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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아름다웠다
허진숙
문학의전당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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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눈물도 아름다운 것

젖은 옷은 누가 말리나 · 13
사랑 · 14
고희 · 15
내 마음의 시계 · 16
사랑은 바라보는 것 · 18
내년에도 오세요 · 19
목수의 딸 · 20
나는 엄마가 되었다 · 22
동행 · 23
지경을 헤매다 · 24
나의 분신에게 · 26
눈물도 아름다운 것 · 27
며느리 · 28
그리운 사람 · 30
비목 언덕 · 31
문패는 없어도 벨은 있습니다 · 32
약속 · 34
새벽달 · 35

제2부 새벽에 등불 켜는 이유

아직도
미안해 엄마! · 40
어부바 · 42
종이학의 추억 · 43
딸에게 · 44
마음 밭 · 46
새벽에 등불 켜는 이유 · 47
바람이 분다 · 48
장미 · 50
푸른 마음 · 51
그 집 · 52
절망 속에도 꽃은 피어납니다 · 54
추억의 등불 · 55
고궁과 하늘 사이 · 56
송편 · 58
DMZ · 59
왜 침묵하셨습니까? · 60
그곳에 가면 · 62
코로나19 · 63

제3부 슬픈 영혼의 노래

초월적 사랑 · 67
용기가 생겼다 · 68
첫사랑 · 70
반전 · 71
어린 왕자 · 72
슬픈 영혼의 노래 · 74
봄날 · 75
인류의 법칙 · 76
보랏빛 연가 · 78
미혹 · 79
예찬의 눈물 · 80
나의 봄날 · 82
눈물을 잊었다 · 83
수신자 토기장이시여! · 84
잊고 싶은 날 · 86
학은 왜 춤을 추는가 · 87

제4부 그 사람은 아름다웠다

당신의 푸르른 날은 언제인가 · 91
무지개 당신 · 92
기도 · 94
일찍 핀 꽃 · 95
가끔 생각나는 사람 · 96
그 사람은 아름다웠다 · 98
꽃씨 뿌려놓은 길 · 100
미리 쓰는 감사 편지 · 101
사랑님들께 향기를 · 102
그대 꽃 피울 날 · 104
훗날을 축복합니다 · 105
그대 눈동자에 모란이 필 때까지 · 106
내 인생 간주곡 · 108
자격지심 · 110
도라지꽃 · 111
우이동 · 112
경자년(更子年)을 보내며 · 114

시인의 에스프리
나의 삶, 나의 사랑 · 117

저자 소개 1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2010년 계간 [농민문학]으로 등단하였다.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수료하였으며 농민문학신인상, 농민문학작가상, 선교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바다로 간 어머니』, 『너는 기쁘지 아니한가』, 『사랑은 발자국 소리 듣는다』, 『그 사람은 아름다웠다』, 『꽃잎은 져도 울지 않는다』 등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현대시인협회, 국제계관시인연합한국본부(UPLI),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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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53*225*20mm
ISBN13
9791158964986

책 속으로

사는 동안
얼굴 빨개질 만한 비밀 하나 없었던
내숭쟁이에게
소녀 팬 무색할 만큼
용기가 생겼다

양지원이라는 어린 왕자에게 그만
홀딱 빠지고 말았다
온몸의 신체 감각이 다 열렸다
열정이 다시 생겼다

누구는 늦바람이라고 했고
누구는 방정이라고 했다

그래도 좋았다
젊은 날의 초상(肖像)을 다시 그리는데
그까짓 입방아쯤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나는 이미 충분히 어른이 되었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었다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이
나를 눈뜨게 했다
---「용기가 생겼다」중에서

손등에 달빛 뚝뚝 떨어지는
이 밤,
서성이는 달님 창문 두드린다

저 하늘 무수히 빛나는 별을 따다
심연에 젖은 영혼을 울려대는
어린 왕자

그는 누구인가!

깊은 우물에서 길러낸 맑은 영혼의 소리
폭포수처럼 깊어가는 예술의 혼
고통의 옷을 벗게 만든다

밤새
내 가슴을 휘저으며 토해내는
애절한 울림
깊은 계곡물처럼 심금을 울린다

하니,
그는 빛나야 하고
또 빛나야 한다
---「어린 왕자―양지원」중에서

산수유 꽃필 무렵

수은 같은 눈물로 길을 내다가
예고 없이 찾아온 노래

맑고 청량한
가슴 저 밑바닥에서 뿜어져 올라오는
영혼의 노래

그날 이후부터
나는 눈물을 잊었다
---「눈물을 잊었다」중에서

늦은 밤
홀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당신 모습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대중 속의 고독

세상을 배워갈 무렵
서러움도 상처도 미리 배웠다고 하셨지요

비바람 맞은 꽃잎처럼
고독한

당신의 푸르른 날은 언제인가
묻고 싶은 날
---「당신의 푸르른 날은 언제인가」중에서

사랑의 메아리는
바람도 막지 못하는 법

너무 일찍 피어
절정을 보지 못한 꽃이여

이슬 내리면 이슬 받아먹고
바람 불면 바람 받아 마시며
여기까지 왔느니

그대
다시 꽃피울 날 오리니
울지 말고 같이 가세

---「일찍 핀 꽃」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에스프리

배고픔을 느낀다는 사실이 희망이었다. 엄마는 위장에 좋다는 닭 모래집을 볶아 절구에 찧어 가루약을 만들어 나에게 먹였다.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일상 속에서 또다시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을 때 나에게는 ‘절망’이란 말조차도 사치였다. 비록 몸은 뼈와 가죽만 남아 피골이 상접했지만 숨을 쉰다는 사실이 축복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세포가 살아나는 기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고통의 시간을 견디는 동안 나에게 한 줄기 빛이 다가왔다. 어느 날 새벽 잠결에 구름 속으로 뒷모습만 보여주는 분의 음성이 들려왔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 후에도 그분은 위기 때마다 말씀으로 찾아오셨다. 나는 기꺼이 그분을 영접했고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숙명이었다.

미처 어미가 되는 줄 모르고
가슴에 너를 품었다

생머리 싹둑 잘라내고
어색한 파마머리

내가 너를 업었는지
네가 나를 업었는지

달빛조차 싸늘한
그 긴긴 밤을 건너고 나서야

나는
엄마가 되었다
― 「나는 엄마가 되었다」 전문

4년 후 어머니는 마흔둘 고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다. 딸을 살리려고 애쓰시다 당신의 몸에 병이 깃드는 것을 모르셨던 거다. 아니, 어쩌면 딸의 목숨이 당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했는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그렇게 비통하게 떠나셨고 딸은 커서 시인이 되었다. 어머니는 훗날 나의 첫 시집 『바다로 간 어머니』 제목이 되었다. 어머니는 아직도 나의 첫 시집 속에 고스란히 살아 계신다.

어릴 적부터 병마에 시달리며 성장했던 탓인지 나의 신앙은 점점 깊어져 갔다. 신앙이 나를 견딜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나의 꽃은 예수요, 나의 사랑도 예수였다. 그러나 건강은 순탄치 않아 아이를 낳을 수 없을 거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결혼은 생각할 수도 없었지만 다행히 지금의 남편을 만나 슬하에 딸 하나를 얻게 되는 기쁨도 누렸다. 그 딸이 커서 나의 분신이 되었다. 딸도 성직자의 아내가 되어 주님을 모시는 광영을 함께 누리고 있다. 시와 찬송이 내 삶의 길잡이가 되어 지금은 천국의 소망으로 날마다 감사와 즐거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태양처럼 떠오르리라
그리고 빛나리라

어느 날 문득
당신의 노래가 내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 「초월적 사랑―양지원」 전문

어느 날 문득, 양지원이라는 가수를 사랑하게 되었다. 양지원이라는 가수의 노래가 내 속으로 들어왔다. 히트곡 하나 없는 무명 가수의 노래가 그냥 훅!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말 그대로 섬광처럼 나를 휘어잡았다. 나는 기꺼이 양지원의 삶과 노래를 시로 옮겨 썼다. 양지원의 눈빛은 내게로 와서 햇살이 되었고, 그의 손짓은 꽃이 되었다. 그의 눈물은 나의 눈물이 되었고, 그의 기쁨은 나의 기쁨이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순수시를 쓸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과 감각이었다.

시인의 말

촛농 사르르 녹아내리는 밤
어머니의 마지막 눈물이 보인다

엉킨 풀처럼 뒹굴던 자식들
홀로 지켜야 했던 밤
그 마지막 눈물이
어머니의 유언으로 남았다

그 눈물이
영원한 그리움이 될 줄 몰랐다

2020년 12월
허진숙

추천평

허진숙 시인의 새 시집 『그 사람은 아름다웠다』의 제3부, 제4부에 들어 있는 33편의 시가 모두 양지원 가수 또는 그의 노래를 주제로 한 시편들이다. 너비도 깊이도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의 울림이 서정의 전통 안에서 트롯의 대중적 영합만큼이나 확대되고 있다. 양지원의 삶과 노래가 시인의 시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한 사람이 부르는 노래의 예술적 가치를 회복시켜가는 과정에서의 시적 의미가 곧 시인의 눈빛이며 햇살이며 꽃이며 기쁨이며 또한 눈물이 된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포크록처럼 가깝게 사랑의 언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노래는 시였고 시는 노래였다. - 김용재 (현대시인협회 명예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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