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밤이고 낮이고 어떻게 가르칠지를 고민하면서 다양한 방안을 짜낸 후 실천에 옮겨도 좀처럼 성과가 없어 고민 중인 선생님들이 전국에 수두룩한데, 정말로 수월하게 영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단 말인가?
--- p. 15
영어 학습을 시작할 때 첫걸음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영어가 어떤 레벨인지, 요컨대 영어 학습에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본 후, 자신은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어디까지 시간과 노력을 쏟을 각오가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다.
--- p. 31
말에 대한 스키마는 빙산의 수면 아래에 있는 매우 복잡하고 풍요로운 지식 시스템이다. 스키마는 거의 언어화가 불가능하며 무의식적으로 접근당한다. 가산?불가산의 의미도 스키마 중 하나다. 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언어정보는 모두 스키마라는 필터를 통해 지각된다. 우리는 스키마에 의해 현재 자신이 놓인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정보를 취사선택한다.
--- p. 48~49
어떤 단어를 적절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과 함께 사용되는 단어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함께 사용되는 단어를 ‘공기(共起)하는 단어’ 혹은 ‘공기어(共起語)’라고 부른다.
동사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동사의 주어, 목적어가 될 수 있는 명사를 미리 알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공기하는 명사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성질이, 의미가 유사한 두 가지 동사의 ‘의미적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 p. 67~68
‘어휘력’이란 것은 빈도가 낮은,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물론 알고 있는 단어의 숫자가 많으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지만, 문맥에 따라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 자유자재로 구사해야만 비로소 ‘어휘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p. 79
누구나 자신의 모어에 대해서는 풍요로운 스키마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사실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듣거나 읽을 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암묵적인 지식을 무의식적으로 적용하고 있기에 외국어를 이해할 때나 이를 표현해낼 때도 모어 스키마를 자기도 모르게 적용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 p. 96~97
영어 스키마를 사용할 수 있게 되려면 우선 영어 스키마를 탐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문법을 설명한 책을 숙독하기보다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탐색해볼 것을 권한다. 문법만을 단독으로 배워도 영어로 표현해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어를 사용하려면 문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단어를 배우면서 문법을 함께 익히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서로 다른 단어 사이에 공통된 구문이 점점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키마로 성장해가는 것이다.
--- p. 114
어휘가 부족해서 듣기가 불가능하다. 그런 경우가 빈번하다.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듣기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우선 어휘를 강화하면서 해당 분야의 기사나 논문을 읽고 해당 분야의 스키마를 익히는 데 시간을 투입하는 편이 낫다.
--- p. 174
결국 어휘를 늘리는 것이 표현해낼 수 있는 영어 실력을 신장시키고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네 가지 기능을 균형 있게 배양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은 많이 읽고 많이 들으면 어휘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영어 학습, 교육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데 그때 일반적으로 믿어지고 있는 것, 그야말로 ‘신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것들은 인지심리학적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고, 혹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에 쇼크를 받는 일이 종종 있다. 많이 읽고 많이 듣는 신화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 p. 190
자유롭게 영어로 이야기하거나 쓰기 위해서는 ‘머리의 지식’을 ‘몸의 지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억한’ 단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해당 단어를 활용해 많은 문장으로 표현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 p. 216
최종적으로는 네 가지 기능을 균형감 있게 습득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겠지만, 처음부터 똑같은 시간을 들여 네 가지 기능을 학습하는 것은 좋지 않다. 물론 듣기나 말하기 학습을 전혀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어휘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듣기나 말하기에 시간을 많이 투여하기보다는, 일단 그 전에 어휘를 늘리고 학습한 단어로 작문 연습을 충분히 하는 편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임을 교사나 학생 모두 알아두길 바란다.
--- p. 221
영어 학습에 완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어능력은 어디까지라도 신장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타성에 젖어버리지도 않은 상태로, 즐기면서 좀 더 나은 학습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계속할 것. 그것이야말로 영어 학습 성공의 비결이다.
--- p. 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