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조경사는 언제나 씨를 뿌리기 전에 땅을 잘 고른다. 땅을 뒤엎고 비료를 주며 물을 뿌린다. 그런 다음에야 씨 뿌릴 준비를 한다. 조직에 변화의 씨를 뿌리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변화가 뿌리내리길 기대한다면, 먼저 땅을 골라주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삽질조차 하지 않는다. 이유를 설명해 주지도 않고 무턱대고 새로운 과정이나 시스템에 착수하는 것이다. 이는 순서가 뒤바뀐 일이며, 그 결과는 파멸뿐이다.
변화 지향적인 환경을 먼저 구축하면, 저항은 최소화되고 직원들은 혁신에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또한 환경이 변화 지향적이면, 어디서나 때론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꽃을 피운다. 부분적으로 먼저 시작한 이후 나중에 전체적인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일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린다.
회사 최고경영층이 사냥꾼이라면 물론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조직의 모든 계층에 있는 직원들을 성우 사냥꾼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낡아빠진 사고습관들을 인식하고, 직원들을 변화 지향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그 한 가지 해답이다.
우리가 행동원칙을 세워주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기꺼이 소 사냥에 뛰어들고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진정으로 열의를 갖고 참여했다. 우상 타파를 좋아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현상에 도전한다는 생각에 들떠서 그런 건지는 물론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일부 직원들은 쓸모 없는 소들을 방목지로 내몬다는 데 대해 노골적으로 기쁨을 표시했다. 그러므로 소 사냥은 직원들로 하여금 주요 조직 변화에 준비토록 하는 중요한 첫 걸음 역할을 한다. 사냥을 통해 성우 무리를 식별해 낼 뿐만 아니라 직원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들은 그런 참여에서 대단한 즐거움을 얻는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계속 앞서갈 수 있는 열쇠는 전문가가 아닌 초심자처럼 생각하는 자세이다. 초심자들은 으레 당혹스런 질문을 해댄다. 업무를 꼭 그런 식으로 해야만 되는 모든 규정과 이유를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바로 초심자를 귀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들은 개방적이며 선입관이 없는 신선한 눈을 가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에 주목하며, 일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일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를 말해 주는 데에 급급하지만, 초심자들은 가능성만을 보는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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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그런 걸까?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라면 어째서 약속처럼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일까? 이런 아이디어들의 효과적인 적용을 방해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범인은, 바로 사람이다.
변화의 문지기는 바로 사람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도, 그 기운을 죽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신이 나서 적극성을 띠면, 그 문은 "열려라 참깨" 하고 주문을 외운 것처럼 열린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면 대부분이 그렇지만 변화의 문은 쨍그랑, 깨져 버린다. 변화의 문이 꽝 소리를 내며 코앞에서 닫혀버린다.
마이크 해머에 의하면, 리엔지니어링의 가장 당혹스럽고 지겨우며 혼란스런 장애물은 바로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이라고 한다. 또한 리더십 컨설턴트인 조안 골드스미스는 리엔지니어링 시도의 4분의 3이 실패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이 변화의 초점을 변화를 추진해야 할 사람에 두지 않고, 작업과정이나 신기술, 분권화된 서비스 등에 두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임원과 매니저, 직원들의 몸에 배어 버린 낡은 행위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은 강력하고 복잡한 업무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들은 어리석게도 이런 업무를 회피하거나 무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