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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딸 잉그리드 베탄쿠르
중고도서

콜롬비아의 딸 잉그리드 베탄쿠르

잉그리드 베탄쿠르 저 / 이은진 역 | 뿌리와이파리 | 2002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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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437g | 148*210*20mm
ISBN13 9788990024039
ISBN10 89900240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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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잉그리드 베탄쿠르 (Ingrid Betancourt)
1961년에 태어나 부모를 따라 콜롬비아와 파리를 오가며 자랐다. 어려서부터 파블로 네루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페르난도 보테로 등 이름난 작가와 화가를 접하며 자랐다. 전직 대통령 등 여러 콜롬비아 정치인들이 부모와 밤이 깊도록 콜롬비아의 미래를 얘기하는 것을 피아노 아래에 숨어 엿들으면서 조국 콜롬비아를 위한 정치적 소명이 싹텄다. 특히 시를 주고받았던 네루다와는 '글벗' 관계였다.

1981년 프랑스 최고의 정치학교인 시앙스포에 입학했으며 1982년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프랑스인과 결혼했다. 에콰도르, 세이셸, 미국 등에서 외교관 아내의 삶을 살았으나 자연재해, 마약, 카르텔, 내전 등으로 콜롬비아가 고통을 받고 있는 동안 그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그녀를 내내 괴롭혔고 콜롬비아로 돌아가려는 그녀의 열망은 이혼을 감수할 만큼 절박했다.

1990년에 콜롬비아로 돌아오고 난 뒤 1993년까지 행정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으나 공무원으로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 정치에 입문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1994년 보고타에서 자유당 최고 득표로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그녀의 정치신념의 부패와의 투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살해의 협박을 받아 아이들을 해외로 피신시켰으며 자신도 두 번의 암살 위기를 넘겼다.

1998년 산소당을 창당하고 개표에서 부정행위가 있었음에도 전국 최다득표로 상원의원에 당선되었다. 2001년에는 이 책의 원저를 프랑스에서 발간했는데 삼페르 전 대통령이 책이 나오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등 이 책은 프랑스와 유럽에서 큰 울림을 가져왔다. 2002년에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으나 2002년 2월 23일 선거유세차 반군이 장악하던 지역인 산 비센테 델카우안을 방문했다가 FARC에 납치되었다. 반군 포로와의 교환 석방을 주장하는 FARC의 볼모로 2002년 5월 현재까지도 억류되어 있다.
역자 : 이은진
이화여대, 서울대 대학원, 파리 3대학 박사과정에서 프랑스문학을, 파리 7대학 석사과정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공부했다. 5년간 주 프랑스 교육원과 유네스코 한국대표부에서 교육문화 코디네이션을 담당했고 현재 번역, 출판기획 및 저작활동을 하고 있다. 역서로 『편지』『로댕』『클림트』『쇠라』『툴루즈-로트렉』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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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에 내가 발언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 열흘 전, 아파트 경비원이 평소처럼 내 우편물 뭉치를 내밀었다. 의회에서 돌아오는 길이었고, 여덟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 난 얼른 가서 수도 없이 다듬은 발언문을 다시 한 번 더 다듬을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나는 9층에 살았다- 우편물을 대충 훑어 보았다. 고지서와 광고 전단들 사이에 손으로 쓴 편지가 한 통 있었다. 나는 이런 편지를 제일 먼저 뜯어보는 습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족이나 친구들이 보낸 애정 어린 편지들이기 때문이다.

집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현관 불을 켰다. 멜라니와 로렌소가 오늘 밤은 아빠 집에서 보내기로 해서 집은 조용했다. 그 편지 봉투에서 무언가가 툭 떨어졌고 기계적으로 그것을 주워들고는 현관에서부터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것은 욕설과 저주로 가득 찬 편지였고, 마지막 문장은 내 숨을 멎게 했다. 앞으로 내가 하는 짓에 우리 아이들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였다.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부패와 투쟁을 벌여왔지만, 한 번도 우리 아이들이 언급된 적은 없었다. 그때서야 조금 전에 주은 것을 쳐다볼 생각이 들었다. 사진이었다. 토막 살인 당한 어린이의 사진!

처음에는 공포가 아니라 분노가 치밀었다. 나는 분노에 떨면서 어리석게도 그 끔찍한 사진을 찐어서 휴지통에 던지고 발로 짓이겼다.
--- pp.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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