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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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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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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30g | 135*200*30mm
ISBN13 9791130600932
ISBN10 113060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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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남자에게 그 단어만큼 눈물 나게 그리운 게 또 있을까?
여자는 인류가 걸어온 길을 몸속에 지녔다. 여자는 남자에게 근원적으로 잡히지 않는 그 무엇이다. 이슬과도 같고 안개와도 같고 흐르는 그 무엇이어서 아무리 움켜잡으려 해도 새나가는 물방울과도 같다.
--- p.81

전 세상을 사는 동안 양심을 가지고 싶지 않아요. 마음도 양심도 없는 악녀가 좋아요. 전 육체와 욕망뿐이고 싶어요. 그리고 전 착하신 작가님보다 악마 같은 소설가가 훨씬 좋아요. 정말이에요. --- p.252

욕망과 욕정의 순간들은 불꽃을 향해 날아드는 부나비의 파닥거림과 뭐가 다르겠는가. 유인경과의 파격적인 섹스의 기억들은 그의 가슴속에서 재가 되어 풀풀 날아다녔다. 왜 그리 무모했었던가? 왜 그렇게 의식과 정신조차도 욕망에 미친 몸을 제어하기는커녕 덩달아 미쳐 날뛰었을까? 존재 자체가 하루살이처럼 붕붕거려야만 했던가? 삶 자체가 그렇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던가? --- p.272

그는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자신을 동시에 완전하게 파괴하고 싶었다.

김기하에게 유인경은 그가 살아오면서 만난 가장 원색적인 오로라였고 가장 강력한 블랙홀이었다. 그는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뒤 그녀에게 빠져들지 않기 위해 발버둥질을 쳤었다. 그러나 그녀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허우적거리면 거릴수록 그녀 속으로 점점 깊숙이 빠져들어갔다. --- p.254

아무리 그녀 생각을 밀어내려 애써도 부지불식간에 그녀의 나신이 그의 눈동자에 가득했다. 손가락을 가볍게 밀쳐낼 만큼 탄력 있는 U자형 뽀얀 젖가슴이 그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리고 멜론과 장미 꽃잎이 연상되는 그녀의 붉고도 촉촉한 입술...... 완벽한 반원에 가까운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가 떠오르면 그는 입 속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 p.93

이렇게 뇌쇄적일 만큼 아름다운 젊은 그녀가 바로 눈앞에서 오로지 자신만을 쳐다보고 있는 순간은 인생에서 아주 드물고 희박한 경우다. 그런 그녀를 바로 눈앞에 두고서 그저 아름다운 그림처럼 지켜봐야만 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유혹이자 고통이었다. --- p.81

전 세상을 사는 동안 마음도 양심도 갖고 싶지 않아요. 마음도 양심도 없는 악녀가 좋아요. 난 육체와 욕망뿐이고 싶어요. 그리구 전... 착하신 작가님보다 악마스런 소설가가 훨씬 좋아요. 정말이에요.
--- p.252

마흔여섯 살, 그는 굳건했던 젊음을 지나친 지 이미 오래다. 누구나 그렇듯이 그 또한 젊었을 때는 젊음의 생동감과 눈부심을 몰랐었다. 이십대 시절, 그땐 왜 그랬을까? 시간도 산처럼 쌓였고 여유는 강물처럼 흘렀는데, 왜 그때는 젊은 아내의 피부에 스며 있는 투명한 광채와 은어처럼 요동치는 살결의 탄력에 눈 뜨지 못했을까? 검고도 긴 머리카락을 찰랑거리게 만드는 검은 윤기며 맑고 투명한 미소를 연신 꽃피우던 그녀의 붉고 촉촉한 입술...... 그 선홍색 입술에 가득한 분홍빛 무늬들을 왜 그땐 알아채지 못했을까?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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