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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STOK 보스토크 매거진 (격월) : 32호 [2022]
잡지

VOSTOK 보스토크 매거진 (격월) : 32호 [2022]

: 슬픔에 지는 법

[ 컬러 ]
편집부 | 보스토크프레스 | 2022년 03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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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634g | 170*240*17mm
ISBN13 9791170370437
ISBN10 11703704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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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곳에서, 매일 비슷한 때에 촬영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즐거움보다는 모순된 감정을 느끼곤 했다. 이미 지루함을 느꼈지만, 다시, 또다시, 또 사진을 찍었다.
--- p. 11

너와 나 사이의 불투명한 거리가 사라지고 투명한 친밀감이 우리 사이에깃든다.그러나그환한 시절도결국지나가고나면너와나 각자의 마음에는 더 차가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다. 맞잡은 손과 손, 맞닿은입술과입술,그렇게우리만의 온기를 갈망하는 리 후이의 사진에도 반짝이는 빛 사이로 어둠의 메아리가 잠상처럼 숨겨져 있다.
--- p. 23

나는그모든것이그리워서한동안 새로운 사람조차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과거에 갇혀 지냈던 셈이다. 하지만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만 놓아줘야 하는 것들을 계속 붙잡고 살 수는 없다고.
--- p. 57

상대의 슬픔에 공감하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쁨과 달리 슬픔은 개별적이고 섬세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겪어낼 수밖에 없는데, 그건 슬픔에 잠긴 사람의 마음이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쉽게 긁히는 얇은 동판을 닮아서다. 슬픔 앞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과 타인의 감정이 끝내 포개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없이 예민해지고, 슬픔이 단 한 사람씩만 통과할 수 있는 좁고 긴 터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슬픔에서 빠져나온 이후엔 그 사실을 잊은 채 자신이 겪은 슬픔의 경험을 참조하여 타인의 슬픔을 재단하고, 슬픔 간의 경중을 따지며,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와 크기로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쉽게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 p. 101

이야기하는 사람은 사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진정한 이야기꾼은 모두가 잊어버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은 슬픔일 때가 많다. 나는 종종 내 슬픔을 비우고 세상의?갈 곳 없는 슬픔들로 채우는 상상을 한다. 언젠가 그것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내는 상상을 한다. 여전히 필요한 것은 용기다. 퐁당 소리를 내며 입수한다. 누군가의 아주 작은 슬픔도 눈여겨볼 수 있기를 소망하며. 물기 어린 눈으로 살핀다. 담배 창고에 두고 온 그리움이나, 쓸쓸한 물거품 같은 것들을. 대부분의 것은 말이 되기 전에 사라진다. 의미나 서사나 판단이 되기 전에 흩어진다. 공중을 부유하다 간혹 글자가 된다. 나로서도, 정수리 끝까지 담가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들이다.
--- p. 109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남편과 크게 싸우던 시기가 있었다. 이쯤 되면 헤어진다 해도 놀랍지 않겠다고 생각한 큰 싸움이 지나간 후 그가 말했다. “네가 화를 내며 상처 주는 말을 할 때는 마음이 아파. 하지만 분노 너머의 너를 보려고 해. 나는 분노 너머의 너를 보고 분노 너머의 너를 사랑해.” 그 말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던 알 수 없던 분노를 다독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 분노가 슬픔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오래도록 슬픔에 잠겨 있었다는 걸. (…) 누군가에게 언젠가 꼭 하고 싶었다. 나는 ‘그것 너머’의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것 너머’의 당신을 본다고. 나는 언어 너머의 엄마를 사랑한다. 가부장제 너머의 외할머니를 사랑한다. 흐릿한 기억 너머의, 법적 관계라는 테두리 너머의 순천 할머니를 사랑한다. 부족한 것이라 이름 붙어진 모든 것 너머의 당신을 사랑한다.
--- p. 115

눈물이 슬픔을 증명하는 유일한 표피가 아니란 것쯤은 알지만, 나는 내 인생에서 슬픔을 애호하는 것만큼이나 우는 얼굴과 우는 사진들을 애호했다. 내가 스크랩한 이미지 폴더에는 밝게 웃는 사람들보다 눈시울이 붉어져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각자 다른 시대에서, 다른 사유에서 울고 있지만 내 폴더에는 눈물의 공동체가 되어 서로 뒤섞여있다. 이들이 주는 혼돈의 감각은 웃음이 그득한 코미디 쇼의 한 장면보다 내게 큰 위안을 건네준다. 이것이 눈물의, 우는 사진의 원초적인 힘이지 않을까.
--- p. 120

보데 뮤지엄의 피에타 앞에 서면 관람객은 예수와 마리아의 머리뿐 아니라, 그 머리 사이의 공백을 응시하게 된다. 그리고 마리아의 시선을 따라서 저 멀리 떨어진 예수의 머리를 보기 위해 그 공백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게 된다. 관객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마리아의 관점에서 예수를?보게 된다. 이 상상의 시선으로 인해, 관람객은 온전한 피에타를 볼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된다. 작품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작품의 일부가 된다. 슬픔의 일부가 된다.
--- p. 128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지난 세기와 비교해 영화의 장소들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크고 작은 모니터들에 거의 실시간으로 디스플레이되고 스트리밍되고 있다. 즉 전시되고 흘러간다. 죽음을 감추지도 않은 채 그것과 나란히 말이다. 죽음을 은폐하며 낙원을 그려내는 스튜디오 같은 것은 더 이상 없다. 오히려 현대전이라는 이름의 스튜디오 제조기가 가장 열렬히 보여주려 하는 것은 바로 그 죽음의 현실이다. 새로운 진실의 관습을 따라, 영화가 이미 죽음에 잠식되어 있는 세계 자체를 스튜디오화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 p.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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