용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기명’의 /ㅁ/이 전라도말에서 사라져서 ‘기영’이 되었는데, 이것은 마치 ‘무명’을 전라도에서 ‘미영’으로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영’과 ‘미영’에서 우리는 똑같은 /ㅁ/의 탈락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영’이 ‘기명’에서 온 것이라면, ‘기영 치다’의 ‘치다’는 ‘치우다’의 전라도 사투리라 하겠다. 따라서 ‘기영 치다’는 〈밥그릇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치우다〉와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기영’은 ‘기영 치다’나 ‘기영 설겆다’ 외에도 개숫물을 의미하는 ‘기영물’이나 개수대를 뜻하는 ‘기영통’이란 말에도 들어 있다.
한편 전라도말에는 ‘기영 치다’ 외에 ‘뒷개 치다’라는 말도 쓰인다. ‘뒷개’의 ‘뒷’은 물론 ‘뒤’를 가리키는 말이니 음식을 먹고 난 뒤를 뜻할 것이나, 이 말에 붙는 ‘개’의 어원은 확실치 않다. ‘뒷개’가 〈음식을 먹고 난 뒤의 찌꺼기〉 또는 〈음식을 먹고 난 뒤의 그릇〉 정도를 뜻하는 것으로 미루어 ‘개’가 〈찌꺼기〉나 〈그릇〉 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할 수 있을 뿐이다. 표준말에서 ‘개숫물, 개수대, 개수통’ 등에 나타나는 ‘개수’는 ‘개’와 한자어 水가 결합한 것인데, 이때의 ‘개’가 전라도말 ‘뒷개’의 ‘개’와 같은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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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언에 담긴 삶을 길어내다
이 책은 전라도 방언을 통하여 전라도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문화를 찾아보려 한 시도이다. 단순히 전라도 어휘에 대한 어원의 설명이나 그 쓰임새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지역 사람들의 말에 투영된 삶을 그려 보고 싶은 것이 글쓴이의 생각이었다. 물론 전라도 사람들의 삶이 일반 한국 사람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여기에서 언급된 삶과 문화의 양상은 한국인 전체의 것으로 일반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