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스토리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스토리는 그저 이야기에 불과하고 작가, 감독 등이 인물 사이 또는 인물과 세계 사이의 갈등과 충돌, 사건을 구성하는 전후 관계 또는 맥락, 특정한 사건에 대한 보편적인 반응, 인물과 사건 간의 특정성, 주인공과의 적대자 등의 전체적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관객이 얻게 될 체험을 창조하고 조직화하는 것이며 스토리 자체는 사건들과 그것들이 캐릭터의 인생에 미칠 영향에 지나지 않는다. 관객의 체험은 관객이 따라가는 사건이나 캐릭터에게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러에 의해 결정된다. 매체에 상관없이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라는 기술의 핵심이며 중요한 것은 단순히 ’스토리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스토리를 전달할 것인가’이다.
이미지, 사운드 전달이 핵심이던 기존의 미디어와는 매우 다르게, 실감 미디어는 사람의 오감세계를 자극하면서 실제적 현장감과 증강성을 드러낼 수 있다. 다차원 실감 미디어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요소 정보를 통해 인간의 오감을 누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성능 높은 네트워크를 통한 실시간 상호작용 탓으로 그 몰입감과 실재감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가령 최초 홀로그램의 전용상설 공연장인 클라이브를 살필 수 있다. 클라이브의 홀로그램 공연장은 케이팝에 관심 있는 다른 나라 관광객들에게 한류명소로 지금 여기의 싸이, 빅뱅, 2NE1 등 인기노래를 홀로그램라이브로 보여주고 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클라우드, 드론 영상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데, 축제 공연 국면에서 공연 관람 전 관객이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하면 공연 화면에 관객의 얼굴이 나타나고, 다이내믹 월을 통해 공연자-명창, 가수 등-가 실제 무대에 올랐다가 홀로그램으로 다시 변환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퍼포먼스를 통해 향유층과 소통을 이끌어낸다. ‘빌보드’ 보기에서 쇼핑의 메카 동대문에 싸이, 2NE1, 빅뱅의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도록 연 ‘클라이브Klive’는 해외 다층관광객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도 인문콘텐츠에 기반한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디자인 창의력’의 인과와 관련하여 더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로의 부문은 융복합 인문학의 영역 확대라는 점이다. 특정 매력 장소성, 반려문화 팩션, 복합 유무형 문화재, 의궤 의례, 바이오 관련 전통적 지식, 축제 이야기, 놀이의 방법과 분포 등의 내용을 홀로그램으로 제작하여 보여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인문자산의 4차 산업혁명 기술화로 새로운 미래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는 그림과 음악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창작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의 기술 발전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중 51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인공지능이 이 같은 폭발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빅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기술 덕분이다. 과거 정해진 알고리즘대로 역할을 수행하던 것이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게 된 것, 즉 인간의 학습 방식을 모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곧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드는 저작물(뉴스기사, 바둑기보, 문학^미술^음악 작품 등)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인가? 저작물이라면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스티브 잡스는 생각이 막힐 때마다 혼자 "비밀 서재"로 갔다. 그곳에서 18세기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을 펼쳤다. 전에도 읽고 또 읽었던 그 시집의 한 구절에서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곤 했다. 200년 시차를 초월한 시적 교감에서 잡스의 인문학적 사고가 꽃피었고, 아이폰의 모서리를 사각으로 할까, 둥글게 할까를 고민할 때도 그는 블레이크의 시를 읽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도 그랬다.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장편 서사시 『아이네이스』에 심취한 그는 젊은이들과 함께 이 시를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토론 과정에서 20대의 반응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했고, 이들이 친구들의 관심에 따라 행동한다는 패턴을 발견했다. 이런 사회적 교감 위에서 페이스북이라는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처럼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최고의 CEO들은 고전을 탐독하고, 거기서 영감을 얻는다.
보다 높은 차원의 재현과 이를 통한 몰입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개발된 유사기술인 시네마스코프, 3D 입체영상, UHD이 도입된 영화의 경우, 우리가 그 기술로 만들어진 영화에 아무리 몰입되어도 우리는 스크린에 투영된 이미지가 우리의 주변과 상황이 아닌 단지 영화일 뿐이라고 의식 한구석에서 전제를 한다. 그러나 VR시네마는 영화감독에 의해 재현되었을 뿐인 가짜의 상황을 우리의 의식 안으로 완전히 끌어당긴다. 예술가, 창작자가 재현한 공간 안에 우리가 정주하도록 강제적인 지각을 시켜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영상과 영상을 경험하는 관람자가 분리되지 않고 마치 영상 안에 있는 듯한, 지각의 혼란에 기반한 몰입을 유발하는 특이한 체험이 가상현실이 내포한 무시무시한 힘이라 할 것이다. 학술적으로는 이러한 현상학적 체험을 두고 프레젠스(Presence)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기 때문에 가상현실기술이 도입된 콘텐츠를 체험하면서 겪는 인지적인 혼란과 착각의 상태를 이제부터는 프레젠스로 부르도록 하겠다.
김소진의 소설쓰기는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아름답고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가난과 상처의 기억들을 끈질기게 회상하고 있다. 그가 불행했던 기억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기억과 회상’의 글쓰기를 하는 것은 그의 무의식과 관계가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서 원체험을 끊임없이 재구성하여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작가에게 원체험이란 “체험을 투사하고, 그것을 분류, 분석, 종합하는 일종의 그물망”으로서 무의식적으로 작중 인물의 의식 속에 투영되는 어떤 사건이나 의식을 말한다. 많은 작가의 경우 이러한 기억의 원체험을 가지고 있다. 김소진은 원체험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만 집요하게 기억되는 내밀한 상처’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기억하는 내밀한 상처에는 무능력하고 수치스러운 아버지로 인한 아비 부재, 그악스러운 어머니로 인한 모성 강박, 가난으로 인한 의, 식, 주에 대한 욕구와 이성에 대한 성적 욕망 등이 있다. 그는 자신의 원체험은 “전쟁, 보릿고개(가난), 근친 상간, 혈육의 죽음, 애비 부재 등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많은 소설들은 바로 그 내밀한 상처의 텃밭 속을 거닐며 엮어진 것이다.
--- 본문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