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다시는, 나는 『바이바이 베스파』와 같은 이야기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안간힘을 쓰며 잡고 있던 단 하나의 끈 같은 이야기들을… 말이다. 청춘은 한 대의 비노를 모는 일이고, 한 대의 CITI100에 앉아 있는 것이고, 한 대의 베스파와 작별하는 일이다. 그 스쿠터에서, 그리고 결국 우리는 내려야 한다. 왜, 어른이라도 되려고? 그렇다, 어른 따위가 되어야 하니까. 좋든 싫든. 그리고 어쨌든.
그리고 곧 당신은 모든 기억을 잃게 될 것이다. 청춘의 99%는 알코올이니까, 어른 따위가 간직할 수 있는 물질이 결코 아닌 거니까. 곧 당신은, 그래서 잘해봐야 돈이나 만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 그런 거야. 그런 거라구. 누구나 청춘을 보내긴 해도, 누구도 청춘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 한 권의 책은 결코 휘발하지 않을 청춘이란 이름의 알코올로 가득하다. 다섯 대의 스쿠터를 몰아본 인간만이 지필 수 있는 다섯 개의 푸른, 은은한 불꽃의 알 ? 코 ? 올 ? 램 ? 프. 아직 스쿠터를 마련치 못한 당신에게, 혹은 이제 내려서야만 하는 당신에게, 또 오래전 자신의 베스파와 작별한 모두에게, 하여 진심으로 이 책을 선물하고픈 마음이다. 인생에 단 한 번 오를 수 있는, 인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바로 당신의 ‘베스파’를 말이다. 자, 달리자. 킥스타트를 잊은 건 아니겠지?
박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