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숲의 왕 호랑이가 엉엉 울어요
숲속 친구들은 깜짝 놀랐어요. 힘센 호랑이가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에요.
호랑이는 벌에게 쏘여 구덩이에 미끄러졌대요. 온몸이 따끔거리고 옷도 찢어졌지요. 멋지게 세운 머리도 망가졌고요.
'엉엉엉, 나는 불쌍해. 나처럼 불쌍할 수는 없을 거야.'
호랑이는 왜 하필 여기에서 태어났는지 불평하기 시작했어요. 갈매기가 노래하는 바다도, 시원한 북극도, 따뜻한 사막도 있는데 왜 여기에서 태어났냐면서요.
신나게 헤엄칠 수 있는 호수 숲도 아니고, 맘껏 사냥할 수 있는 울창한 숲도 아니라면서요.
호랑이는 덤불만 빽빽한 숲이 마음에 안 든다며 계속 소리를 질러댔어요.
벌에게 쏘여 미끄러졌을 뿐인데, 호랑이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엄살을 떨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호랑이의 하소연에 귀 기울이던 친구들이 어디론가로 급히 달려갔어요.
'왜? 왜 무슨 일이야?'
호랑이도 성큼성큼 친구들을 따라나섰어요.
나의 101번째 능력
여기 멋진 선글라스를 쓴 아이가 있다. 자기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100가지나 있다고 자랑하면서, 오늘은 간단히 일곱 가지만 알려주겠다고 큰소리 친다. 아이의 첫번째 능력은 구름을 뚫고 우주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아이는 슈퍼맨처럼 한쪽 주먹을 내밀고 높이 솟구쳐 올라간다. 우주로 날아간 아이는 말랑말랑한 구름 위에 걸터앉아 달콤한 곰돌이 젤리를 먹으며 까마득한 지구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지구 놀이터에서 민우랑 은지가 티격태격하는 것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기도 한다. 이것이 주인공의 26번째 능력이다. 47번째 능력도 어마어마하다.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지구를 100바퀴나 돌 수 있는데, 그래도 힘이 남아 두 바퀴 반을 더 돌 수도 있다. 그런데 그냥 도는 건 좀 시시한 것 같아서 엄마, 아빠, 언니,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동네 사람들과 동물 친구들까지 다 태우고 달린다.
아빠 어디까지 왔어?
추운 겨울 아빠가 퇴근을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의 그림자가 꿈틀 몸을 일으키더니, 아빠의 어깨에 손을 척 얹었어요. 아빠는 깜짝 놀라 가방을 떨어뜨립니다. 바로 그 순간 아빠와 그림자는 합체가 되었지요! 가방에 매달려 있던 컵고양이 장식도 생명을 얻었고요. 그것은 아이가 아빠에게 선물한 가방 고리입니다. 그림자와 합체된 아빠는 어마어마한 초능력을 얻었습니다. 아빠는 슈퍼맨처럼 하늘 위로 날아올라 가장 높은 빌딩 위에 우뚝 서서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컵고양이에게 말하지요.
'자, 우리 함께 도시를 구하러 가자!'
눈이 펑펑 내리자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위험에 처합니다. 아빠와 고양이는 아주머니를 구조해 컵에 태웁니다. 이어 미끄러진 택배 아저씨와 다른 사람들도 구조합니다. 컵은 사람들을 태울 때마다 조금씩 커지더니 어느 새 커다란 배로 변했어요! 눈이 그치자, 커다란 배는 두둥실 평화롭게 하늘을 날고 있어요.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을 태웠나요? 갑자기 배가 기우뚱하더니 점점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빠와 고양이가 버텨보지만 소용없어요. 바닥에 충돌할 위기에 처하자, 아빠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갑니다. 그리고 곧 커다란 보름달을 끌고 옵니다. 모두 힘을 합쳐 보름달을 컵에 매달자, 보름달은 커다란 풍선이 되어 컵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립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행복해합니다.
일루와 아이스크림
바닷가 작은 동네에 버려진 유기견 화이트가 새로운 집을 얻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도도하고 자존심 강한 화이트는 낯선 환경 속에 홀로 떨어져 심신이 점차 망가져갑니다. 하지만 생명을 소중히 보살피는 동네 할아버지와 밝고 유쾌한 솔이를 만나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눈이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밖으로 달려 나온다. 하지만 『눈이』의 주인공은 창밖을 내다보기만 한다.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녀의 마음을 헤아린 할머니가 자신의 어린 시절 눈 내리던 날의 추억을 이야기해주기 시작한다.
『눈이』는 첫 장면을 넘기자마자 바로 할머니의 어린 시절로 들어간다. 1950년대 눈 내리는 날의 서정적인 에피소드들이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펼쳐진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던 아이는 서서히 닫혔던 마음을 열고 친구들과 놀겠다며 밖으로 나간다. 수미상관의 독특한 액자식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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