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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
산책자를 위한 인문 에세이
고두현
문학의숲 2021.04.10.
베스트
인문/교양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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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그리운 것은 내 곁에 있다

1. 길에서 만난, 반짝이는 생의 순간
메밀꽃 피는 봉평에서 그대와 | ‘무진기행’ 따라 순천만 안개나루로 | 억새는 달빛보다 희고…… | 남산,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 해질녘 소래포구의 물결 | 강화도, 그 섬에 가고 싶다 | 나? 경복궁이야 | 근정전에 숨겨진 비밀 세 가지 | 덕수궁 돌담길의 러브 스토리 | ‘덜덜골목’ 정동의 밤 | 한양도성 따라 걷기 | 여행엽서 같은 마포8경 | 복숭아꽃밭 도화동(桃花洞)의 봄 | 약초가게가 많았던 약현(藥峴) | 사연 많은 경의선 | 염천교 수제화거리 | 국내 첫 고가차도 아현고가도로 | 1900년에 생긴 서대문역 | 홍대 경의선 책거리와 윤동주 | ‘펄떡펄떡’ 노량진수산시장 | 고교야구 명소 동대문운동장 | 최초의 돔 실내체육관 장충체육관 | 아, 영도다리 | 해운대 달맞이길에 황금빛 노을이 지면 | 꽃송이 섬 오륙도 |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나도 기타를 | 서문시장 국수골목이 유명한 이유 | 제주 3무(無)?

2. 음유시인 조르주 무스타키를 만난 날
“한국 관객 환호 평생 못 잊어” | ‘가요계 혁명가’ 이영훈 | “조용필은 갈수록 노래를 잘해!” | 첨밀밀, 인연이 있다면 | 동갑내기 손기정과 남승룡 | 경주역에서 처음 만난 목월과 지훈 | “길이 없으면 만들며 간다” 교보 창립자 신용호 | 염상섭 옆자리 비워둔 이유 | 교토에서 만난 정지용·윤동주·바쇼…… | 시인 정지용의 휘문고 시절 | 육첩방에서 쓴 동주 최후의 시 | 민음사에서 ‘문청’ 꿈 이룬 박맹호 |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 서소문공원에서 순교자 정약종과 | 결혼 60주년에 떠난 정약용 | 다산이 영암군수에게 준 7계명 | 60세까지 무명이었던 표암 강세황 | 독학 건축가 안도 다다오 | 400여 년 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 수녀원으로 간 세르반테스 | 제인 오스틴의 첫사랑…… ‘오만과 편견’ | 도스토옙스키와 나쓰메 소세키 | 작가 샤토브리앙과 안심요리 | CEO 잡스와 시인 블레이크 | 윈스턴 처칠과 마크 트웨인이 서울에? | 기네스북에 올랐던 117세 ‘만년 소녀’ | 나이팅게일이 ‘백의’의 천사였다고?

3. 우리가 사랑한 LP판과 턴테이블
LP판의 화려한 부활 | 일용 엄니를 놀라게 한 삐삐 | 하루 15만 개 팔리는 삼립빵 | 타자기의 재발견 | 왜 ‘빨간 마후라’일까 | 헌책방, 느리게 흐르는 시간 | 탑골공원의 ‘한류 스타’ 백탑파 | 봄밤의 하모니카 | 새우깡에 든 새우는 몇 마리? | 그 많던 전당포는 다 어디로 갔을까 | 전봇대의 퇴장 | 보신각종 33번 치는 까닭 | 육의전에서 광장시장까지 | 신(新)십장생과 장수 비결 | 사초(史草)는 세검정에서 빨고 | 천자문엔 봄 춘(春)자가 없다 | 아! 구로공단 | 그 시절 국제시장 사람들 | ‘장사의 신’ 객주 | 눈물 젖은 ‘달러 박스’, 원양어업 | 커닝에 대리응시까지…… 과거시험 풍경 | 우린 왜 인쇄혁명이 없었나 | 미학의 역사를 바꾼 사진 | 송편이 반달 모양인 까닭 |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4. 혼자 여행할 땐 새우를 먹지 말라
밥뚜껑 위의 ‘공손한 손’ | 다섯 가지 맛 도다리쑥국 | “홀로 여행할 땐 새우를 먹지 말라” | 가을고등어는 며느리도 안 준다 | 새의 부리 닮은 새조개와 ‘조개의 여왕’ 대합 | 벌교 앞바다의 꼬막 삼총사 | 굴 따는 어부 딸의 얼굴은 하얗다 | ‘꼼장어구이’에 산성막걸리 한잔 | 홍어와 가오리는 어떻게 다른가 | 임진강에 황복이 올라올 때 | 여름 민어는 피부에도 좋다 | 고단백 저지방 참치 | 메밀면은 목젖으로 끊어야 제맛 | 대나무 닮은 대게와 ‘붉은 보석’ 홍게 | 봄꽃게는 알, 가을꽃게는 살 | ‘밥도둑’ 대명사 간장게장 | ‘면역 비타민’ 병어 | 마포나루의 새우젓 부자들 | 겨울 진미 방어는 클수록 좋다 | 주꾸미와 과메기와 숭어 | 입춘 별미 | 오곡도시락의 원조

겨울 맛 여행 1-추울수록 뜨거워지는 동해안의 속맛
겨울 맛 여행 2-통영·거제 생굴과 대구탕
겨울 맛 여행 3-벌교 앞바다 진미의 향연
겨울 맛 여행 4-서해안 간재미와 참매자조림
겨울 맛 여행 5-마산 아구찜과 남해 물메기탕

저자 소개1

시인. 1963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유배시첩流配詩帖」 연작 당선으로 등단했다. 잘 익은 운율과 동양적 어조, 달관된 화법을 통해 서정시 특유의 가락과 정서를 보여줌으로써 전통 시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시와 산문이 실려 있다.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오래된 길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볼 때』, 시선집 『남해, 바다를 걷다』를 펴냈다.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와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문화에디터로 일하면서 시산문집 『시 읽는 CEO』와 『
시인. 1963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유배시첩流配詩帖」 연작 당선으로 등단했다. 잘 익은 운율과 동양적 어조, 달관된 화법을 통해 서정시 특유의 가락과 정서를 보여줌으로써 전통 시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시와 산문이 실려 있다.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오래된 길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볼 때』, 시선집 『남해, 바다를 걷다』를 펴냈다.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와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문화에디터로 일하면서 시산문집 『시 읽는 CEO』와 『옛 시 읽는 CEO』, 『리더의 시 리더의 격』, 독서경영서 『생각의 품격』, 『경영의 품격』, 『교양의 품격』, 『나무 심는 CEO』 등을 통해 시와 경영을 접목하는 ‘독서경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산문집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와 필사책의 효시로 평가받는 『마음필사』, 『사랑필사』, 『동주필사』, 『명언필사』, 동서양 시인들의 아포리즘을 담은 『시인, 시를 말하다』 등을 엮었다. 김달진문학상, 유심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유배문학특별상 등을 받았다. 서울대, 고려대 등 학교와 기업, 단체, 도서관에서 시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전하는 인문학 강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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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96g | 140*210*20mm
ISBN13
9791187904335

책 속으로

덕수궁 돌담길 일대는 조선시대 왕실과 양반들의 주거공간이었다. 19세기 말에는 영국 미국 러시아 등 외국 공관과 선교사들이 세운 정동교회, 현대식 교육기관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국내 첫 호텔인 손탁호텔 등이 이곳에 자리 잡았다. 개화기 외국인들에게는 가구거리(Furniture Street), 장롱거리(Cabinet Street)로도 불렸다.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서랍 달린 큰 책상과 결혼장롱에 매혹돼 영국공사관 근처를 장롱거리라고 이름 붙였다. 1886년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에 온 조지 길모어
목사는 “선교사들이여, 책상 가구는 갖고 오지 마시라. 이곳엔 훌륭한 목재가구가 너무나 많다”고 썼다.
덕수궁은 한때 경운궁으로 불렀다가 고종 퇴위 이후에 새로 붙인 이름이다. 소설에 나오는 영성문은 1920년대에 없어졌다. 하지만 사랑의 언덕길 덕분인지 그 이름은 오래 남았다.
그런데 왜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이 나왔을까. 여러 속설이 혼재한다. 배재·이화학당 남녀 학생들의 갈림길, 이들의 연애와 이별, 경성재판소에서 이혼하는 부부 등 근거(?)도 다양하다.
덕수궁 돌담길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연인들이 걷기에 더없이 좋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정동극장 등 문화시설이 많아 외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영국대사관 때문에 끊겼던 돌담길 170m 구간까지 연결됐으니 은밀하고도 달콤한 데이트 코스로 그만이다. 덕수궁 수문장과 영국 근위병의 순회경계 행사까지 더해지면 그것도 새로운 볼거리가 되겠다.
---pp.32,33

누가 놓고 간 걸까. 봄볕이 따사로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 벤치에 한쪽 팔을 두르고 앉은 염상섭 동상 곁의 도시락 꾸러미. 책을 사서 나오며 다시 보니 오호라! 김밥을 나눠 먹으며 낄낄대는 장난꾸러기, 그림책을 넘기면서 까르륵거리는 여자아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연신 함박웃음을 짓는 부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소설가 염상섭 동상은 원래 생가 근처인 종묘공원에 있었다. 1996년 ‘문학의 해’에 조각가 김영중 씨가 교보생명·교보문고 후원으로 만들었는데, 종묘공원 정비 과정에서 삼청공원 약수터로 이전했다가 2014년 이곳으로 옮겨 왔다. 그의 옆자리는 양쪽 다 비어 있다. 비스듬히 다리를 꼬고 앉은 왼편으로 두어 사람, 오른쪽으로 한 사람쯤 들어가 앉으면 맞춤하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오른손에는 책이 한 권 쥐어져 있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눈망울을 반짝거리던 아이들에게 읽어주려던 것일까. 서른둘에 늦장가를 가서 아들 둘, 딸 둘을 얻은 그였다.
그 빈자리에는 누구나 앉아 쉴 수 있다. 하지만 반세기 전 세상을 떠난 한국 근대문학 거봉의 염원으로 보자면 그 자리의 첫 번째 주인은 미래의 독자인 아이들이 좋겠다. 이마에 혹이 난 그의 얼굴 위로 봄 햇살만큼 화사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아이들을 공신(工神·공부의 신)이 아니라 독신(讀神·독서의 신)으로 키우는 건 우리 모두의 꿈이기도 하다.
---pp.93,94

몸과 마음이 다 허기졌던 스무 살 봄날, 영도다리 아래에서 연탄불에 구워먹던 ‘꼼장어’ 맛을 잊지 못한다. 꼬들꼬들하면서도 매콤하고 구수하게 녹아드는 그 맛의 저변에는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 포장마차 불빛은 파도 소리 따라 잔잔히 흔들리고, 젊은날의 슬픔도 함께 출렁거렸다. 가수 현인의 노래처럼 영도다리 난간 위에 외로이 뜬 ‘초생달’을 보며 밤 늦도록 소줏잔을 기울이던 추억 속의 그 봄날.
표준어로는 곰장어(학명 먹장어)이지만 ‘꼼장어’라고 해야 제 맛이 나는 이 바닷고기는 가난한 시대의 산물이다. 광복과 6·25 와중에 배고픔을 달래려고 먹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식용이 아니었다는데, 매콤한 고추장과 연탄화덕의 불맛이 이 신종 메뉴에 향미를 더했다. 피란통의 궁핍과 아픔을 견딘 자갈치 아지매들의 삶이 거기에 녹아 있다. ‘수박등 흐려진 선창가 전봇대’와 ‘사십 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마음까지 다독이던 눈물의 안주이자 끼니였다.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아나고’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소한 회맛으로 유명한 아나고는 부산 인근에서 잡히는 붕장어의 일본 이름이다. 요즘은 횟감이 다양해져서 인기가 옛날 같지는 않지만 막장이나 초장에 쌈을 싸먹는 아나고의 진미는 여전히 부산의 자랑이다. 상추, 깻잎, 풋고추, 생마늘과 함께 먹는 그 맛을 잊지 못해 서울의 횟집 골목을 전전하는 중년들이 많다.

---pp.216,217

출판사 리뷰

우리 삶에 깃든 눈물과 해학, 연민과 사랑
“아, 모든 인간의 이야기에는 눈물과 해학이 있고, 연민과 사랑이 있고, 절망과 고통이 있구나. 이야기가 재미있고 진솔하고 발효된 맛이 깊어 열심히 먹다보면 내가 그 동안 성실하고 겸손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자성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살아야 내 삶 또한 진실한 인간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지 문득 깨닫는다.”- 정호승(시인)
산책(散策)은 한가롭게 거닐며 이리저리 둘러본다는 말이다. 문장으로 치면 산문(散文)과 같다. 산책은 성찰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통념에 갇혀 있던 일상으로부터 새 길이 열리는 경험을 주는 산책과 같은 에세이가 가득 담겨 있다.
‘모든 인간의 이야기에는 눈물과 해학이 있고, 연민과 사랑이 있고, 절망과 고통이 있구나. 이야기가 재미있고 진솔하고 발효된 맛이 깊어 열심히 먹다보면 내가 그 동안 성실하고 겸손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자성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정호승 시인의 감상처럼 이 책에 담긴 에세이들은 웃음도 주고 울음도 주며 우리 삶을 성찰하게 만든다. 그 매혹적인 산책을 함께 떠나보자.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 중에는 한국경제신문의 최장수 고정 연재물 ‘천자 칼럼’에 실린 것이 많다. 시인 겸 논설위원인 저자가 그 이야기의 그루터기에 줄기와 잎을 보태고, 옹이를 다듬고, 새 옷을 정성스레 입혀 우리 앞에 내보인다.

길에서 만난 역사, 길과 함께하는 추억
“그래도 없어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커서 아현고가의 추억을 되새길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서울시가 아스콘 제거 공사 전날인 2014년 2월 고가 위를 걸어볼 수 있도록 걷기행사를 열었다. 모두들 굴레방다리 자리를 지나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 책은 바슐라르의 물·불·공기·흙을 거꾸로 하나씩 되짚어가는 방식으로 엮었다. 1부 ‘길에서 만난, 반짝이는 생의 순간’은 흙, 2부 ‘음유시인 조르주 무스타키를 만난 날’은 공기, 3부 ‘우리가 사랑한 LP판과 턴테이블’은 불, 4부 ‘혼자 여행할 땐 새우를 먹지 말라’는 물의 은유다.
오래된 장소, 오래된 사람, 오래된 물건, 오래된 음식 등 길을 떠나보면 만날 수 있는 역사와 추억들이 가득하지만 단지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현재와 어떻게 이어져 우리의 추억 속에 새로운 의미를 얻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일깨운다. ‘산책자를 위한 인문 에세이’라는 수식이 딱 어울리는 글들이다.

LP판의 화려한 부활이 던지는 메시지
“이어폰 세대가 음악다방 세대를 이해하게 되고, 디스코 세대가 클럽 세대를 포용하며 서로가 같은 젖줄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LP판. 이왕이면 제대로 살아나서 지치고 날선 사람들의 마음에 안식과 조화를 주는 ‘천사의 하모니’가 되어주기를.”
복고와 레트로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트렌드 리더다. 그런데 그중에 한 가지 색다른 것이 바로 LP판의 화려한 부활이다. 우리나라처럼 초고속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 세상인 디지털 천국에서 아날로그의 대표주자인 LP판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7080세대를 넘어 2030세대까지 확산되는 ‘LP의 봄’이 더 반가운 것은 단순한 복고 트렌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감성적 공감대가 그만큼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비트와 빠른 템포의 K팝 콘텐츠가 조곤조곤한 LP그릇에 담겨 물 흐르듯 스며들면 사회도 그만큼 부드러워진다. 이어폰 세대가 음악다방 세대를 이해하게 되고, 디스코 세대가 클럽 세대를 포용하며 서로가 같은 젖줄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LP판. 그 화합과 하모니를 되새겨보자.

글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
“겨울 진미는 첫눈과 함께 온다.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면 식도락가들의 혀도 굼실댄다. 맛과 함께 떠나는 겨울 여행은 포구가 제격이다. 올해는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다니 먼저 포항 구룡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는 제목부터 식도락가의 면모가 물씬 풍긴다. 먹방이 우리나라를 넘어 그 말 그대로 세계인의 유행어가 되었듯이 먹을 것 이야기는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영원한 핫이슈다.
‘올해는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다니 먼저 포항 구룡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미식가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맛난 음식의 향기 같은 글이,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옛것과 새것의 향연을 즐기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아직도 사랑받는 장소와 노래와 인물과 음식들. 이 아름다운 추억여행에서 제대로 맛집을 즐기기 위해 책이라는 주방 앞에 앉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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