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점, 자본이 들지 않는 일이라는 것, 오로지 팬심으로 도전 가능하다는 것은 여전히 웹소설의 대단한 매력 요소이니까. 더불어 내 작품을 다른 사람들이 봐준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이것은 나아가 자아실현의 영역이기도 하다. 꿈을 이루는 것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 어려운 세상에, 내가 쓰고 싶은 글로 즐거운 기분을 느끼고 독자들의 반응을 즐기고 거기에 돈까지 번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 p.19
로맨스판타지는 소재를 알기 전에 우선 알고 넘어가야 하는 베이스가 있다. 물론 이런 베이스들을 반드시 차용할 필요는 없다. 이런 소스를 왜 쓰는지, 혹은 어떻게 쓸지는 작품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남들이 쓴다고 나도 똑같이 가져다 써야 하는 건 아니다. ‘나만의 요리’를 하려면 그 재료가 작품 내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야 한다.
--- p.62
타입은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나의 글 스타일과 사고방식 자체가 다른 작품은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내 것으로 소화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같은 타입의 글은 장단점도 흡사할 뿐더러 글에 접근하는 사고방식도 유사하다. 나보다 앞서 있는 내공의 비슷한 타입 작품이라면 아주 높은 확률로 내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타입을 찾기 위한 지표로 사용하면 된다. 사람으로 치면 MBTI가 정말 모든 사람에게 100% 들어맞는 게 아닌 것처럼 여기에 너무 매몰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큰 흐름과 방향은 높은 확률로 적용이 되므로, 앞으로 쭉 글을 써나가면서 중요한 무기로 쥐고 가도록 하자. 헤매는 시간을 줄이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 p.112
거기다 맨날 다 똑같은 남주라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그 안에 자잘한 차이점 혹은 인간적인 약점을 넣어주는 것. 그러다 보니 독특한 증후군, 기억 상실, 트라우마 등등이 매우 만만한 소재로 쓰이곤 한다. 완벽하지만 인간적인 면은 로맨스의 훌륭한 조미료가 되기에. 그런 디테일을 따지다 보면 이런 키워드들이 추가된다. #동정남 #상처남 #트라우마남 #후회남 #절륜남 기타 등등.
그럼 핵심은 나왔다. 여러 타입의 남주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디 하나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 능력 있고 잘생겼으며 매력적인 게 기본이라는 것. 다만 능력의 계열, 잘생김의 타입, 매력의 종류가 다른 것일 뿐이다. 뭐 더 없냐고? 없다. 정말로 이게 전부다. 나머지는 디테일의 차이!
--- p.120
인물 설정에서 결국 로맨스의 핵심은 두 주인공의 관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기조의 이야기를 했다. 뼈대 세우기 역시 맥락이 같다. 독자들이 로맨스를 보는 이유 자체가 둘의 관계가 변하는 것을 보기 위해 보는 것이므로, 가장 중요한 이 포인트에서부터 이야기의 뼈대를 잡아야 한다. 이야기가 특정 소재나 컨셉에서 시작을 했든, 한 사건이나 장면에서부터 시작을 했든, 반대로 두 사람의 관계성에서부터 시작을 했든 이 과정은 필수로 거쳐야 하는 작업이다.
순발력, 아이디어 돌려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딱 봐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소재를 억지로 끌어왔다거나, 빈 부분을 막기 위해 순발력으로 어떻게든 때운 장면은 독자들도 귀신같이 알아챈다. 그리고 보통 잠깐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닌 롱런하는 작품은 탄탄한 설계가 되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작품의 공통분모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 p.144
웹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코 대사이다. 웹소설의 기본 속성이 핸드폰으로 보는 가벼운 이야기에 맞춰져 있는 한 기본적으로 대사 위주의 글이라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중요한 건 ‘장면에서 어떤 부분을 대사로 하고 서술로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또한 ‘목적이 없는 것, 독자가 싫어하는 것은 쓰지 말라’는 법칙 안에 답이 있다. 바로 해당 장면의 목적에 맞춰 대사를 쓰는 것이다. 그리고 장르소설 독자의 특성상 서술이 길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서술을 과하게 길게 쓰지 않는 것. 이 두 가지가 핵심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 p.190
작품마다 중심 키워드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보통 한두 가지는 있다. 예시에서는 악녀, 아빠, 가주, 철혈, 치유 등이 그것이다. 그럼 이 키워드를 비슷하게 차용하고 있는 제목들을 대략 10개 정도 꼽아 보는 것이다. 그 제목들을 참고하여 내 작품에 맞는 단어의 조합이나 문장을 찾아내면 된다.
그러나 그 전에, 내 작품에 대한 한 줄의 캐치프레이즈는 있어야 한다. 이 한 줄은 내 작품의 정체성이다. 그리고 동시에 독자들이 가장 읽고 싶어 할 ‘이야기의 포인트’도 담고 있어야만 한다. 어려운가? 연습을 해보자. 핵심은 이 제목을 딱 들었을 때 어떤 이야기인지 대략적인 추측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 p.226
작가는 내가 쓰고 싶은 걸 쓸 때 가장 재미있게 쓸 수 있다. 그럴 때야 말로 작품 성적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꾸준히 내 길을 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건 ‘마의 구간’에도 해당한다. 여기에 빠져서 오래 길을 헤매는 경우가 정말, 정말 많다. 그리고 저자와의 상담 후 정말로 뭘 써야 하는지, 뭘 쓸 수 있는지를 알게 되어 길을 찾아가는 케이스도 많다. 그런 경우 대부분 처음 뼈대부터 잘못 잡기 때문에 기껏 열심히 쓴 장면들을 버릴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 결국 길을 더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핵심, 내가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시장성이라는 것. 다른 의견을 들을지 말지는 그 다음의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이것이 긴 항해 속에 길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가장 중요한 닻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