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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다시 봄을 위하여 | 김지헌
1부 감태준 | 새사람이 올 것이다 강경호 | 슬픔 강서완 | 소혹성 327호 곽인숙 | 낙엽의 표정 금보성 | 파도 김관용 | 춘천에서 만나요 김금옥 | 백발 홍어 김금용 | 푸른 돌이끼 김 루 | 물속 엘리스 김무영 | 콩나물 김밝은 | 시, 3 김백겸 | 대전 금강은 청주 미호천과 만나 세종 합강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김서나 | 품위 김선아 | 헛바람 김연아 | 헤엄치는 소녀 김영재 | 사막은 좌우가 없다 김영찬 | 웃는 마음의 주인들 김왕노 | 여름밤 김 윤 | 녹동 김은정 | 규정집 김인숙 | 이정표를 회상하다 김일연 | 눈 오는 저녁의 시 김정인 | 바람이 운다 김종해 | 오늘은 비 김지헌 | 녹청 김찬옥 | 꽃무릇 김추인 | 어느 청개구리의 일기 김현지 | 일만 번의 종소리,/ 일만 마리 물고기 되어 김혜천 | 아틀란티스 2부 나태주 | 아침 자전거 동시영 | 한마디 말처럼 류미야 | 가을 문효치 | 바위 40 박금성 | 밤, 넘지 못하는 박무웅 | 풍경風磬 박분필 | 각석刻石, 천전리 박수빈 | 스프링 박수화 | 살구나무와 오디 박수현 | 김치전 박이영 | 어제는 장마를 가진 수요일을 건너갔다 박일만 | 한가지 박종국 | 숨비소리 배윤주 | 내 안의 이에게 부탁하노니 백우선 | 미제레레 백 현 | 뒤로 걷기 서경온 | 갇힌 자유 설태수 | 우리들의 샹그릴라 307 손현숙 | 커피는 너무 쓰고 마카롱은 너무 달다 송소영 | 표류도 신달자 | 꽃무늬 옷을 샀다 신명옥 | 꿈의 버튼 신미균 | 이별 연습 신병은 | 민달팽이 두 마리 신원철 | 심우도 심종록 | 가을 강 엄재국 | 장미에 앉은 나비 오덕순 | 파우치를 이해하다 오세영 | 결별 오탁번 | 아침 인사 3부 오현정 | 시인의 모자 3 우정연 | 햇살 아래 드는 고요 유안진 | 이마 기도 유현숙 | 가을 이야기 尹錫山 | 그녀의 주말 윤의섭 | Y의 날 윤정구 | 천마산 만세 윤홍조 | 북어 이건청 | 먼 집 이 경 | 그림 속 그림자 읽기 이경철 | 성벽 산책 이규리 | 정말 부드럽다는 건 이나명 | 달 없는 밤 이만주 | 신도시와 혁신도시 이미산 | 빨랫비누가 닳아지듯이 이순현 | 현기증 이영식 | 오늘의 두부 이인원 | 포테이토칩을 한입보다 크게 만드는 이유 이인주 | 여우를 위로함 이채민 | 이팝꽃 이학성 | 둥글어지기까지 이화영 | 튤립의 언어 이화은 | 여자가 달린다 빙빙 임호상 | 홍어 장영님 | 버리고 간다 장인무 | 새우잠 장현두 | 가을 속에 서서 전순영 | 나를 줍다 정민나 | 테제베 4부 정상하 |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정시마 | 제3의 슬픔 정영선 | 백일을 건너는 건 너만이 아니다 정영숙 | 로얄 플러쉬 정재분 | 신두리 사구 정하선 | 아메리카에서도 토마토가 잘 자라나요 조승래 | 고고학적 상상력 조연향 | 슬픔이라는 완장 조창환 | 곱구나 진 란 | 시월을 사랑한 건 오래전 일이에요 채 들 | 개구리밥 최금녀 | 매일 웃는다 최도선 | 청출어람 최문자 | 빈 노트 최형심 | 타인의 나날 하두자 | 비타민이 자란다 한경옥 | 욕심 한영숙 | 나비의 꿈 한영옥 | 느낌, 숲 한이나 | 높이뛰기 한정원 | 조슈아 나무 아래 감자 허영자 | 수석 한 점壽石一點 허형만 | 산까치 홍경흠 | 황량한 벌판에 서다 1 홍사성 | 발바닥에 대한 예의 홍성란 | 와이퍼 시인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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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용
둔해지자고 속삭인다 목소리를 안으로 저며둔 돌이 되자고 타이른다 각은 감춰 입은 다물어 어둠을 빨아봐 엄마 자궁 안에 들어앉아 무릎을 모으고 둥글게 어깨를 낮춰봐 소리도 향기도 없어서 누구든 짓밟고 지나가지만 뒤덮인 도시의 매캐한 오보뉴스까지 받아 안고 기다려봐 금 간 틈바구니로 빛을 받아먹은 내 안의 씨 입술이 열리고 있어 빛살 건반을 밟는 푸른 발바닥 물기 문 채 미끄러지는 갓 눈 뜬 떨림 그래, 꽃이야 푸른 꽃이야 ---「푸른 돌이끼」중에서 김지헌 지하의 돌문을 열었다 십오 세기 얀 반에이크의 그림 속 녹청색 드레스 번개 치듯 드러나는 머릿속 감광지에 오랫동안 잊고 있던 무늬가 돌연 찍혀 나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맹독성 바이러스 백신이 결코 나오지 않을 그 사랑 차갑게 식어버린 미라의 심장에서도 살아남은 인간의 오랜 습성 그 사랑을 위해 남은 생을 모두 끌어다 쓰겠다 ---「녹청」중에서 나태주 모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자전거 타고 찬바람 쐬니 어머니 생각 문득 난다 어머니 그 나라에서 평안하신지요? 어머니 그 나라에서는 아프지 마세요 다 내려놓고 편히 쉬세요 이 땅에 계셨을 때 더 잘해드리지 못한 일 마음 아파요 찬바람이 그리운 마음 데려왔다가 눈물과 울음까지 데리고 간다. ---「아침 자전거」중에서 허영자 돌아! 야문 돌아! 네 앞에 내 결의는 흩어지는 구름이구나 돌아! 야윈 돌아! 네 앞에 내 욕망은 때묻은 부끄러움이구나 기이奇異하지만 괴이怪異하지 않고 색色이 스몄지만 교태롭지 않고 구멍이 났지만 텅 비지 않은 돌아! 오늘 내 앞에 엄엄한 스승으로 계신 한 점 야물고 야윈 돌아! ---「수석 한 점壽石一點」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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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을 위하여
펜데믹에 발목 잡혀 도리가 없는 나날, 혼자 있는 것이 미덕이 된 세상이다. 광장도, 공원도, 카페도, 도서관도 문이 닫혔다. 2002년 월드컵이 떠오른다. 그땐 누구라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흥분해 있었다. 그 희열과 행복감은 거대한 에너지가 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신명나게 열심히 살았었다. 환란의 시기에 시인들은 어찌할 것인가. 모두가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시가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시집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세기말적인 펜데믹 상황에 시인들은 통성기도라도 올리듯 시를 쏟아내고 있는 게 아닐까. 『현대시학』이 곧 600호를 맞게 된다. 우수문예지를 지향하며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앤솔로지도 현대시학회원뿐만 아니라 좋은 시를 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인들에게도 올해의 시를 청탁하였고 정성 들여 편집, 제작하여 대표적인 ‘올해의 좋은 시 모음집’이 되도록 할 것이다. 좋은 원고를 보내주신 시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현대시학회]에서는 올해 몇 가지 행사를 계획하였으나 앤솔로지 발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여수문학기행]도 불발되었고 소규모 문학 강연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2월 20일 [전봉건문학상] 시상식 등이 예정되어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언제쯤 다시 평온이 찾아올까. 사람들이 더이상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 지구적으로 참혹한 상황을 목도하고 맞닥뜨리며 시인의 언어는 암흑의 골방 안에서도 분명하게 기록할 것이다. 그리하여 다음 호의 앤솔로지엔 더욱 많은 견딤의 결과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 그러니 우리는 끝끝내 견디어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으로 대지에 깊게 발자국을 찍어야 할 것이다. 2021년 1월 현대시학회 회장 김지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