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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
중고도서

염원

: 꿈꿀수록 쓰라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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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82g | 136*196*30mm
ISBN13 9791189571054
ISBN10 118957105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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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다다시는 지난 주말 얼굴에 멍이 들어서 집에 돌아왔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프고 딱해 기요미의 마음마저 위축될 정도였다. 그러나 어쩌다 그렇게 된 거냐고 물어도 엄마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이 알려 주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는 어디서 누구와 놀다가 왔는지 다 말해 줬지만 지금은 영 딴판이 됐다.
--- p.28

칼을 산 행위에도 마땅한 이유가 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다다시가 어떤 충동을 느껴도 내가 그것을 제어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만이다.그렇다면 어떡해야 할까. 다다시 스스로 제어하게 할 수밖에 없다. 부모는 그야말로 부모가 할 법한 주의 정도밖에 줄 수 없고, 또 그것이 최선일 거라고 가즈토는 생각했다. “알겠어. 돌아오면 내가 얘기해 볼게.”
가즈토는 그렇게 매듭짓고 마음속에 피어난 우울을 깊은 한숨과 함께 내쉬었다.
--- p.40

이곳 도자와에서 과거에도 흉악 사건이 일어난 적은 있지만 이토록 피부를 훑는 듯한 불길함이 느껴지는 사건은 처음이다. 다다시가 이 일에 휘말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오히려 무관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불길한 기운은 가즈토에게 들러붙은 채 떨어지지 않았다.
--- p.70

끔찍한 사건이다. 가즈토는 새삼 그렇게 생각했다.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런 처참한 사건에 다다시가 가담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점만큼은 아직 현실감이 부족했다.
다다시가 나타나 직접 자기 입으로 인정하고 설명해 주기 전까지 믿지 못할 테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가즈토는 다다시가 하루빨리 나타나 자신은 사건과 관련 없다고 해 줄 거라 믿었고 오로지 그것만을 염원했다.
--- p.109

차에서 도망친 사람은 두 명. 행방불명된 사람은 세 명.
다다시가 이토록 잔인한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이라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다.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도주해 지금 이 시간에도 수사의 손길을 피하고 있으니 세상 사람들과 피해자 가족에게 관용 등은 당연히 바랄 수 없다. 기요미도 부모로서 범행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 지금 단계에서는 해답을 내리지 못했다.
--- p.117

같은 부모인데 어떻게 이런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걸까. 기요미는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왜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아이를 지켜 주겠다고 하지 않는 걸까. 남편이 그렇게 말해 주기만 하면 나도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기운을 차릴 수 있을 텐데.
--- p.156


미야비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듯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눈에는 희미하게 눈물이 맺혀 있다.
“엄마 앞에서는 못할 말이지만…… 오빠가 범인이 아닌 게 나아. 범인이면 다 망해.”
범인이 아니면 어떤 가능성이 커질까. 다 알고 하는 말이 틀림없다.
--- p.181

“생각해 보면 이런 경우는 좀처럼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느 쪽에 속해도 최악인 것도 모자라 두 입장의 차이가 너무도 크니까요. 달라도 너무 다르죠. 무신경한 의견으로 들린다면 죄송합니다만, 아무튼 사실이 밝혀졌을 때 현실의 모든 것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을 가족인 어머님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몹시 궁금합니다. 가슴에 품은 솔직한 심경을 반드시 듣고 싶습니다.”
나이토의 기자로서의 호기심은 불쾌하고 기요미의 신경에 거슬렸다. 그러나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듣기 좋은 말만 앞세우며 접근해 오는 사람보다는 신뢰할 만하다고도 느껴졌다.
--- p.220

눈을 떴을 때는 순간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잠에 취해서인지 아니면 극도의 긴장 때문인지 바로는 알 수 없었다. 그만큼 무서운 꿈을 꿨다. 나를 둘러싼 현실이 조금씩 되돌아왔지만 꿈속 세계보다는 희망적이었다.
내 손으로 다다시를 죽인 꿈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죽이는 꿈을 꾼 것은 아니다. 그랬으면 꿈속이었어도 그만두었을 것이다.
이미 죽인 뒤였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내 손으로 다다시를 죽인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죽여 버린 마당이라 돌이킬 수 없었다.
--- p.232

나는 마음속에서 다다시를 죽이지 않았다. 정말로 그저 믿고 있을 뿐이다.
내 아들을 믿는 게 뭐가 나쁘다는 말인가. 그것과 내 삶을 지키려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분리할 수 없는 문제처럼 함께 생각하니 더 혼란스러워진다. 이대로 계속 아들을 믿고 나는
나대로 당당히 살아가면 된다.
--- p.234

옆으로 긴 서랍에는 렌치나 드라이버 등 작은 공구가 칸막이별로 세세하게 구분돼 수납돼 있다.
열 자루 세트의 끌 등 날붙이가 오른편 안쪽에 있고 그 앞에는 공작용 칼이 보관돼 있다.
다다시에게 압수한 공작용 칼도 그 안에 들어 있을 터였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 p.241

다다시가 범인일 수 있다.
다다시가 죽었을 수 있다.
두 가지 가능성, 희망 없는 바람 사이에서 가즈토의 마음은 끊임없이 흔들렸다.
진실이 밝혀져도 수습됐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눈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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