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위한
‘내 몸 사용설명서’
평소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골프를 하며 건강하던 남자가 있었다. 항상 보면 표정이 밝고 감기에 걸린 적도 없으며 아픈 데 하나 없이 병원이란 곳을 모르고 지내던 이 남자는 서른 살을 넘기면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까지 받으며 사업도 열심히 했다. 남자는 나이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어디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한 몸으로 심지어 20대의 체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진단도 받았다.
그런데, 평소와 다를 바 없던 어느 날 아침, 이 남자가 그만 운명을 달리하고 하늘나라에 갔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남겨두고 몸이 아파 누운 지 몇 개월 만에 운명을 달리 했다. 왜 그랬을까?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평소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던 이 남자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 ‘간 기능 검사’는 생략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긴 걸 모르고 있다가 몸이 아팠을 때는 더 이상 치료할 수가 없을 정도여서 그만 세상을 떠나게 된 일이었다.
또 다른 분의 이야기다. 유명 브랜드 의류를 수입해서 한국에 유통하던 남자가 있었다. 이제 나이 30대에 접어들면서 결혼도 하고 사업도 잘 돼서 6개월 만에 수십억 원을 벌고 회사 규모도 점차 늘려가는 중이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아이는 없었지만 부부 간에 사랑도 깊어서 미래에 대한 꿈을 계획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남자가 일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처갓집에 갔다. 처가 식구 생일이라서 식사를 마친 남자는 아내와 장모에게 잠깐만 눈 좀 붙이고 일어나겠다고 말하고 처갓집 거실에 있는 소파에 누웠다. 어제 일이 많아서 야근하느라 쉬지도 못했던 남자는 곧 잠이 들었는데, 그 이후로 남자는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이제 갓 서른 살이 된 남자의 사인은 피로누적에 따른 급성심장질환이었다.
필자가 아는 위 사례 외에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몸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빨리 성공해야한다는 조급증과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버린 나머지 내 몸이 전하는 구급신호를 무시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목이 뻐근하고 눈이 침침해져도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라며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하고 살아가기를 혼자 반복한다. 자기 몸에 대한 지나친 자만이다.
교통신호 준수하고, 나쁜 음식 안 먹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만 할뿐, 자기 몸이 말하는 다급한 SOS 신호를 무시한다. 마치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안다며 어떤 병이든지 정신력으로 몸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아픈데 없다고 생각하면 진짜 내 몸이 안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그래서 [한국인, 내 몸 사용설명서]는 자기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몸속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가며 먹는 여자와 다이어트를 위해 무조건 식사를 거르고 하루에 한 끼만 하겠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물론이고,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잦은 회식, 거래처와의 술자리와 골프 모임 같이 자기 시간이 거의 없는 남자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그뿐 아니다. 건강하려면 등산만 정기적으로 다녀도 된다며 매주 주말이면 산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실용적인 건강관리 방법 안내서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에서 활동하는 패션디자이너로써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 겉모습을 리서치하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을 위한 디자인을 선보이던 중, 사람들의 몸속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세상에서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 그 아름다움의 조건은 건강했을 때 가장 가치 있게 빛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사람들의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을 정리하면서부터다.
패션디자이너는 디자인을 배우면서 사람의 체형을 공부하는데, [데생]을 통해 얼굴 등의 각 신체 비율을 감각적으로 익히고, [크로키]를 통해 몸의 움직임과 활동성에 대해 곡선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세밀화]를 통해 피부타입과 신체 근육의 역동성을 옷감에 표현하도록 연습하며, [컬러링]을 통해 평면 위의 선을 이어 입체감을 표현하고 감성을 그려내기도 한다.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의 디자인이 완성되고 상품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사람들이 선택하면서 그 사람들의 스타일과 개성을 표현해주게 되는데, 이 때 디자인과 스타일링이 사람들에게 어울리고 빛이 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건강한 상태, 즉 몸속이 건강해서 겉으로 비춰지는 느낌조차도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느낌을 전해주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내 몸 사용설명서]에는 몸속에서 뇌와 심장, 혈액과 혈관, 소화기관, 근육과 신경, 뼈 조직은 물론, 몸속 각 부분에 대한 한국인의 몸을 위한 관리방법이 있다. 몸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세와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대처법은 물론이고, 남녀노소 막론하고 누구나 손쉽게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 되는 생활 속 건강지침까지 담았다.
이를 통해, 등산을 가지 않고도 평소 생활에서 등산을 간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몸속이 건강한 사람이 겉모습도 아름답다는 진정한 패션 스타일링의 가치를 전해줄 것이다.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