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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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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왕이다

: 대영제국의 황금기를 만든 빅토리아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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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477g | 153*224*30mm
ISBN13 9788993119305
ISBN10 8993119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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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는 영국의 미래였다. 원클리프 남작부인은 처음 빅토리아를 보았을 때 “빅토리아 공주는 민주주의로부터 우리를 구해줄 사람이다. 공주가 더 나이를 먹어 공식적으로 대중 앞에 나설 때면 인기를 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가끔씩 공작부인의 저녁 만찬에 초대된 원클리프 부인은 빅토리아를 볼 때마다 무척 기뻐했다. “나이에 비해 키가 작지만 빅토리아 공주는 아주 훌륭하게 자랐다. …… 아름답지는 않아도 얼굴이 예쁘장하고 기품 있으며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교양미가 가장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몸가짐을 보인다. 이전에는 어느 누구에게서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이다.” 공주는 정중했으며 가식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음악과 드로잉 레슨, 인형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어조는 우아하고 매혹적이었으며, 저녁식사를 끝내고 자리를 뜰 때 보이는 태도에도 원클리프 부인은 주목했다. 공주는 동석한 사람들이 그녀에게 존경을 표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잠시 서서 기다렸고, 소피아 고모에게 키스한 뒤 “잇따라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하고는” 레젠과 함께 나갔다. --- pp. 42~43

어떤 면에서 그 결혼은 빅토리아가 거의 기적처럼 감정의 균형을 찾게 된 계기였다. 얼마 전까지 계속되던 우울증과 변덕스러운 무료함은 사라졌다. 그녀는 사랑받고 있고 새롭게 태어났다고 느꼈다. 앨버트의 따뜻한 애정은 지난 세월 빅토리아가 “고통스럽게 견뎌온 모든 것을 보상해주었다.” 그녀는 여왕으로서 주어진 업무를 가뿐하게 해냈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은 듯했고 마음의 깊은 상처도 치료된 듯했다. 일상 언어로는 그녀의 열광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다. 신의 언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었다. “아! 천사 같은 앨버트에게 사랑받는 느낌은 인간의 언어로는 결코 표현할 수 없다!” --- pp. 118~119

사상가와 철학하는 사람들은 왜 신이 그토록 풍요로운 삶을 허락하는데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결핍된 생활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소설가이자 정치가인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이렇게 적었다. “빅토리아 여왕은 두 왕국을 통치한다. 한 나라는 부유하고 다른 한 나라는 지독히 가난하다”라고. 그 두 나라는 마치 “완전히 다른 행성,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듯 서로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지했다. 부자는 끼니마다 다양한 음식을 일곱 가지 코스로 즐기지만, 가난한 사람은 굳은 빵 한 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며 비참한 생이 끝나기를 갈망했다. 주기적으로 콜레라가 런던을 비롯해 여러 도시를 휩쓸었고 심할 때는 수천의 목숨을 앗아갔다.1) 엄청난 수의 유아와 아이들이 사망했다. 실제로 장례 절차는 돈을 받고 대신 슬퍼해주는 겉치레, 장례용 마차 장식, 타조 깃털, 말안장에 늘어뜨린 천 등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독특한 생활상이 되었다. 장의사는 런던 거리에 식료품점이나 약국만큼 흔했다. 먼 친척의 죽음을 맞은 여성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상복을 한 달 정도 입도록 해서, 늘 전체 인구의 대다수가 상복을 입고 있을 정도였다. --- pp. 162~163

의회는 빅토리아에게 인도의 황제라는 권위를 부여했고 대중은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갈채를 보냈다. 여왕도 이제 ‘빅토리아 대제V.R.I.(Victoria Regina et Imperatrix)’라고 서명하게 되어 기뻐했다. (……)
인도의 복합적인 매력은 신문에 의해 널리 알려졌고, 그들은 빅토리아를 제국의 여왕으로 선언하는 델리의 기념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커다란 텐트 아래에서 보석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인도의 토후국 왕자들은 완벽하게 정렬한 인도 군대와 함께 그 자리에 없는 빅토리아 대제에게 경의를 표했다. 길고 긴 기념식 끝에 군중은 빅토리아 대제를 “샤인샤 파드샤(군주 중의 군주)”라고 부르며 환호했다. 신문은 그 기념식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지만, 실제 인도 생활의 전모를 무시할 수 없어 이따금 계속되는 재앙에 대해서도 실었다. 제국의 여왕으로 공표한 지 몇 개월 만에 마드라스에 닥친 대기근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끔찍한 가뭄이 인도 남동부 지역을 휩쓸어 농작물을 파괴했고 5,000여만 명의 인도인이 기아에 허덕였다. 제대로 옷도 걸치지 않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람들, 죽어가는 아이들과 죽은 동물의 생생한 사진이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를 가득 채웠다. 제국의 이익과 함께 제국이 짊어져야 할 짐을 적나라하게 일깨우는 장면이었다. --- pp. 298~299

일흔여덟이라는 복된 나이에 빅토리아는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에서 내려 오픈 마차에 올랐다. 1897년 6월 22일,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고 날씨가 따뜻했다. 런던은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식으로 떠들썩했다. (……)
군중은 즉흥적으로 ‘신이시여, 여왕을 구하소서’를 목청껏 노래했다. 격한 감정의 파도가 수많은 군중을 압도했다. 그들에 대한 애정과 감동, 자부심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마차에 앉아 있는 어린아이처럼 작은 여왕에게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빅토리아는 그들의 소중한 연인이었다. 그들 중 누구도 기나긴 은둔 생활로 비판받고, 존 브라운에게 매달려 조롱받고, 세련되고 발전된 세상에서 별스럽게 순진하고 과거에 집착해 비난받던 어두운 시절의 빅토리아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저 전통과 안정, 세계적 권위를 상징하는 귀한 군주로서 빅토리아를 소중히 여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빅토리아는 왕관이었다. 빅토리아는 제국이었다. 빅토리아는 왕실을 대표했다. 빅토리아는 대영제국이었으며 그녀의 영광은 곧 제국의 영광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빅토리아 여왕의 오랜 통치는 대영제국의 지속적인 번영을 상징했다.
--- pp. 358~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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