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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타다
타다 2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타다 3
광장에 지다
늙은 피터의 고백―지다 2
우는 남자―지다 3
밤의 환대
소설가 나씨의 하루

작품 해설 한눈팔며 걸어간다 | 김녕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소설가. 삶의 이면을 투시하는 날카로운 시선, 섬세하고 감각적인 심리묘사, 창의적인 이야기와 구성으로 인정받아온 그의 또다른 직업은 간호사. 소설가와 간호사로 사는 세계는 몹시 멀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범주로 충분히 묶일 수 있었다. 십여 년 동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에서 치열한 사랑, 숱한 기대와 좌절을 겪었다. 누구에게도 이런 삶의 공포와 두려움을 말할 수 없었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시간은 곧 그를 끊임없이 글쓰도록 만들었다. 간호사와 소설가로 살아가고 있다. 2001년 [동
소설가. 삶의 이면을 투시하는 날카로운 시선, 섬세하고 감각적인 심리묘사, 창의적인 이야기와 구성으로 인정받아온 그의 또다른 직업은 간호사. 소설가와 간호사로 사는 세계는 몹시 멀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범주로 충분히 묶일 수 있었다. 십여 년 동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에서 치열한 사랑, 숱한 기대와 좌절을 겪었다. 누구에게도 이런 삶의 공포와 두려움을 말할 수 없었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시간은 곧 그를 끊임없이 글쓰도록 만들었다. 간호사와 소설가로 살아가고 있다.

2001년 [동서문학]에서 「새홀리기」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제1회 [문학│판] 장편 공모에서 『달항아리 속 금동물고기』로 제1회 문학│판 장편소설상을 받았다. 이후 단편소설집 『바빌론 특급우편』(2006), 『로스트 인 서울』(2011), 장편소설 『붉은 이마 여자』(공저, 2004), 『달을 쫓는 스파이』(2008), 『네 가지 비밀과 한 가지 거짓말』(2012), 『세상에서 가장 사소한 복수』(2014), 『불운과 친해지는 법』(2016), 심리치유 우화집 『아침에 읽는 토스트』(2012), 산문집 『오늘의 슬픔을 가볍게, 나는 춤추러 간다』(2012), 『우리 모두의 남편』(2015), 청소년 소설 『너와 나의 삼선슬리퍼』(2013)를 펴냈다.

장편소설 『불운과 친해지는 법』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BOOK TO FILM에 선정되었고, 단편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로 2018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산문집 『함부로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2019)로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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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98g | 135*200*16mm
ISBN13
9788982182693

출판사 리뷰

타다
‘손을 타다’ ‘기회를 타다’ ‘계절을 타다’ 등에 쓰이는 동사 ‘타다’는 대체로 과잉의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타’는 인물들은 과잉된 욕망에 의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일 것이다. 자신을 매혹하는 그 모호한 대상의 정체를 찾는 일은 지독한 외로움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고(「타다」), 인생이 실패의 굴레에 빠져버렸음을 재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며(「타다 2」),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연소시키는 일이기도 하다(「나의 공랭식 포르쉐―타다 3」).
‘타다’ 연작의 시작인 「타다」의 화자는 친구 엄마로부터 “남자 손 좀 타겠”다는 폭력적인 말을 듣는다. 그 말이 주는 충격을 떠안고 어른이 된 그녀는, 공허한 연애를 되풀이하며 내부에서 발화하는 무언가의 근원을 찾으려 한다. 마침내 깨달은 것은 자신의 과잉된 성(性)이 ‘외로움’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이었다.

외로움은 기운이 몹시 성하고 독했다. 그녀가 인정하든 안 하든 그것은 그녀를 파고들었다. 외로움은 두려움도 불러일으켰다. 외로움은 치졸함도 불러일으켰다. 외로움을 탄다는 것은 앞뒤 분간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말이었다. 안 하던 짓도 하게 만들었고 부끄러움도 모르게 만들었다.(25쪽)

“과잉은 결핍이었다”는 그녀의 말처럼, 자극으로 가득 채워진 삶의 밑바탕에는 외로움과 고독, 결핍이 있었다. 「타다 2」의 화자가 타고난 결핍은 ‘타오르는’ 불길로부터 시작되었다. 화재로 형을 잃고 혼자서 살아남은 그의 삶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계속해서 화마로 인해 불행의 국면을 맞고 있다. 그는 자신의 참담한 삶을 재건하려는 시도를 접고, 차라리 “먼지나 때가 되는 편”을 택한다. 「나의 공랭식 포르쉐―타다 3」의 ‘그’를 사로잡은 것은 자동차를 ‘타’는 일이다. 공업사의 기술자인 그는 죽은 친구의 포르쉐를 넘겨받은 뒤, 그 차를 완벽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강박적인 자세로 착수하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 차에 열심이었던 친구와 그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자기 자신을 연소하듯이 쏟아붓는 그 열정의 끝이 죽음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지다
‘짊어지다’ ‘싸움에 지다’ ‘저버리다’ 등에 쓰이는 동사 ‘지다’에는 무언가 스러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 「늙은 피터의 고백―지다 2」의 화자의 마음속에서는 한때 아름다웠던 별들이 지고 있다. 간호사이자 소설가인 화자는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병든 사람들의 “화나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얼굴”들이 계속 밀려 들어오기 때문이다. 피 묻은 솜과 주삿바늘, 체액이 묻은 시트, 짠내가 나는 아픈 노인들 사이에서 그녀는 삼십 년 전 친구였던 해옥을 떠올린다. 천진하게 망원경으로 별을 올려다보던 해옥이 빛을 잃고 눈물을 흘리던 일들을 떠올린다.
「광장에 지다」에는 져버린 수많은 이들의 숨이 있다. 소설 속 화자인 ‘골렘’은 흙을 빚어 만든 인형을 뜻하는 말로, 오직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존재다. 그는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분향소가 있는 광장으로 나가 피자를 먹고 오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는다. 유가족 단식투쟁 앞에서 명령에 따라 ‘폭식투쟁’에 가담하는 골렘은 그러나 뜻밖에도 한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멈출 수 있게 된다. “눈물 흘리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살갗에 닿고, 눈동자로 읽히고, 손에 잡”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는 남자―지다 3」의 골렘 또한 인간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어긴다. 그는 무너지고 있는 한 가정을 발견하고 다가가 그들을 안아준다. 몸이 찢어지고 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난간에 매달린 여자아이를 있는 힘껏 끌어안는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일은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외로움과 쓸쓸함에 녹아내리는 일이다. 감정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며 생생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주어진 것에 순응하지 않고 어긋나고 마찰하는 것, 저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인 것이다. 더욱이 「소설가 나씨의 하루」에 따르면, 살아간다는 것은 환멸을 견디는 일이다. 소설가이지만 생계를 위해 치욕스러운 노동을 이어가야 하는 화자는, 생존본능과 인정욕구 사이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밤의 환대」 속 그녀에게 남편의 병마는 해방이다. 늘 폭력으로 그녀를 옥죄어왔던 남편은 이제 구속복에 묶인 채로, 수면제에 취해 잠에 빠져 있다. 그의 숨이 지고 고개가 마침내 떨구어졌을 때, 그녀는 자신을 환대하는 자유로운 밤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타오르다』 속 인물들은 결코 완벽하거나 완전하지 않다. 크고 작은 실패들을 반복하면서,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는 한편 이상(理想)을 향해 나아가려 이리저리 충돌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인간이란 본래 그렇게 휘청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차디찬 현실은 우리를 숨 막히게 하고, 우리를 매혹하는 의미와 이상은 우리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간다.

"하나의 단어에 강렬한 의미가 응축되어 있음을 느낄 때, 몹시 놀랍기도 하고 몹시 슬프기도 하다. 이런 뜻을 응축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얽혔을 인간의 삶이 애틋하다. 하나의 글자는 인류의 족적을 축약한다. 내가 종종 자전(字典)을 찾는 이유이다.
그렇게 눈길이 멎은 게 타다, 라는 단어였다. 타다, 라는 말에는 단순하게 훑어봐도 무려 열여섯일곱 개의 의미가 담겨 있다. 손을 타다, 기회를 타다, 가을을 타다, 마음이 타다 등, 대체로 과잉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 수많은 의미를 담게 되기까지 인간의 역사가 어땠겠는가.
‘타다’ 연작을 마치고 ‘지다’라는 말을 생각했다. 짐을 지다, 라고 할 때의 질 ‘부(負)’자에 관한 것이다. 이 질 부 자는 ‘짐을 지다’로도 쓰이고, ‘싸움에 지다’로도 쓰이고, 심지어 배신을 뜻하는 ‘저버리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어쩌다가 누군가의 삶을 짊어지는 의미로 쓰던 ‘지다’ 라는 말이 누군가를 저버린다는 말로도 쓰이게 되었을까. ‘등’을 보인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말이라서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이 말을 가지고 또 두 편의 소설을 썼다. 그리고 ‘지다’라는 말의 종착지는 숨지다가 아닐까 싶어 숨진 삶에 대한 소설도 썼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추천평

방현희 소설을 읽으며 문득 목이 멘다. 목을 죄어오는 삶의 압력이 단순히 중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알게 된다. 이 행성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의 소설에는 사막 같은 삶의 한 귀퉁이에서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불운을 껴안고 사는 이들이 등장한다. 문득 그것이 내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가슴 한쪽이 쿵, 하고 소리를 낸다. 그 외로움과 누추함 속에서 시인은 수많은 소설의 언어를 발견한다. 그 언어를 타고 삶의 현장을 구석구석 질주한다. 어쩌면 불운과 상처를 향해 애써 발을 내디딜 때 우리는 일어서게 될지도 모르겠다. 공랭식 포르쉐처럼 소리를 움켜쥐고 광기와 탈주의 한 통로를 찾아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 김용희 (소설가, 평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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