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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어서게 하는 것들
이영상 포토에세이
이영상
청어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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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의 말

제1부 일상에서
첫인상 │ 항해 │ 성에 │ 경청 │ 청계천에서 │ 있는 그대로 │ 수제화 거리 │ 타인 느낌 │ 선택 │ 마음 │ 말 타기 │ 부자 되는 법 │ 한결같이 │ 유능하다는 것 │ 이해 │ 현명한 어른 │ 운전과 인생 │ 치유 │ 망설임 │ 첫 실패 │ 포기 │ 관행을 바꾼다는 것 │ 이사 │ 결정 │ 음양의 법칙 │ 충고 │ 신기루 │ 적응 │ 누군가 눌러주겠지 │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들 │ 뻘쭘 │ 담쟁이 넝쿨 │ 우리 집 그녀 1 │ 뜨거웠던 그 밤 │ 여우와 두루미 │ 첫사랑 │ 우리 집 그녀 2 │ 탬버린에게 │ 망초야 │ 허수아비 │ 겨울 아침 │ 새똥 │ 날파리증 │ 늦 모기 │ 아뿔싸 │ 우리 집 그녀 3

제2부 자연에서
가을 │ 꽃이 된 당신 │ 봄꽃 │ 휴식 │ 가을, 코스모스 │ 나눔 │ 허기진 하루 │ 염치 │ 제자리 │ 옷장 │ 쟁기질 │ 해당화 │ 찔레꽃 │ 장미의 전쟁 │ 우주로 가는 길 │ 물방울 │ 하늘은 │ 절벽에 핀 꽃 │ 일출 │ 달과 별 │ 처마 밑 메밀 가족 │ 재래시장 │ 귀로 │ 사랑한다면 │ 검정 고무신 │ 모성애 │ 유혹 │ 연애편지 │ 공존 │ 빈 의자 │ 이별 │ 내 사랑 │ 무지개 │ 복분자 │ 수확 │ 김삿갓 방랑기 │ 배려 │ 둘이 사귄다는 것 │ 잘 되길 바란다는 것 │ 고마움 │ 괜찮아 │ 커피 한 잔 │ 향수 │ 동행 │ 무서리 │ 우리 과장님 │ 나비 │ 울보의 계절 │ 전당포

제3부 촌뜨기의 도시 적응기
보증금 200에 월 12만 원 │ 양복 한 벌 값으로 세 벌 │ 중고 유모차 │ 장미꽃 한 송이 │ 나이 50에 첫 해외여행 │ 열다섯 번의 이사 │ 매일 5시간 20분 여행 │ 촌뜨기의 도시 적응기 │ 전철 개찰구

제4부 직장에서 자연으로 향하는 내비
준비 배경 및 시기 │ 입지 선정 │ 집 크기 및 구조, 업체 선정 │ 이웃과의 관계 │ 심어야 할 나무, 피해야 할 나무

어머니 아버지께
소원 │ 선잠 │ 후회

저자 소개 1

중앙대학교 졸업. 의경, 순경, 간부후보생, 경기청, 서울청, 경찰청을 거쳐 현재 대구경찰청 청장으로 재직 중이다. 2020년 제20회 경찰문화대전 산문 부문 특선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나를 일어서게 하는 것들』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54g | 152*205*10mm
ISBN13
9791158609184

책 속으로

낡은 염천교를 지나면
100여 년 된 수제화 거리가 있다.

가죽 냄새 맡으며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을 거친 구두는 보물이었다.

하이칼라 멋쟁이 아저씨도
빡빡머리 이등병도 신었으리라.

봄바람 가을 햇살 떠난 자리엔
빛바랜 낡은 간판이 버티고 있다.

올 겨울 보물 하나 장만하면
장인의 환한 미소 볼 수 있으려나
--- 「수제화 거리」 중에서

동녘을 붉게 물들이며
세상을 밝혀주는 일출

서녘을 곱게 수놓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일몰

찬란하게 나타났다가
수줍게 사라지는 모습

시작과 끝이 변함없으니
늘 새롭고 반가운가 보다.
--- 「한결같이」 중에서

제 속도로
운전하다가도
뒤차의 움직임에
과속할 때가 있습니다.

여유롭게
살아가다가도
주변의 부추김에
무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사고가 나거나,
탈이 난다면
모두 내 손해입니다.

너무
뒤차 눈치 보거나
주변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내 갈 길이잖아요.
--- 「운전과 인생」 중에서

밤하늘엔
달과 별이 숨바꼭질하네요.

반짝반짝 작은 별 도망가면
성큼성큼 큰 달이 쫓아갑니다.

외로울 땐
밤하늘을 보세요.

달이 보이고요.
별이 보이고요.
고향 친구들이 보이고요.

하늘나라
엄마, 아빠도 보인답니다.

--- 「달과 별」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저자의 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던 그해 여름,
드넓은 소래 염전, 구석에 있던 사각형의 거무튀튀한 소금 창고 앞에서 한 청년이 자전거에 기댄 채 소리를 지릅니다.
“안녕하세요?” “더우신데 꽈배기 드시고 하세요.”
“튀긴 게 싫으시면 찐빵하고 만두도 있어요.”

어설픈 표준말을 쓰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는지, 겉만 어른인 청년의 공허한 외침이 자신들의 중노동보다 더 힘들어 보였는지는 몰라도 대개 혼잣말처럼 “거기 창고에 골고루 놓고 가” 한마디 던지고선 하던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고교 졸업 후 상경한 난 처음 본 사람과 눈 맞추기도 어려워했을만큼 촌뜨기 중 촌뜨기였지요.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주말이면 가리봉삼거리, 춘의오거리, 소사삼거리 등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하였고, 비디오 가게 점원도 하면서 낯선 곳에서 꽈배기를 외상으로 팔 정도로 금세 얼굴이 두꺼워졌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정점을 향해 치닫던 86년, 의경으로 입대를 한 것이 경찰관으로 일을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복이 주는 묘한 매력에 이끌렸고, 어깨너머로 배운 경찰업무는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넘어 직업으로 삼기에 충분할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제대 후 순경으로 근무를 시작하였고, 10개월 정도 일한 뒤 사표를 내고 간부후보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때가 가장 열심히 살았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만사 제쳐두고 오직 공부에만 몰두했으니까요.

경기도 수원에서의 첫발, 1년간 합숙 교육을 마쳤으니 의욕 충만하여 현장에 나가고 싶었으나, 동료 한 명 없는 텅 빈 사무실로 첫 발령을 받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경감 승진시험을 준비했는데 운 좋게도 꽤 치열했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근무 중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함께 근무한 선후배 동료들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장은 늘 외롭습니다.
현장은 늘 아픕니다.
현장은 늘 활시위처럼 팽팽합니다.
한 곳을 정리하면 또 다른 곳이 기다리고 있고, 정신없이 밤을 지새우고 나면 몸도 마음도 파김치처럼 축 늘어집니다.

거침없이 달려가야 하는 숨 가쁜 현장,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경찰이 태어난 곳이자 돌아가야 할 곳이라는 것을 늘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꽤 오래 장거리 출퇴근을 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였고, 목적지 두어 정류장 전에 내려 이리 걷고 또 저리 걸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할 여유가 많았습니다.

어느 순간, 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스승들이었습니다. 풀 한 포기의 작은 흔들림에서, 개미 한 마리의 부지런한 움직임에서, 푸른 하늘의 드넓은 품 안에서 웃고, 울고, 배우고, 용기와 지혜를 얻었습니다.

우리의 몸 안엔 냉철한 이성과 충동적 본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성이 냉철함을 유지할 땐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지만,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순식간에 본능에 잠식당해 일탈의 길로 들어서고 말지요.

이성을 살찌우고 유지하는 데는 독서와 글쓰기가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이 책이 독자들의 평온한 삶을 유지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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