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누가 저 황혼을 굴리는가
김완수
시인동네 2013.09.02.
가격
9,000
10 8,100
YES포인트?
90원 (1%)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시인동네 시인선

책소개

목차

제1부

시인의 말

序詩
길 A
들꽃
어떤 아침
외롭고 쓸쓸한
가출
반듯하고 환한 자리
나는 누구의 구멍일까
크리스마스이브
산책
불빛 한 점, 밥 한 그릇
풍경
우리 어디서 다시 만나랴
미확인 지뢰지대
환하고 빛나는 한 켠
남아 있는 과거

제2부
허공
인간의 마을
들켜버린 것은 슬프다

저녁노을
길 B
인간의 집
풋사과
가을 강
삼수 씨의 돌
은총
상처이고 아픔이듯
폐교에서
겨울 공원
오징어놀이
오래된 무덤

제3부
그리운 예감
우거지
그냥 그대로 그렇게
길 C
약천리
겨울 강
나무 안에서 나무 밖으로
추억의 불편함
너무 멀어
봄날, 빈들에 서보면
길 위에서
달맞이꽃
어머니별
달빛 소나타
가을밤, 가을비
알리바이

제4부
누가 저 황홀을 굴리는가
갯가에서
고사목(枯死木)
노루 사냥
방파제 1
방파제 2
그리운 바닷가
첫눈
아무도 모르는 사실
겨울 버드나무
아마도에는
가벼운 살림
담 허무는 밤
꽃에 대하여
沒, 沒, 沒.
死月의 노래

해설 외롭고 쓸쓸한, 공허를 견디는 허공 /김진수(문학평론가)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210g | 138*204*20mm
ISBN13
9788998096410

출판사 리뷰

시인동네 시인선 002
김완수 시집 『누가 저 황홀을 굴리는가』

등단 15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는 처절한 감성!
시인동네 기획 시인선 그 두 번째,
김완수 시집 『누가 저 황홀을 굴리는가』

제도를 넘고, 이해와 관계를 넘어 저 낡은 새로움마저 뒤로 하고
홀로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시인을 우리는 애타게 기다려왔다.


김완수의 시는 온갖 거추스런 정념과 사념들로 들끓었을 육신의 피와 살을 덜어내고 남은 오롯한 근골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마치 김종삼의 시세계를 연상시키는 듯한 간결한 말들이 직조해내는 선명한 서정적 이미지와 단아한 여백이 만들어내는, 어쩌면 깊은 침묵 속에서 휴식하고 있는 것 같은 말들의 풍경은 바로 이 같은 근골 이미지의 언어적 번안이라고 해야 하리라. 사실상 이 간결하고도 침묵하는 듯한 말들의 풍경이야말로 김완수의 시세계를 진폭이 큰 공명의 자장으로 만드는 데에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저 자장이 형성하는 침묵하는 말들의 풍경 속에는 한편으로는 개별 주체로서 모든 존재자의 유한성으로부터 비롯되는 외로움과 슬픔 혹은 상처와 아픔의 정신적 에너지들이 강렬하게 요동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 삶과 세계의 무상함으로부터 기원하는 허무와 관조의 시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뜻이겠다.

시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하나의 허공이고, 또한 이 허공을 딛고 선 우리 존재는 공허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물론 불교적 세계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이러한 세계와 존재의 이해 방식이 유달리 새로워 보일 것은 없을 테지만, 사실상 이 시인의 시들이 발산해내는 매력은 이 같은 세계관이 말과 침묵으로 교직되어 오롯이 형상화되는 그 역설적 긴장의 풍경 속에 있다고 하는 편이 옳다. 하기야 시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또 무엇이겠는가? 시에 있어서 발화는 침묵의 한 방식이며, 이 침묵은 또한 세계와 삶의 말할 수 없는 진실들에 대해서 바치는 존재자의 최상의 경외감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시란 결국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말이거나 말할 수 없는 것 자체의 말, 혹은 모든 존재와 언어의 가능성들이 하나의 임계점에 도달해 이윽고 텅 빈 세계의 심연으로 돌아가는 순간의 어떤 불가능한 말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꿈속에서 또 꿈을 꾸며 내가 자고 있다
꿈속의 나는 나인데
꿈속에 꿈꾸는 나는
내가 아닌 듯 나고 나인 듯 내가 아니다
이곳인가
저곳인가
그곳인가
삼생(三生)에 걸쳐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야심한 시각
달도 없는데
창문에 어른거리는 그림자

빈 배 한 척이 살얼음 허공에 밀려와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흰 눈이 높이 쌓여 있다
또, 어디로 가는 신호인지
텅 빈 무거운 몸을 흔들며 바람에 돛이 흔들렸다

한 꿈에서 깨어보니 또, 한 꿈 속이다
꿈 속의 꿈은 누구의 꿈인가
잠 속에서도
먼 길을 떠나온 사람처럼
웅크린 나의 모습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외롭고 쓸쓸한」, 전문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김완수의 시세계에서 시의 언어들은 어떤 고정된 의미를 형성하는 말, 즉 세계와 존재를 관념적인 주체의 자기동일성 속으로 환원하여 소유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그런 말이 아니다. 시의 언어는 오히려 고정된 의미 생산의 장소로서의 시인이라는 주체의 한계 너머에 있는 말, 그러니까 ‘존재의 바깥’을 지향하는 어떤 근원적인 언어의 존재론이라고 할 만한 말들의 풍경을 연출해낸다. 그러니까 시인의 시세계에서 빈번하게 출현하는 허공/빔과 구멍/틈의 이미지는 모두 이러한 존재 바깥 혹은 어떤 부재의 사태와 관련되어 있다고 말해야 한다.

시인의 첫 시집을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동력은 어떤 비가시적인 에너지와 파동, 혹은 ‘부재의 실재성’이라고나 해야 할 어떤 근원적인 존재의 공허한 에너지의 파장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서 김완수의 시들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서정시가 토대를 두고 있는 것으로 가정된 주객의 상호동일성의 논리가 균열을 드러내는 어떤 임계의 자리를 드러내고 있다는 뜻이겠다. 그렇기에 거기에서 세계나 자연, 혹은 존재나 타자들은 주체의 자기동일성의 자장 속으로 결코 수렴될 수 없고 또 수렴되지도 않는다. 세계나 존재는 오로지 의식하는 주체에게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그러나 동시에 어떤 ‘실재성의 부재’의 장소로서의 저 의식하는 주체의 자리를 오히려 위협하는 ‘부재의 실재성’의 한 형식으로만 존재하는 듯하다.

추천평

김완수 시인과 칠년을 같이 살았다. 한 번도 말다툼 하지 않았다. 그가 마음이 넓다. 친구들이 문단에 얼굴을 내밀 때 한번 작품을 응모해보지 했더니 ‘나는 아마추어 원로로 남을란다.’ 하며 웃었다. 그는 들밥을 이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어미처럼 조심조심 차분차분 신성한 정신을 잃지 않고 시를 써왔다. 일부러 더디게 쓴 그의 시에는 시간이란 긴 다리가 놓여 있다. 그는 다리를 오가며 ‘사람보다 빈집이 많은 고향’을 보기도 하고 ‘가을밤 가을비에 외로워서/세상이 온통 울고 있는데/다만,/잎 작은 대추나무 아래, 젖은/귀뚜라미만 외롭게 울지 않고 있다’고 읊조리기도 한다. 그의 시들은 행간이 넓고 깊어 마음을 시큰 휘어놓는다. 참, 고마운 쓸쓸함이다.

함민복 (시인)
김완수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서정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그의 시는 많은 서정시의 모습과 닮은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완수의 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발견에 대한, 익숙한 서정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완수의 시는 새롭다. '꽃을 꺾으면/들 한 쪽이 가만히 비'는 이 당연한 사실과 발견 앞에서 우리는 사실에 대한 경이를 맛본다. 「서정의 과학」, 나는 그의 시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함성호 (시인)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