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하나 반?"
한새는 어느 교실 위에 달린 표지판을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기서는 반을 1반,2반,3반으로 구분하지 않나?'
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아까 본 교실들에는 분명 1학년 1반,2반,3반,4반이 차례로 쓰여 있었다. 한새는 호기심에 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살짝 들이밀고 교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 남자아이가 신 나게 머리를 흔들며 북을 치고 있었다.
둥 두둥두둥두둥 둥 둥 둥
그러다 한새와 딱 눈이 마주쳤다. 그 아이는 곧바로 소리를 뚝 멈추었다.
"신 짜오……."
한새는 자기 때문에 소리를 멈춘 것 같아 미안해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무슨 소린가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새를 바라보았다. --- p.45

"특별 관리 대상? 이게 무슨 말이지?"
한새의 두 눈이 컴퓨터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새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특별 관리 대상으로 이렇게 자세하게 표현된 글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꼭 무슨 상품에 대한 설명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꼬리표. 한새는 한국에 와서도 자신에게 그런 꼬리표가 달려 있는 것이 싫었다. 뿌리치고 싶었다. 자신은 언제나 구분되는 대상이었다. 다수에 끼고 싶은데 소수에 끼어 있었다. 자신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말이다.

한새는 한국인 아빠와 베트남 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의 아이이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자란 한새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한국에 오게 된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한국의 학교생활은 한새에게 마냥 쉽지 만은 않다. 한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로 구성된 특별반인 다하나반에 들어가 사물놀이를 배우게 된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게 된 한새는 자신이 그렇게 구분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편 한새는 다하나반에 인철이를 번번히 나서서 돕다가 결국에는 큰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이 일로 마음이 상한 한새는 다하나반에서 사물놀이를 가르쳐 주는 대학생 루미 누나에게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본인의 경험을 듣게 되고, 다문화 가정에도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하나반에서 열심히 준비한 발표회 날, 다하나반 아이들의 부모님들을 비롯하여 학교 선생님들과 여러 친구들이 모여 발표회를 관람하고, 문화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게 된다.

<b>다문화 시대를 이끌어 나갈 멋진 친구들을 위해 </b><br/><br/>한새는 베트남 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의 아이예요. 한새는 열 살까지 베트남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오지요. 한국에 온 한새는 여러 가지 일을 겪어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이겨 나가지요. 한새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국 생활을 꾸려 나가는지 지켜봐 주세요. 또 책을 읽으면서 혹시 우리 주변에 한새 같은 다문화 가정의 친구는 없는지 돌아보세요.

'안녕 베트남 신짜오 한국'은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한새를 통한 다문화 가정의 친구뿐 아니라 키가 작은 친구, 공부를 못하는 친구,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 등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우리 주변의 나와 조금 다른 친구들을 그저 따뜻하게 바라만 보아 주어도 세상은 모두에게 행복한 곳이 될 수 있음을 믿고 실천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랄게요.
이지영(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