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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6
PART 1 그나마 혼자라서 다행이다 최소한의 먼지만 피우는 삶 … 12 정확하게 슬픔을 적는 사람 … 18 좋은 관계 나쁜 관계 … 26 아무것도 않고 허송세월 … 32 대책 없이 좋아하는 것들 … 38 윤종신의 늦바람 … 46 그래도 그 덕분에 … 52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 … 59 누구든 돌진하는 이 세계로 … 65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데 … 70 동네 미용실을 찾는 이유 … 76 이질적 단어의 샘 … 81 여태껏 양복 딱 한 벌 … 88 술자리를 위한 변명 … 93 자나 깨나 끼니 걱정 … 99 PART 2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계획이 어그러질 때 … 108 슬픔의 위안 … 113 여전히 소년을 잊지 못한다 … 118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125 낯선 곳과 연결되는 방법 … 129 일상을 소홀히 할 순 없지 … 135 현실과 영화 그 사이 어디쯤 … 143 그들에게 봄날이 있었을까 … 151 첫 문장을 되뇐다 … 158 결국 당신 인생의 이야기 … 166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해 … 176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 183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 188 권태가 일상을 잠식한다 … 195 우연과 죽음을 상상하는 밤 … 202 PART 3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 양면의 삶 … 210 서울을 걷는 영화들 … 214 그들 각자의 사무실 … 221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 … 226 낭만이 머물던 익명의 공간 … 229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 236 불안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 242 세스 로건이라는 안티히어로 … 247 홀로 영화관을 찾은 당신에게 … 252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소고 … 262 갈지자로 비틀거리는 … 269 당신의 취향은 어떤가요 … 275 주춤거리는 사람들 … 282 아날로그를 의식하는 시간 … 288 한강으로 뛰어든 사내 … 295 에필로그 … 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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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개인이 되기 어려운 일상이다. 현대인의 삶이라는 게 늘 부대끼고 서로에 생채기를 낸다. 그럴 때면 난 북적이는 도시에 혐오감을 갖는다. 내게 서점과 영화관은 보기 드문 사유와 사색의 공간이다. 맑은 공기와 개울,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이야기 하나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내 1인분을 온전히 보장받는 시간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우린 서로 눈도 잘 마주치지 않지만, 난 오롯한 그들에게 유대를 느낀다. 우리는 느슨한 연대로 묶여 있기에 결코 멀지 않다. 대도시의 저녁엔 무수한 ‘혼자’가 있다. 카페나 서점, 영화관과 미술관에서 홀로 거니는 그들을 의식한다. 그들은 내 오해와 달리 평온해 보인다. 혼자에 익숙해졌고 누구와 부대끼기보단 느슨한 거리를 선호하는 이들이다. 이른바 ‘고독력’을 취득한 혼자다. 이 도시에서 예술은 그들의 부담 없는 친구와 같다. 이 책은 도시를 홀로 걷는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적었다. 책과 영화를 볼모로 잡아 혼자라는 애틋함을 글에 담았다. 부디 당신의 일상에 영감이 가득하길 염원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연애란 결국 시간을 떼어주는 일이다. 〈비포 선라이즈〉를 비롯한 이 시리즈를 보며 마음을 졸이는 이유는 얼마 후면 헤어질 시간이라는 서스펜스다. 새벽 황혼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이제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보챔이 등허리를 시큰하게 한다. 시간을 이어가려 이런저런 말을 꺼내지만 짧은 만남은 결핍을 남기고 사라진다. 하루는 24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충전되지만 늘 갈급하다. 이런 와중에 누군가에게 짧은 하루를 떼어 선물한다는 건 기적과 같다. 날 바라보는 눈을 외면하긴 어렵고, 보채는 말투에서 조급함이 풀어진다. 그럴 땐 시간이 한없이 도드라진다. 전에 없던 다정한 마음에 스스로 놀란다. 난 내 부족한 시간을 쪼개 그에게 내어준다. 잘 안 되지만, 마땅히 그럴 수밖에 없다. ---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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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평온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자인 박민진은 이 책에서 영화를 통해서 삶을 반추하지만, 영화에 방점이 찍힌 책은 아니다. 영화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 노릇을 한다. 영화 〈소공녀〉를 통해서 소박하고 무해한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고,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통해서 어울리지 않지만 서로를 인정하는 관계를 이야기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보면서 밥벌이와 윤리 사이의 갈등에 대해 고민하고, 〈그 후〉를 통해서 ‘우연’이라는 녀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인정한다. 저자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나’라는 존재의 좌표를 어림잡고, 그 좌표에 도달하게 만든 요인들이 뭔지를 반추해나간다. 그것은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의 복도, 동네 미용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햇빛, 속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형이 사준 옷, 친척 누나 방 벽에 붙은 포스터처럼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기억들을 돌아보는 과정과도 같다. 도시에서의 삶은 멀리서 보면 고만고만한 것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각자 다른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때로는 드라마틱하게 다르다. 이렇게 다른 삶을 살면서도 서로를 느슨하게나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일지도 모른다. 『우리 각자 1인분의 시간』은 외로워 보이지만 실은 평온하게 1인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다. 어두운 극장 의자에 홀로 파묻혀서, 카페에서 홀로 책을 읽으며, 도시를 홀로 거닐며 위안을 얻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